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브라이언 스미스의 『Room of Marvels』를 읽었다. 번역본이 없는데도, 미국의 철학자이자 신학자인 달라스 윌라드가 추천했던 책이어서 영문판을 빌려 읽었다. 이 책은 소설이다. 소설의 화자가 성공회 피정센터에 머물면서 꿈속에 천국을 다녀오는 이야기다. 저자에 따르면, 등장인물은 모두 이름만 바꾼 실제 인물들이다. 심장 기형을 안고 태어난 딸과
철학 교수이자 수필가인 저자가 평생에 걸쳐 쓴 글들 중에서 알짬만 모아 ‘100세 철학자의 대표산문선’을 출간했다. 상실론, 인생론, 종교론, 책 속 수필선이란 소제목 아래 25편의 산문이 수록되어 있다.저자는 ‘머리글을 대신하여’라 이름 붙인, 여는 글에서 ‘온갖 고통과 불행의 원인은 한 가지, 무책임과 상실에서 비롯된 것이다. 인간애의 결핍과 포기였다.
톨스토이가 『부활』을 처음 쓰기 시작했을 때, 이 소설의 원제는 “코니의 수기”였다.1880년 대 말경, 저명한 변호사였던 A. F. 코니는 자기를 찾아온 청년의 이야기를 톨스토이에게 들려준 적이 있었다. 대학생이었던 청년은 지주의 아들이었는데, 16세가 된 병장지기의 딸 로잘리아를 유혹하여 임신을 시켰다. 배가 불러오자 그녀는 주인집에서 쫓겨나 매춘부로
『기다리는 행복』은 수도서원 50주년을 기념하는 뜻으로 6년 간 여러 매체에 발표한 글들과 첫 서원을 하고 나서 일 년의 일기에서 뽑아낸 글들을 묶은 책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여는 글에서 저자는 ‘감사 더 깊어지고, 사랑 더 애틋해지고, 기도 더 간절해지게’ 만들어 준 광안리 성 베네딕도 수도원, 바로 여기가 ‘민들레의 영토’로 시작된 시의 산실이며 기도의
장편소설 『테스』로 널리 알려진 토마스 하디의 작품들 중에 『천들 할머니』라는 단편소설이 있다. 그 줄거리는 이러하다.어느 상쾌한 가을 아침이었다. 부임한 지 얼마 안 된 부목사는 수채화를 그리고 싶어 교회 근처 유적지로 물감을 챙겨들고 나갔다. 그러다 문득 시장기를 느낀 부목사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초라하게 생긴 돌집을 발견했다. 부목사는 그곳에 들어가 식
‘하루하루 사는 게 험산준령을 넘는 것처럼 고달프다. 하나의 산을 넘으면 더 넓은 지평이 보이겠지 하는 소망으로 버텨보지만 첩첩산중이다. 삶이 고달프다는 아우성이, 디딜 땅조차 없어 허공 위를 걷는 것처럼 허청거리는 사람들의 짓눌린 신음소리가 도처에서 들려온다. 아, 하나님은 어디 계신가? 탄식이 흘러넘친다. 이러한 때 욥기를 읽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 겨울의 일주일』은 아일랜드의 국민작가로 불리는 메이브 빈치의 마지막 장편소설이다. 작가가 72세에 세상을 떠난 뒤 책으로 출간되었으며, ‘아이리시 북워드’를 수상했다.‘손님들은 있을 법하지 않은 조합이었다. 스웨덴에서 온 진지한 청년, 프리다라는 이름의 사서, 둘 다 의사라는 잉글랜드인 부부, 뭐가 못마땅한지 입을 꾹 다물고 있는 넬이라는 여인, 비행
이 책의 부제는 ‘영원한 복음전도자 빌리 그레이엄의 마지막 메시지’다.“소망은 선물이다. 자신을 불확실성에서 깊은 확신으로 이끌어주는 소중한 것을 붙잡은 적 있는가? 그런 적이 있다면 소망을 가져본 사람이다. 소망이 오면 절망이 떠난다. 당신의 마음은 어떤 상태인가? 세상은 불확실성에 관한 소식으로 넘쳐난다. 우리는 격변의 시대를 살고 있다. 오늘과 미래에
1960년대 한인이민사를 한글권 한인문학사와 관련하여 살펴보면 특별한 열매가 거의 없었던 듯이 보인다. 아마도 소수의 이민자를 제외하고는 문화 충격 극복과 이민생활 적응이라는 문제에 온 정성과 힘을 쏟아 부어야 했으므로, 문학 창작에 눈을 돌릴 겨를이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이러한 가운데서도 한국에서 고등교육을 마치고 유학 혹은 이민을 와서 영문으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르 클레지오는 이승우에 대해 “한국에서 노벨문학상을 받는다면 바로 이 작가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그를 높이 평가한 적이 있다. 또한 그는 국내에서도 이상문학상, 이효석문학상, 현대문학상, 황순원문학상과 같은 권위 있는 문학상들을 몽땅 수상한, 화려한 문단 경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그의 작품은 일반 독자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
“사람의 노동을 대신해 줄 기계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도 왠지 할 일은 늘어나고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기만 합니다. 게다가 낯선 기기에 둘러싸여 긴장 속에서 살아가느라 우리의 뇌는 나날이 피로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온종일 스마트폰을 끼고 삽니다. 잠시라도 손과 눈에서 멀어지면 마치 우주가 정지한 듯 소스라치게 놀라고 불안
한국 사회의 리더십, 교육, 교회를 전반적으로 다룬 신간 『제4차 산업혁명시대의리더십, 교육, & 교회』가 4월에 출간되었다. 26년간의 미국 이민 생활을 뒤로 하고 새로운 시대의 새 교육을 위해 한국으로 간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대학교(이하 웨신대)의 박병기 교수(변혁적인 리더십 박사. 특임교수)가 저술했다.남가주 얼바인에 있는 베델한인교회(김한요 목사
2016년에 포이에마 출판사 편집장은 청어람 웹진을 통해 포이에마 올해의 책 5권 중 하나로 이 책을 꼽으면서, “유수한 영미권 기독교 저자들의 글에서 그에 대해 들었으나, 정작 비크너 자신의 책은 제대로 찾아보기 어려웠는데, 뜻하지 않게 연결된 ‘비크너 센터’를 통해 그의 저작 몇 권을 계약하고, 먼저 설교선집인 이 책부터 출간하게 되었다. 비크너가 50
도스토옙스키, 작가 자신의 분신이기도 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 등장하는 화자는 본문 중에서 알료샤가 이 소설의 주인공임을 분명하게 밝힌 적이 있다. 그렇다면 알료샤가 구체적으로 어떤 인물인가를 살펴보는 건 이 작품의 핵심을 이해하는 기초 작업이 될 것이며, 또한 범박하게 알료샤를 이해하는 키워드는 파뿌리 이야기에 있다고 하겠다.돈 많은 아버지 표도르와
이 책의 지향점을 먼저 말하자면, 자연적인 사랑을 넘어서 사랑 자체이신 하나님의 사랑으로 나아가자는 것이다. 저자는 사랑을 애정, 우정, 에로스, 자비로 나누어 설명한다. 인간의 보편적인 사랑 즉 가장 기본적인 사랑인 ‘필요를 채우기 위한 사랑’을 ‘애정’으로, 덜 본능적이며 같은 방향을 향하고, 같은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친밀한 관계가 되는 사랑을
나는 이번 시카고의 긴긴 겨울 밤을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과 함께 보냈다. 1,65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작품이어서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읽는 내내 행복했다. 작가의 예기치 못한 죽음으로 인해 영원한 미완성품으로 남긴 했지만 카라마조프는 역시 카라마조프였다. 러시아는 도스토옙스키를 낳았다는 것만으로도 그 존재 가치가 있다는 니콜라이 베르쟈
‘세상의 크리스마스는 반짝거리는 불빛으로 가득 찬 마음 따뜻한 축제이고, 가족끼리 모이는 때이며, 가까운 이들과 어려운 처지에 놓인 이웃에게 후히 베푸는 기간이다. 이런 실천은 모두를 풍요롭게 하고 크리스마스의 기독교적 기원도 잘 들어맞는다. 다만 우려하는 바는 세상이 크리스마스를 계속 세속 절기로 즐길 것이고 대다수의 사람들 간에 이 절기의 참 의미가 점
만약에 말이다. 친한 사람들끼리 비밀이 보장된 방에서 나눈 말이 마이크를 타고 남의 귀에 고스란히 들어간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절대 남에게 알려져서는 안 되는 쉬쉬하며 한 이야기가 사방으로 퍼져 나간다면 말이다. 사실 이런 곤란한 경우를 우리 모두 경험해 본 적이 적어도 한두 번은 있지 않은가.실제로 내가 경험한 일이다. 1965년, 초등학교 2학년 때였
『말씀의 빛 속을 거닐다』는 설교자이자 신학자이며, 사상가이자 문학가인 저자의 영성과 삶에서 우러나온 작품이다. 이 책에는 요한복음에 대한 묵상 수필 9편과 요한복음을 본문으로 한 설교 9편이 번갈아 게재되어 있다. 그에 따라 “했다”라는 평어체와 “했습니다”라는 경어체가 교대로 나온다.“영성과 정의가 그의 내면에서 결합되어 있다는 사실이 글 전체에서 드러
‘미국이라는 드림랜드로 들어간 사람들에겐 숙제가 주어진다. 드림랜드가 과연 무엇을 뜻하는지 대답하라는 것인데 나는 늑장을 부렸다. 너무 어렵기도 하고 어두워서 마음의 도리질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도리질을 그만둘 때가 왔다. 좋든 싫든 나와 비슷한 때에, 즉 1980년대와 1990년대에 미국으로 이민 온 사람들이 어떤 생활을 하고 어떤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