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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변호사(L.A.)미국에서 일어나는 대형 금융 사건은 대개 미연방 뉴욕 주 남부검찰청 관할이다. 맨하탄을 관할지역으로 두고 있는 뉴욕 주 남부검찰은 최근 스위스에서 가장 오래된 자산관리전문은행 베겔린을 기소했다. 미 부유층 탈세사범들의 금융재산의 은닉과 탈세를 도왔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그러자 미국내에 영업망을 두고 있지 않은 이 은행은 고객의 신원 보호를 규정한 스위스 법을 위반할 수 없다며, 미연방 검찰의 기소에 불응하고 있다. 미연방 검찰은 이 은행의 미국내 자산 동결로 맞서고 있다. 이 케이스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 스위스 은행에 돈을 숨겨 두면, 조세 당국의 손길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말이 옛날이야기가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미국 정부가 갈수록 역외탈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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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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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효순(캘리포니아)한밤중인데 창호지문이 환했다. 초저녁엔 별도 달도 구름이 모두 가리고 있었는데 어느새 달님이 고개를 내민 것일까? 깊은 밤 잠을 깬 할아버지는 문 가운데 붙여둔 유리조각으로 밖을 내다봤다. 곤하게 자는 식구들 깨울세라 소리 없이 내리고 있는 눈이 앞마당에 가득했다. 포근하게 온 세상을 덮은 눈은 밤을 지키는 개까지 재웠나보다. 소라껍질 속의 소리처럼 귀에는 싸한 고요의 소리가 밀려왔다. 할아버지는 목침을 돋아 고이며 잠을 청했다. 사랑방에서 자던 손자들 중 하나가 마당 끝에 있는 변소에 가려는지 문 여닫는 소리가 들렸다. 졸음에 겨운 눈을 겨우 뜨고 일어나 나가다가 쏟아지는 눈 때문에 마루 끝에 서서 긴 포물선을 그리면서 눈밭 위에 실례를 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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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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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한나(시인, 미조리)나는 한 번도 아버지가 우시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겨울비 내리는 날엔 한 번도 자식들 앞에서 울지 않으시던 아버지가 그 우람스런 어깨를 흔들며 우시는 듯, 하늘과 땅과 온 우주 공간이 흔들린다. 그가 살아 온 삶 속에 내가 알 수 없는 진리는 무엇이었던가. 울면서라도 나에게 꼭 말해야 할 안타까움이란 또 무엇이란 말인가. 겨울비가 내리는 날엔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말할 수 없는 슬픔을 안고 창밖에서 울고 계신 듯해서 잠자리에 들어도 잠을 이룰 수 없어 일어나 창밖을 바라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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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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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준(워싱턴 주 밴쿠버)개울가에 허름한 움막을 지어놓고 쌀쌀한 초가을 밤을 하얗게 지새우며 잡던 민물게는 산골 마을에서 아주 진귀한 손님이었다. 내가 살던 고향은 충청도 예산 산골이다. 농사일에 분주한 여름이 지나고 잠시 곡식이 여물기를 기다리는 초가을 한가한 틈을 내어 민물게잡이를 한다. 냇가에 무성하게 자라는 물싸리나무를 베어다가 발을 엮어서, 개울물을 비스듬히 가로질러 쳐놓으면 움막 속에 희미한 호롱불을 밝혀놓고 기다리는 곳으로 민물게들이 내려온다. 떨어진 벼꽃을 주워먹고 살이 통통 오르고 알이 꽉 찬 민물게들이 자기들이 태어난 곳, 강 하구 바닷물과 만나는 곳으로 산란하러 내려오다가 잡히는 것이다.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크고 작은 종류의 게들이 민물과 바닷물 등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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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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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준(워싱턴 주, 밴쿠버)지금 시애틀 주위에는 몇년만의 폭설로 일주일간 학교들이 휴교하고 직장이 문을 닫고 야단이다. 일부 지역에선 나무가 쓰러지며 전선을 끊어 전기 없이 추운 날들을 보내기도 한다는 소식이다. 우리 교회의 수요일 저녁 예배, 금요일 저녁 기도회도 취소되었다. 그러나 내가 살고 있는 밴쿠버 지역에는 월요일 밤에 한 뼘 정도의 함박눈이 내려 온통 대지를 하얗게 칠해 놓더니, 다음날 새벽부터 내린 비로 인해 말끔히 씻겨 버렸다. 130여 마일 남쪽인데 이렇게 다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추수감사절부터 시작해 이번 연말연시는 그야말로 분주하고 즐거운 시간의 퍼즐게임을 한 것 같아서 좋았다. 30여 년 전 내가 처음 이민생활을 하면서 맞이한 추수감사절은 별로 흥미로운 명절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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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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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변호사(L.A.)투자이민 프로그램 EB-5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서 해외투자유치에 적극적이고, 동시에 이민국도 EB-5에 따뜻한 눈길을 보내고 있다. EB-5는 한 마디로 투자를 통한 고용창출을 해, 영주권을 받는 방법이다. 일년에 일만 개까지 영주권을 주는 프로그램인데 그 중 3,000개는 Targeted Employment Area(TEA: 집중고용창출지역)에, 3,000개는 Regional Center Pilot Program(리저널센터 임시프로그램)에 배당되어 있다.실업률이 전국 평균 150%가 넘는 Targeted Employment Area (TEA: 집중고용창출지역)에 투자할 경우 50만 달러만 투자하면 된다. TEA란 미 전국 평균 실업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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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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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변호사(L.A.)도마(DOMA)가 요즘 도마에 올랐다. 사연은 이렇다. 도마는 연방 혼인보호법(the Defense of Marriage Act)의 약자로 이 법은 혼인은 반드시 남성과 여성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동성애자의 결혼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확실한 입법의지를 읽을 수 있다. 문제는 지난 96년 클린턴 행정부 때 상하양원에서 압도적인 표로 제정된 이 법은 겨우 15년이 지나자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그 동안 세상은 상전벽해를 했다. 우선 당시에는 동성애를 인정하는 주가 한 군데도 없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6개 주와 워싱턴 D.C가 동성애를 허용하고 있다. 또 연방대법원은 동성애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는 텍사스 주법이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그 결과, 미 전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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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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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효순(캘리포니아)“Good morning to you. Good morning to you.” ‘후레드다!’ 일에 빠져 있는 내 귀에 딩~동 소리와 함께 들려온 옆 대학 직원 후레드의 아침인사였다.누구에게나 친절하며 인상 좋은 텁석부리 후레드의 자주 바뀌는 독특한 아침인사, 이번에는 생일 축하곡에 맞춘 ‘Good morning to you’였다. 세탁소의 아침은 정신이 없다. 하루의 일을 준비하자면 다른 곳에 눈을 돌릴 틈 없이 바쁘기만 하다. 그날따라 셔츠를 찾아가는 손님이 풀기가 너무 세게 나온다는 지적을 했기에 빨래기계에서 물기를 너무 느슨하게 짜는가도 점검하고, 다림질하는 시간이 너무 오래인가 싶어 프레스 머신에서 시간을 5초 단축도 하여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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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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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효순(캘리포니아)“답을 안 쓴 것도 점수가 없기는 오답과 같잖아요.” 어릴 적부터 들리는 대로 따라 흥얼거렸고 학교가 시작되면서는 음악 시간이 있었다. 평생 음악은 내 생활과 같이 있었다. 그런데도 난 악보를 읽을 줄 모른다. 부끄럽지만 불가사의한 일이라고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다. 그런 나에게 음악은 또 하나의 오를 수 없는 산인 건 분명하지만 찬양하기를 너무 좋아하여 염치 불구하고 성가대에 들어갔다. 다른 사람들보다 열심히 연습하지 않으면 당연히 음정과 박자가 엉망인 다른 소리를 내기가 일쑤다. 그날도 연습하는 중에 갑자기 반음을 올리라는 샤프가 붙은 음을 소리내지 못하고 침묵으로 몇 마디를 그냥 보내 버렸다. 옆사람이 무안해 하는 마음을 감지했는지 틀리지 않고 소리만 안 냈을 뿐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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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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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변호사(L.A.)한동안 간호사이민이 붐을 이뤘던 적이 있다. 일반간호사(RN)들이 방문비자이나 학생비자로 입국해서, 일년 혹은 2년내에 영주권을 받을 수 있었다. 이른바 스케줄 A직종인 간호사는 이민문호가 개방되어 있었기 때문에 누릴 수 있었던 혜택이다. 무엇보다 취업이민을 할 때 적용되는 노동허가절차를 건너뛸 수 있다는 것이 간호사이민의 매력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간호사 이민 봇물이 멈췄다. 최소 대기기간으로 영주권을 손쉽게 받을 수 있는 길이 막힌 것이다. 스케줄 A에 별도할당되었던 5만 개 자리가 2006년 12월 소진되었다. 그때부터 일반간호사는 대기기간이 긴 일반 3순위의 일부가 되었다. 미국에 간호사가 부족한 것은 맞지만, 더 이상 영주권 대기기간을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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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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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효순(캘리포니아)뒤에서 경찰이 언뜻 언뜻 불을 켜고 따라오고 있었다. 설마 나는 아닐 텐데 계속 오는 것을 보니 아마도 길을 비켜 달라는 듯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운전경력 29년 동안 티켓이라고는 단 한 번 밖에 받은 적 없는 모범운전수이다. 그것도 초보자 시절에 일단정지 신호를 못 보고 가다가 벌벌 떨면서 받은 티켓이었으니 자타가 공인할 만한 모범운전자가 아닌가. 사실 제한 속도를 잘 지키는 편은 아니다. 마음이 바쁜 때는 90마일을 넘기기도 했다. 급한 때에는 페달을 조금만 더 밟으면 차가 빨리 나가는 느낌도 없이 80마일대를 지나 90마일 이상 올라가곤 했다. 차안에 있는 속도 표시판을 보고 화들짝 놀라 속력을 늦추곤 했지만 다행히 경찰한테 들킨 적은 없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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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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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준(워싱턴 주 밴쿠버)가을비 찬바람이 가녀린 나뭇가지를 흔들어대기 시작하면 밤새워 울어대던 풀벌레소리도 희미하게 시들어간다. 산과 들에선 지금 이별의 향연이 화려하게 막을 올리고 있다. 가는 곳마다 울긋불긋 그리고 누렇게 물들기 시작하는 나무들이 치장하기에 분주하다. 워싱턴 주는 동쪽과 서쪽 그리고 남쪽의 풍경이 다르다. 로키산맥을 중심으로 동쪽은 메마르고 여름에는 무덥고 건조하며 황야 같은 들판이 많다. 서쪽에는 가을부터 다음해 봄까지 우기가 이어지고, 울창한 미송나무 숲이 끝없이 펼쳐진다. 남쪽으로 내려오면 미송과 활엽수들이 뒤엉켜서 정답게 살아가기 때문에 가을에는 제법 아름다운 단풍을 즐길 수 있다.고향을 떠나 미국에서 산 지도 어언 30년이 넘었으나 입맛은 그대로인지 어릴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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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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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홍 교수(천안 백석대)귀가길 앞집 불빛은 내 마음의 불을 붙이고 가로등 꺼지고 앞집도 잠들 때 내 영혼의 불을 지핀다 별 하늘에 말을 걸면 내 마음 하늘에 별들이 살아나고 정원에 들어서면 구석에 핀 노란 국화 하얀 구절초 수도자를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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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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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효순(캘리포니아)바쁜 토요일 오후였다. 사진관을 하는 아주머니가 며칠 전에 맡긴 셔츠를 찾으러 왔다. 컴퓨터에는 분명히 내어 주어야 할 턱시도 셔츠가 3장 있다는데 걸려 있어야 할 곳에 없었다. 특별히 하얗게 손질을 해야 했던 것이라 마지막 점검을 한 기억도 생생한데 가게 안을 샅샅이 뒤져도 보이지 않았다.시간이 길어지니 뒤에 서있는 손님 보기가 민망하여 아주머니에게 전화를 드리겠다고 했더니, 월요일 아침 10시에 자신의 고객이 입고 사진을 찍기로 했으니 꼭 찾아서 늦어도 월요일 아침 8시 반까지는 그 셔츠가 있어야 한다면서 걱정스런 표정으로 세탁할 셔츠 다섯 장을 내려놓고 갔다.가게 문을 닫은 후 옷 하나 하나 사이를 모두 조사해 보았으나 찾지 못했다. 생각은 하나, 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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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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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y Kim(미조리)장대 같은 여름 소낙비에쓰러져 갓 핀 벼 이삭은파란 풀옷을 입고 있었네풀죽은 이삭을 어루만지듯흔들어 깨우던 물소리생명수 흐르는 소리였네일어나가슴 가득히 생명수를 채웠네세상 이기는 지혜를 얻었네불 같은 태양볕 아래인내를 배우고날마다 꿈을 키우며서서히 속으로 영글어갔네마침내 찾아온 가을이황금빛 넉넉한 옷을 지어성숙한 이삭에게 입혀 주었다네은빛 수염도 아름다운황금빛 벼 이삭의겸손한 고백오직,전능자의 은혜를입었을 뿐이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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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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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효순(캘리포니아)아서라! 9야, 8이 작다고 얕보면 큰 실수한다. 5야, 그렇게 태어났으니 양쪽에 시종들 거느린 중심이라 으스대지 마라. 그 자리 너만 위한 것 아니란다. 키가 크든 작든 한 끼 식사를 위해 숟가락 들기는 마찬가지, 잘난 얼굴, 못난 얼굴 빙 둘러 앉은 밥상 위에선 모두 같지 않더냐. 81칸의 넓은 칸을 채우려면 어떤 모양이든 차별해서는 안 되느니라.폭풍우 밤바다의 등대같이, 길 잃은 정글 속 밤하늘에 보이는 북극성같이, 하루를 살아가기도 어지러운 세상에서 가슴 뛰게 하는 한 점 희망같이 군데군데 놓여 있는 힌트를 의지하여 아득한 이 벌판을 한번 놀아 보자꾸나.유독 많은 힌트라고 안심하지 마라. 쉬운 그 속엔 방심의 함정이 숨어 있다. 발로 땅을 밟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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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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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효순(캘리포니아)사람들간의 마음은 맞꼭지각과 같다. 항상 같은 두 꼭지각의 크기처럼 누군가를 좋아하면 상대도 나를 좋아하는 마음이 있고, 싫어하는 꼭 그만큼 싫어하는 마음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내 흉허물을 고백해도 나중에 남의 입방아에 오르내릴 것이 걱정되지 않는 친구들이 있다. 사람의 마음은 믿을 수 없다지만, 그런 친구들 앞에서 고백한 부끄러운 일들이 과장되어 굴러다니다가 나에게 다시 돌아온 적이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그러기에 그런 친구들의 험담이 누군가의 입에서 나오고 있다면 바로 잡아 주고 또 막아 주고 싶은 안타까운 생각이 드는 이유는 바로 이 맞꼭지각의 원리가 아닌가 한다. 모든 사람이 원하는 아름다운 관계는 주고받는 마음이 서로 같을 때 이루어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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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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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한나 시인(미조리)내 주위에는 홀로 교회에 나오는 여성도들이 있다. 주일 예배는 물론 교회의 모든 집회와 매주 토요일이나 주일 오후에 모이는 소그룹 모임까지 열심히 참석하는 모습은 때로 도전이 되기도 한다. 혼자 신앙 생활을 하는 여성도들은 대체로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부부 모두 한국 사람인 경우와 외국인 남편과 함께 사는 경우이다. 불신자인 한국인 남편의 경우, 대개 한국의 토속 신앙 때문에 기독교를 멀리하고, 외국인 남편의 경우는 언어가 문제다. 그러나 외국인 남편들은 부인이 한국 교회를 나가기를 권장하는 편이다. 부인이 동족들과 어울려 외롭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일 것이다. 그래서 남편은 미국인 교회에 나가고 부인은 한인 교회에 출석한다. 그런 불편을 해소하려고 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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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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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효순(캘리포니아)알로에 화분을 들여다 보던 내 얼굴에 미소가 피어났다. 두껍고 넓은 가지 밑으로 파순처럼 파랗고 작은 새싹 하나가 귀엽게도 흙을 머리에 이고 빠끔히 나온 것이다. 반가워 가슴이 두근거리기까지 했다. 지난 해 늦은 11월 어느 날, 여름 내내 새끼를 쳐서 비좁아진 화분을 쏟아 네 개의 화분에 옮겨 심었다. 번식철이 아닌 쌀쌀한 늦가을에 화분갈이를 해서 뿌리가 자리를 잘 잡을 수 있을까 날마다 살펴 보는 중이였다. 비교적 번식력이 강한 식물인지라 따뜻하기만 하면 분갈이를 한 후라도 며칠 몸살하다가 다시 포동포동 일어나곤 했다. 항상 봄 아니면 여름에 화분을 갈라 주었는데, 여름이 무더웠던 탓인지 다른 해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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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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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효순(캘리포니아)차 안의 분위기는 싸늘하기만 했다. 영감님과 마나님이 몇주 전 부터 있었던 약속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같이 외출중이었지만 어색한 분위기를 바꿔보려 노력하는 영감님의 말씀에 마나님은 들리지 않은 양 시침을 떼고 창밖만 내다보고 있었다.점심 뒤 설거지를 도와 주시던 영감님께서 개수대 옆에 있는 식기 건조대를 마나님이 좋아하지 않은 자리로 옮긴 탓이다. 은퇴하신 영감님은 평생 가정을 위하여 애쓴 마나님이 안쓰러워 식사가 끝나면 설거지를 곧잘 했다. 그것만도 어딘가! 더군다나 콧노래까지 불렀다. 그런 영감님의 뒤에 토라진 마나님이 서있었다. 서툰 솜씨로 설거지를 하는 영감님에게는 받침대가 날렵한 곡선으로 개수대에 살짝만 걸쳐 있어도 물이 밖으로 새나갈 염려가 없는 식기건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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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8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