조애영(캘리포니아)겉모습의 사람, 즉 겉 사람을 보고서는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지 모른다네. 말을 들어보고 하는 행동을 봄으로써 짐작할 뿐이라네.그러나 사람은 말로 거짓말도 하고 진실하게 행동하지 않기도 해.사람들은 또 겉 사람의 속임수에 쉽게도 잘 속아 넘어가기도 해.사단의 영이 태초에 이미 온 인류를 오염 타락시켜놨기 때문이지.태초에 하나님께서 창조한 아담과 하와가 타락한 사단의 거짓말속임수에 넘어간 후로 이 세상은 사단의 영이 만연한 세상이네.하나님께서 사단의 권세 아래 고통으로 신음하며 파멸로 향해가는 인간들을 긍휼히 여겨주
김영호 시인(숭실대학교 명예교수, 시애틀 거주)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강진으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뉴스에선 3만 명 이상이 희생되었다 한다주거 건물들이 무너져 잠을 자던 주민들이 매몰되었다피해 규모를 측정하기도 어려울 정도의 처참한 상황이다무너진 건물들 잔해 속에서 신생아가 엄마를 찾아 울고 엄마가 아이를 부르며 울고 있다남편이 아내를 찾아 울부짖고아내가 남편을 찾아 울부짖는다세계 각지에서 구조대원들이 투입되고의료봉사자들이 치료를 하나 희생자는 늘어만 간다자비로우신 주여,한 생명이라도 더 구조하게 하소서아이가 엄마를 찾고엄마가
문득 이런 때가 있다. 오늘보다 조금 더 나아질 내일을 위해 하루를 열심히 살다가도 좀처럼 눈앞에 확연히 보이지 않는 성과에 허무함을 느낄 때. 나를 하얗게 태워가며 가까스로 목표한 바를 해 내지만, 그 성취감은 일시적이며 세상은 이런 나의 노력에는 관심도 없는 듯할 때. 또다시 몰려오는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내 열과 성을 쏟을 무언가를 찾아 헤매기를 반복한다. 지친 하루의 끝. 집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오늘을 돌이켜 보다 입에서 툭 하고 튀어나와 버린 한 마디. ‘이게 다 무슨 의미가 있나.’어김없이 미술관을 찾는다. 여전히 난해
조애영(캘리포니아) 어느새 눈 깜짝할 사이에 한해가 지나고 새해가 됐네.이 새해가 또 일 년 지나면 또 다른 새해를 맞이하리.한 해가 가고 새로운 한 해의 만남을 반복하며 살면서아이들은 커가며 자란다고 어른들은 늙어간다고 말하지. 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사람들은 새해에 새롭게 결심하지.무엇을 하고 안 할 것을, 새롭게 도전할 것들을 결단하며. 사도 바울께서는 “우리의 겉 사람은 낡아지나 우리의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진다(고후 4:16)“라고 말씀하신다. 새해 또 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사람들의 겉 사람은 낡아가나새로운 마음의 결단과 행동은
최기훈 장로(수필가) 오늘 서울 낮 최저기온은 영하 13.7도였다.요즈음 들어 제법 추운 날이 계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등산화를 신고 마스크는 물론 털모자와 목도리를 두른 다음 동네 한 바퀴를 돌아 가까운 공원 산자락 데크길까지 빠르게 걷는 운동을 마쳤다. 춥다고 주저할 일이 아니었다. 휴대폰 만보기 앱을 보니 13,061 걸음이다. 보폭 70㎝ 정도를 계산하면 족히 8.4㎞다. 칼로리 소모는 494kcal였고 지난 일주일 동안 하루 평균 12,710 걸음이었다.“두 발이 의사다.”“걷는 만큼 건강하다.”건강에 관한 잊을 수 없는
정향숙(시인, 애틀랜타여성문학회 회원)잿빛 하늘 아래옷을 벗고 쓸쓸히 서 있는겨울나무들홀로 빈숲을 지킨다나무들의 속삭임"찬바람이 불면 우리 바람과 함꼐 가요서로 몸을 기대고요""찬서리가 내리면 함께 눈을 맞아요가지 위에 예쁜 눈꽃을 피울 수 있잖아요"나무들은 혼자가 아니다추운 겨울에도 홀로 숲속을 지키는 겨울나무들나무들은 추워 떨면서도 따뜻한 온기로다시 새 생명의 꽃을 피운다
최기훈 장로(수필가)문득 생각나는 이야기다.오래된 일이지만 어느 가정사역 프로그램에 즐겁게 참여하였는데 강사와 진행자를 훈련하는 강좌였다. 말을 많이 해야만 하는 특성을 감안하여 효과적이고 감동적으로 뜻을 전달하는 스피치 훈련이었다. 여자 아나운서 출신으로 자기 분야에 일가견이 있는 강사는 매우 실질적인 강의를 하였다. 강의 가운데 특별히 강조하던 것을 잊지 않고 있다. 스킬이나 테크닉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고 하였다. 그것은 원고였다. 알차고 유익한 내용을 갖춰야 함은 물론이다. 그 이야기 가운데 나온 예화이다.우
조애영(캘리포니아)12월은 예수님께서 탄생하신 달로 기념하는 성탄의 절기입니다. 12월 25일을 예수님께서 탄생하신 성탄절(Christmas Day)로, 24일을 예수님의 탄생 전날(Christmas Eve)로 기념하고 있지요.실제로 예수님께서 태어나신 달과 날자는 12월 25일이 아니라 3~4월경인 봄(Spring)이라는 학설이 새롭게 나오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지금까지 12월을 예수님 탄생하신 달로 기념합니다.온 세상의 나라들마다 12월에는 거리와 상점에서 성탄절 노래 등이 아름답게 흘러나오며, 예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도 설레
최기훈 장로(수필가)엊그제 첫눈이 내렸습니다.첫눈답지 않은 첫눈이었지요. 찬 기운보다 따뜻한 기운이 세니 쌓인 눈은 금세 녹아 버리고 말았습니다. 하긴 날이 추워 눈이 내리면 언덕배기 길은 빙판이 되고 그 불편함은 이루말 할 수 없겠지요. 그럼에도 하얀 눈은 겨울의 상징입니다. 삽시간에 은빛으로 변하고 하룻밤 사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창조주의 솜씨를 엿보는 은총일 테니까요.S 목사님! 참으로 오랜만입니다. 목사님은 나에게 스스럼없이 ‘형님’이라고 부르지만 저는 그 형님 소리가 듣기는 좋아도 솔직히 어떤 부담을 느낍니다. 거룩한 부담인
박효정 작곡가, 수필가 그 옛적이스라엘 광야에 아침마다서리처럼 내려 주신 꿀 섞은 과자처럼달콤하고 맛있는하늘의 양식‘만나’“뭐야? 이게” (만나 민후)신기하게 여겨 붙여진 이름기쁨도 얼마 안 가불평만 해대는무지한 인생들종일토록 내리는함박눈 물끄러미 바라보던내게떠올려진 오랜 기억‘그들 속에 나도 있었지 않나’
최기훈(수필가, 한국)“자칫 소홀하면 냄새가 나요.” 아내가 말했다. “아니, 무슨 냄새가 난다고 그래?”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언뜻 듣고 보니 썩 좋은 냄새는 아닌 듯하다.향기롭지 못한 냄새라는 뜻이다. 사람마다 냄새가 있기 마련이다. 냄새에 둔감한지라 스스로 냄새를 생각하지 않고 살았다. 늙수그레한 나이, 아내는 나에게 종종 그 냄새를 예민하게 살피는 모양이다. 하긴 사람마다 풍기는 냄새가 있기 마련이고, 이는 살아 있다는 증표다. 하지만 곰곰 생각해 보면 내게서 풍기는 이 냄새는 남자 아니 정녕 아버지의 냄새다.나이들수록 몸과
하나우리 동네의 번화한 사거리 뒷골목에 겉모습만 건물처럼 보이는 재래시장이 있다. 그 옆쪽의 입구로 들어서면 빈 가게들이 늘비하다. 미처 떼어 내지 못한 낡은 간판들로 미루어 옷가게였음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월세 놓음’이란 조그만 딱지가 붙은 빈 가게들은 어둡고 칙칙하다. 진열창은 먼지로 부옇고 골목의 시멘트 바닥은 갈라져서 울퉁불퉁하다. 그곳을 지나칠 때마다 주민들이 떠나 폐허가 된 서부 영화에 나오는 텅 빈 마을을 떠올리곤 한다.작년 봄이었나. 옆 골목의 빈 가게들 사이에 꽤 넓은 아동복 가게가 남아 있었다. 진열창 안에
김향숙(애틀랜타)어느 회원이 톡에 올린 조앤 롤링(Joan K. Rolling, 해리 포터 시리즈를 쓴 영국의 아동문학 가)에 관한 글을 읽다가, 감전이라도 된 듯 서재로 뛰어가 그녀가 쓴 책을 찾았다. 오래 전 영국의 기차 안에서 그녀의 자서전을 읽은 적이 있다. 상상의 날개를 펴자 그녀가 어느새 가깝게 다가온다. 영국을 방문했을 때였다. 날씨가 좋지 않아 관광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지만, 남편과 나는 옥스포드 대학을 견학하기로 일정을 잡아 놓았다. 런던에서 아침 일찍 기차를 타고 가는데, 엔진 문제로 기차를 세워야 한다는 안내 방
신양숙(일리노이)K 권사님은 며칠째 두통으로 머리를 들 수 없었다. 고단한 이민 생활에도 막내를 생각하면 힘이 절로 나곤 했는데 그 아들이 졸업을 앞두고 진로 변경 기도 요청을 해왔다.공부를 유난히 잘해 어렵지 않게 들어간 명문대 졸업을 코앞에 두고 있었다. 졸업 전에 이미 회계사 자격증까지 갖추고 대기업에 취업도 되었기에 K 권사님은 더 충격을 받았다. 모든 여건이 힘들어도 막내만 졸업하면 짐을 덜리라며 견뎌 왔는데...K 권사님은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작은 비즈니스를 힘겹게 유지하면서도 동부 리그 명문대에 막내아들 J
일요일 아침, 휴일 오전이라 그런지 시장 안은 조용하다.반찬을 파는 노점 좌판 위에 옷수선하는 영이 엄마, 채소 파는 강화도 아줌마, 빈대떡 파는 할머니가 옹기종기 모여들 있다. 아주머니들이 왁자그르르 웃음을 터뜨린다. 반찬가게 할머니의 TV를 보는 중이다. 송해가 진행하는 ‘전국노래자랑’ 결선 프로그램이다. TV는 쉬지 않고 노래를 토해내고, 아줌마들은 잘한다, 잘한다, 추임새까지 넣으며 누군가를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누가 누가 잘하나? 시장 아줌마들은 직업 가수들의 노래 잔치보다 보통 사람들의 노래 솜씨 겨루기를 더 좋아한다.
최기훈(한국, 수필가)‘내 눈물이 넘친다.’이 유심한 첫 문장을 써놓고 며칠이나 다음 글을 생각하고 있었다. 흔치 않은 일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이런 글짓기의 첫 단추 끼우기 작업을 애써 즐기고 있다. 정작 그때부터 고통인 줄 모르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 글을 쓰면서 ‘넘치는 내 눈물’을 곰곰 생각해 보며 내 ‘눈물길’까지 헤아리게 되었다.눈물길은 내가 사는 길이다. 어쩌면 따뜻한 인생길이요 생명길이다. 나아가 내 문학의 원천이자 시심(詩心)이 흐르는 길이라는 데 생각이 미쳤다. 생각할수록 눈물길은 유심(留心)하다. 살아 있는 동안
Aimee Youm(크리스찬저널 편집부)2022년도 두 달이 채 남지 않았다. 평소에 간간이 찍어 둔 사진들과 빼곡히 써 내려간 기도 노트를 찬찬히 들여다보며, 올 한해를 어떻게 살아왔는지 되돌아 본다. 2022년 내 휴대전화 속 사진첩에는 그 어느 해보다 유난히 어머니, 아버지의 사진들이 많고 기도 노트에는 불안한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크고 작은 일들에 감사하는 기도가 적혀 있다.초등학교 저학년 때의 일이다. 평소에 보지 못했던 액자가 거실에 걸려 있었다. 검은색 목재에 금색 궁서체로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
최기훈 장로(수필가)풋풋한 한 쌍이었다. 내 눈에 저들이 그렇게 보였던 것은 내가 나이를 먹었다는 반증이다. 하지만 눈매와 얼굴, 차림새에서 분명히 드러났다. 칸마다 빼곡한 전동차 안에서 일어난 일이다. 나도 간신히 비집고 들어섰다. 내 뒤에 곧바로 그 젊은이들도 힘겹게 올라탔다. 그렇게 서너 정거장 지나니 환승역인 신도림역에 도착하자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빠져나갔다. 헐렁해진 느낌이 역력했다.그때 한 남자가 말했다.“이 자유로움, 이제 살 것 같네!”이 말에 그의 짝인 듯한 그녀가 싱긋 웃으며 대꾸했다.“무슨? 자유가 아니라 여유
조애영(캘리포니아)올 한 해를 돌아보며 하나님의 은혜와 보호하심에 감사드립니다.해를 거듭할수록 우리의 매일 매일의 삶이 하나님의 은혜 없이는 살아 갈 수 없음을 더욱 더 절감합니다.찬송가 460장의 ‘지금까지 지내 온 것 주의 크신 은혜라’ 가사처럼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 주의 크신 은혜임을 고백하게 됩니다. 이 세상에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Covid19이라는 전염병의 확산이 3년 가까이 진행되면서, 수많은 사람이 육신의 생명을 잃었습니다. 이제 전염병이 사라져가는 끝자락에 나라마다 경제적, 사회적,
최기훈 장로(수필가, 한국)올가을은 나에게 참 의미있게 다가왔다.나이 탓인지는 몰라도 허허로운 느낌이 유별나다. 게다가 사십 년 넘게 얽매였던 직장과 일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여유 아닌 ‘자유’를 누릴 법한데, 미처 그럴 준비를 하지 못했다. 또 한층 헐거워진 가족공동체를 실감하고 있다. 두 아들도 처자를 거느린 어엿한 가장이 되어 딴 살림을 차렸으니 졸지에 손주 넷을 짝사랑하며 둘만사는 군색한 할아버지, 할머니 신세가 된 것이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부지런히 운동하는 넉넉한 생활인 듯싶지만 그게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