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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한나(미조리)정녕 나는 돌아가리라.어머니 가슴 같은들녘을 가로질러집으로 가는 길은,밤별 하나, 둘 환영처럼 빛나고굉음의 바람 소리빈들을 달려 계절을 노래하는 곳.때론 어둠처럼 스며들던고단한 귀가지켜보며 말없이 가지에 걸려 있던 달 .그때, 그 소년이살던 집 앞을 지날 때열리지 않는 창은 울고 싶도록 고운 비애였지.이제 모두 흘러가 버린 강물 같은 기억들은어디서 눈물 흘리고 있는가우리들의 날들을 생각하며.따뜻한 온기 감도는 밀화빛 아랫목에귀가를 기다리는 그리움의 저녁밥 한 그릇.아 ! 그리워라 !우리의 날들이여!어머니의 땅이여!정녕 나는 돌아가리라!어느 쓸쓸한 시월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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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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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영 사모(CA)10분이면 걸어서 갈 수 있는 커뮤티니 칼리지에서 피아노 교실을 선택한 적이 있었습니다. 내 앞쪽 비스듬하게 일본여자가 앉아 있었습니다. 서양 사람들은 동양인들을 잘 구분하지 못하지만 우리들은 얼굴만 보아도 한눈에 중국인, 일본인, 한국인을 금방 알아봅니다. 그녀는 처음 들어간 내게 연필을 놓아주는 등 친절하게 대해 주었습니다. 나이는 나보다 많아 보였고 모습이 아주 단아해 보였습니다. 수업 태도도 조심스럽고 성실했습니다. 교과과정은 정말 쉬웠지만 미국인들이 실제로 즐기는 피아노곡을 경험하기 위해 택한 수업이었으므로 나는 가능한한 많은 곡들을 열심히 익혔습니다.수업 시간 훨씬 전에 학교에 간 날, 교실 앞에서 그녀를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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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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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영 사모(캘리포니아)새벽기도는 나의 물병입니다. 매일 마셔야 하는 물이요, 음료수입니다. 새벽기도회는 공동우물로 가는 큰 길입니다. 나는 나의 병을 채워줄 물을 긷기 위해 눈을 감고 엎드려 나만의 길을 떠납니다. 오롯이 좁은 길을 따라 골짜기를 거치고 평지에 이르러 맑은 물이 솟아오르는 넓은 우물에 닿습니다. 정갈한 물을 길어올리기 위해 두레박을 조심조심 내립니다. 우물바닥까지 흔들림 없이 닿도록, 주님을 바라는 나의 속마음을 내립니다. 두레박 속에는 감사와 회개와 소원이 들어 있습니다. 슬픔 가득한 친구들의 이야기와, 가정을 지키기 위한 젊은이들의 몸부림, 내가 울어야 할 자식과 나 자신과, 가정과 교회, 먼 세계 일꾼들과, 굶주림에 지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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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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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영 사모(캘리포니아) 학교 앞 빵집 아래 구둣방에서 구두를 맞추었습니다. 백스킨이 나온 후에, 빌로드처럼 부드럽고 윤기나는 인조가죽이 새로 유행했는데 진열되어 있는 구두 하나가 정말 고와보였습니다. 진한 초콜릿 색깔에 구두 앞코에는 금빛 포도 그림이 있는 악세사리가 붙어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노아의 방주사건을 가장 인상깊게 기억한다고 조사된 연구를 읽은 적이 있지만 나는 여호수아와 갈렙을 선두로 가나안 정탐에 나섰던 사람들이 메고온 포도송이가 언제나 강하게 머리 속에 박혀 있습니다. 미술 시간에 그리는 자유주제 판화나 스크래치 또는 석고 만들기 등에 나는 언제나 포도를 멘 그림이나 포도를 부각시켜 그림을 그려 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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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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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영 사모(캘리포니아)남편이 잠시 교회를 사임했을 때, 나는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기도하려면 쉴새없이 눈물이 쏟아졌는데 휴지를 당해낼 수가 없었습니다. 아예 울기로 작정을 하고 낡은 티셔츠를 바꿔입고 엎드렸습니다. 소리없이 흐르는 눈물을 걷잡을 수가 없었고 그 와중에도 어디로부터 이렇게 많은 눈물이 나오는지 신기할 정도였습니다.기도가 끝나면 세탁기에 넣기 전에 쥐어 짜야 했습니다. 그때에 수시로 머리에 떠오른 찬송은 ‘울어도 못하네’였습니다. 울어도 되돌아갈 수 없으니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4절에 나오는 ‘믿으면 하겠네’를 부를 수가 없었습니다. 믿어지는 게 없는데 무얼 믿어야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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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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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영 사모(캘리포니아)어느 주일 점심 식사 때, 다다음 주일 점심 메뉴는 비빔밥이라는 걸 알고, 매콤한 비빔밥 후에 마실 시원한 살얼음 동동 식혜를 만들기로 했습니다.한 주간 내내 냉동실과 냉장고를 정리해서 비워두고 엿기름을 가라앉혀서 밥을 삭혔습니다. 20갤런 이상을 만들어야 했으므로 한국에서 가져온 크고 넓은 그릇들을 늘어놓고, 얼음 만들 작은 통들도 나란히 준비해 놓은 다음, 커다란 들통에 삭힌 밥을 넣고 끓였습니다. 달지 않을 정도로 설탕 양을 맞춰 첫 국자를 싹! 깎아서 부었습니다.순간, “맛을 보고 넣을 걸” 하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소금이었습니다. 큰 들통 하나가 소금 맛이 나는 식혜가 되었습니다. “조금 짠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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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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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갑섭(시인, 시애틀)1. 검소하고 절약하는 생활을 하라. 할 수 있거든 저축하라. 네 수입보다 지출을 적게 하라. 그러면 언제나 저축할 수 있다. 1달러의 중요성을 무시하지 마라. 덧셈은 1부터 시작된다.2. 너에게는 인색해도 남에게는 인색하지 마라. 돈을 모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르게 사용하는 것이다. 남을 도울 수 있는 능력을 키워라. 그리고 도울 기회가 있을 때 그 기회를 놓치지 마라. 사람의 인격은 좋은 말이나 처세에 있지 않고 돈을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 있다.3. 좋은 친구를 사귀어라. 그리고 누군가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 주어라. 무엇보다도 마음이 따뜻한 사람을 사귀어라. 인생에서 좋은 만남처럼 소중한 일은 없다. 4. 행복하게 살아라. 그럴려면 희망을 가지고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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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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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진(소설가, 일리노이)나는 사막을 좋아했고 또 좋아하나 보다. 고등학교 다닐 때 나는 골방에다 묵화를 그려서 책상 위, 벽에 붙여 놓았다. 어둑어둑한 사막에 모래 언덕들을 배경으로, 큰 새과로(기둥 선인장)가 두 팔 벌리고 왼쪽에 서 있다. 멀찌감치 보이는 작은 외팔이 새과로가 오른쪽에 서 있다. 그 가운데 삐쭉 머리칼의 남자가 달밤에 고개 푹 숙이고 터덜터덜 홀로 걸어가는 조금은 청승맞은 그림이었다. 심리학적으로는 어떤 심리상태의 표출인지 알 수 없지만, 내가 좋아했기 때문에 그려 붙였던 것만은 사실이다. 나쁜 징조였다 해도, 좋아했던 것은 좋아했던 것이니 어쩌랴?어린 아들들에게 구경시킨다는 핑계로 기어이 아리조나를 두루 헤매어 더듬었다. 내가 사춘기 때부터 새과로 선인장 밭을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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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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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영 사모(위스칸신)이라크에서 돌아오기 2개월 전 아들이 휴가로 집에 돌아왔습니다. 얼굴이 까맣게 탔고, 살이 쪘는지 부었는지 퉁퉁했는데, 그저 살아있어 만난다는 것이 감사해서 웃으며 울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를 나눌 시간도 없이 부대 일로 바쁘게 지내다 돌아갔습니다. 그 사이 무슨 일이 생겨서 돌아가지 않았으면 싶었습니다. 하다 못해 우리 부부 중 누군가에게 급한 상황이 생겨서, 치열한 전쟁터에 가지 않고 주저앉혔으면 하는 비겁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 기미를 알아차렸는지“두 분 중 누군가가 심하게 편찮으셔도 한 분이 계시니까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라는 말을 단호하게 했으므로 속마음 들킨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그래 전쟁터에 있어야 할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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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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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영 사모(위스칸신)이라크 전쟁을 위해 집을 떠난 아들의 소식이 끊긴 보름 동안 우리 머리 속은 암흑이었습니다. 교회 교인들을 위해서 어려움도, 몇 천리 길도 마다 않고 달려가서 함께 고통을 나누고 위로하고 가슴 아파 울었는데, 우리 아이가 떠나고보니 그 동안 우리의 감정에 작은 틈이 있었음을 깨달았습니다. ‘내 자식이라는 것’과, ‘하나님의 외아들’이라는 의미가 더 강하고 절실하게 다가오고, 그 동안의 은혜를 감사드리면서 회개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두 주가 지난 후 아들이 전화했습니다. 떠나기 전, 점검과 훈련을 받고 있으며. 신용불량자나 마약경험자, 정신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자들은 다 빼내고, 그 자리에 적격자로 채우면서 철저한 정신무장과 함께 현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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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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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영 사모(위스칸신)‘사나이로 태어나서... 으앗으앗’이 노래는 한국 군인들이 훈련 받으면서 흔히 부르는 노래입니다. 군대 다녀오신 분들이 주먹을 굳게 쥐고 힘차게 내리꽂으며 부르면, 크게 하나로 결속된 힘을 보는 것 같아 든든한 느낌이 듭니다.미군들이 훈련할 때 부르는 노래 중 하나에는 “100불을 주고 99불을 가져간다”는 가사가 있습니다. 정말 철저히 주고 확실하게 떼어가는 것 같습니다. 장교들은 더 철저합니다. 1불을 남기기 위해서 99불어치 일을 하고 100불을 기분 좋게 받는 느낌이 들 때도 있습니다. 어찌나 지독하게 훈련을 하는지 하나님을 위한 충성이 아니라 미국을 위한 충성으로 꽉 찬 게 아닐까 염려스러울 정도였습니다.대학생활 중 아들이 첫 훈련을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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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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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한나(미조리)누구의 이름을 불러야 하나서산에 해 넘어간 후.가슴에 쌓인 쓸쓸한 이야기그 누구와 나누어야 하나.알 수 없는 일들은 아침 해 솟아오르듯매일 일어나고,둘러보아도,아! 그 누구와이 긴 이야기 나누어야 하나밤이 깊으면아침이 가깝다지만고난의 밤은 한없이 길고내 삶의 주인인 그대,그대 안의 나의 슬픔은 그대의 몫인지, 내 몫인지알 길 없어 괴로운 밤에그대 흘리는 눈물 마음으로 듣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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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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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 한(미시간)별이 보이지 않는 밤이 있지깊고 푸른 밤하늘쏟아부은 듯 그렇게 많은 별들 빛나고 있어도별이 보이지 않는 밤이 있지안개가 보이지 않는 아침이 있지언 땅 녹이며 올라오는이른 봄 아침 안개호숫가를 감싸는 안개의 신비눈뜨는 숲을 에워 도는안개의 포근함이 보이지 않고 느껴지지 않는 아침이 있지그런 날이 있지고통과 슬픔이 너를 짓눌러모든 아름다움 볼 수 없는 그런 날이 있지삶의 구비구비오르막 길, 내리막 길바람 불고 비 오고흐린 날, 개인 날인생은 날씨 같다고 하더니본향으로 가는 길 참 많이 어려워하지만 슬픔, 고통 어려움까지도우리 영혼에 깊이를 만드는 것이래그러니 그 한 날그 한 시간기뻐하래그 한 날 그 한 시간 감사하래그러면, 모든 시간 한데 어우러져다 좋은 날이래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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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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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영 사모(위스칸신)우리가 살던 동네에 전문직을 가진 젊은 부부가, 자기 아이들을 위해 과외선생을 두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삼촌이라 부르는 그 대학생은 공부를 가르치기도 하고 아이들과 잘 어울려 놀기도 하는 것 같았습니다.어느날 잠깐 지나치다가 공부하는 상황을 보게 되었는데, 아이들이 말을 좀 안 들었는지 무언가를 땅바닥에 내동댕이치는 소리가 났습니다. 그 소리가 너무 커서 무서울 지경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아무 소리도 안나고, 삼촌의 소리지르는 모습이 정상이 아닌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이 사람이 미국에서 낳고 교육을 받은 사람일까 의심스러웠습니다.달려가 보니, 아이들은 쪼그라들다시피 앉아 있었고, 소리가 요란했던 이유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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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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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진(소설가, 일리노이)나는 좋은 차 운전하는 것에 매력을 별로 못 느낀다. 미국에 처음 도착했을 때도, 어떻게 영어를 배울까, 어떻게 먹고 살까 는 나의 관심거리였으나, 어떤 차를 타고 어디를 달릴까 는 관심 밖이었다. 나와 공장에서 용접 일을 함께 하던 내 친구는 나와는 달랐다. 나보다 일년을 먼저 미국에 도착한 그는 처음부터 어떤 선글라스를 쓰고, 어떤 표정과 자세를 잡으며, 어느 길을 달릴까가 제일 관심사였었단다. 그는 자동차 딜러를 지나가면서 ‘저 아름다운 고급 차들 중 하나를 내가 타겠지’ 생각하면, 일주일 동안 쌓인 피로가 싹 가시곤 했었다고 고백했다. 하루는 하얀 몬테칼로를 마음 속으로 타 보고, 하루는 빨간 선더버드를 타는 상상을 하며 피로를 풀었단다. 공장이 집과 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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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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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 한(미시건)아침 해가 떠오를 때누리를 가득 채운 찬란한 빛 가운데서기도했네오늘 하루 종일토록 그 빛내 마음에 머물기를지난 밤 가득했던 어두움아침 빛 속으로 밀려나갈 때마음 속 풍경엔 희망의 산이 나타나고기쁨의 시내 노래하며 흐르네거리는 사람들로 넘쳐나지만언제나 나는 홀로 있다고날마다 껴안고 있던 절망의 깊이옷처럼 입고 다니던 시린 외로움이 모든 것들이 사라진 자리에소망의 꽃 피어나네다시 밤이 오고깊은 밤 하늘, 별이 돋아날 때나는 말하리이제는 두려움 없노라고어두움은 나를 가두지 못한다고다시는 절망으로 주저앉지 않겠다고해는 내일다시 떠오를 것이므로저 해는 언제나거기 그렇게 빛나고 있을 것이므로사는 날 동안그 빛언제나 내 마음에차고 넘칠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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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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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영 사모(위스컨신)첫 아기가 내 곁을 떠나간 날은 낳은 지 사흘만에 병원에서 퇴원해 집으로 돌아온 날 밤이었습니다. 우유를 먹이고 약한 트림 소리를 듣고도 한참을 안고 있다가 뉘었습니다. 아기의 칭얼대는 듯한 소리를 듣고 깬 것은 새벽 2시였습니다. 잠깐 안고 달래는데 아기의 코에서 이물질 같은 것이 나왔습니다. 급히 옆방에서 자고 있던 큰 언니를 깨웠습니다.언니가 아기를 안고 이리 저리 만져보더니 앰뷸런스를 불렀습니다. 아기가 숨을 거두었다는 의사의 말을 들었을 때 나도 정신을 잃었습니다. 죽은 아기를 안고 집에 돌아오는 길은 너무 무서웠습니다.외아들에게서 첫 손자이자 집안의 장손을 얻었다고 사흘을 꼬박 병원에 출근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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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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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영 사모(위스컨신)한국을 떠나고 보니, 이 곳, 저 곳의 봄을 두루 경험합니다. 봄소식은 꽃소식과 일맥상통하고 꽃소식은 마음을 밝게 해줍니다 2월에 들어서기 전부터 북캘리포니아에는 꽃들이 피기 시작합니다. 겨울비로 철철 넘치던 물 위로 팍! 소리 내어 터지듯이 보랏빛 크로커스가 봉오리를 올려 꽃을 피우면, 수선화도, 튤립도 평지에 고인 물 위로 고개를 듭니다. 기온이 바닥부터 오르기 시작하면 2월이 다 지나가기 전에 튤립 꽃줄기는 부쩍부쩍 자라서 긴 대궁을 아이들 키만큼 올리고 추레한 몰골이 되어 갈무리를 위해 잘리기를 기다립니다. 막내가 다녔던 마리포사 초등학교로 가는 지름길 샌원 공원에는 물이 괸 잔디밭에서 기어 나온 지렁이들이 가운데로 난 시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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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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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진(소설가, 일리노이)“천국은 이런 자들의 것이니까, 어린애들이 내게 오는 것을 금하지 말라.” 주님이 하신 말씀이다. 늙으면 어린애가 된다는 것은 어제 오늘 생긴 이론이 아니고, 옛날부터 그랬고 장래에도 그럴 만고의 진리다. 늙으면 기운 없어지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으니, 어린애가 될 수밖에 없다. ‘애들 같다’는 말에는 우리들이 알고 있듯이 두 가지 서로 다른 뜻이 있다. ‘어린이답다(childlike)’와 ‘유치하다(childish)’이다. 어린이다움과 유치한 것은 확실히 다르나, 어떤 때는 뚜렷이 구분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애들 같긴 애들 같은데, 보는 이에 따라서 분류 위치도 갈린다. 재미 있어서 킥킥 웃을 수 있으면 전자로, 양미간에 자동적으로 여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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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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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양숙(일리노이)천국에 가보았다는 사람들의 간증과 책들을 보면서 정말 천국은 좋은 곳이구나, 나도 가보고 싶다는 욕구보다는 남의 얘기로만 보이고 나와는 상관 없는 추상적 이야기로만 들리는 건 나만의 고민일까?20년 가까이 예수님을 믿는다고 믿어왔지만 솔직히 내 안에 구원에 대한 확신이나 복음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다. 아니, 구원이 내 인생에서 그렇게 값어치 있는 일인가 하는 의구심이 있었다. 그래서 난 베드로를 욕할 수 없었고, 영혼에 짜증이 밀려올 때마다 왜 내가 지금 교회에 다니고 있는가 하는 질문을 하곤 했다. 구원에 대해 수없이 들은 그 수많은 설교들은 날 설득하지 못했고, 내 생활은 믿음 좋은 척하느라 무거운 짐을 잔뜩 짊어진 사막의 낙타 같았다. 천국이란 곳을 죽어서만 가는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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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8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