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천(치과 의사, 수필가)‘만두집에 만두 사러 갔더니 / 회회(回回)인 아비 내 손목을 쥐더이다 / 이 소문이 이 가게 밖에 나고 들면 / 조그마한 새끼 광대 네 말이라 하리라 / 다로러거디러 / 그 잠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 다로러거디러 / 그 잔 데같이 답답한 곳이 없다.’ 요새말로 하면 ‘만두집에 만두 사러 갔더니 회회 아비가 내 손목을 잡더라 / 이 소문이 가게 밖으로 나가게 되면 / 조그만 새끼 광대가 네 얘기라고 할거다 / 아이구 저런 / 그 잠자리에 나도 자러 갈 테다 / 아이구 저런 / 그런데 그처럼 난잡한 곳이
곽성환 목사(PMI 바울사역원 대표)대부분의 지역이 마찬가지겠지만 오리건 주의 봄도 씨 뿌리는 계절입니다. 대형 마트에는 텃밭 농사꾼들과 관상가들을 위한 종묘 시장이 특별 오픈합니다. 다년생 또는 일년생 화초들로 채워진 화분들이 즐비하고, 식구들의 먹을 거리가 될 채소의 모종들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뭔가를 심거나 사다가 창가에 놓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조바심이 들 정도입니다. 홈가드닝의 전문가란 소릴 들을 수 있다는 설레임이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올해에도 상추며 들깨며 쑥갓 등의 씨앗을 사다가 물 뿌
김광섭 목사(샴버그침례교회 담임)우리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불안함을 가진다. 요즘같이 코로나19로 인해 많이 변한 세상에서는 그야말로 “what if”, 즉 “만약 이렇게 된다면 어쩌지?”와 같은 내면의 질문에 우리의 염려는 더 깊어지기 마련이다. 최근 볼 일이 있어 휴가를 내어 한국을 다녀올 일이 있었다. 이전에는 한국을 다녀오는 것이 조금 피곤하더라도 무척 기대되는 일이었는데, 이번에는 조금 다른 기분이었다. 우선 항공권 가격도 많이 올라 직항이 아닌 경유하는 쪽을 택했고, 가는 날에 제출해야 하는 코로나 음성확인서로 인해서
김학천(치과 의사, 수필가)미국은 하루가 멀다하고 총기참사가 발생하면 슬픔과 분노가 반복되고 총기 규제와 관련된 정치적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지만 언제나 거기까지이다. 미국의 총기 살인률은 1인당 연간소득 15,000달러 이상인 32개국을 포함한 다른 선진국 평균의 20배를 웃돈다.2015년 10월 1일, 오바마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이렇게 한탄했다.‘정신병자나 다른 사람을 해치려는 사람이 있는 나라가 지구상에 미국뿐만이 아니다. 그러나 지구상에서 이런 총기난사 사건이 거의 두세 달마다 일어나는 선진국은 미국뿐이다. 총을 구하기
김학천(치과 의사, 수필가)지난 2008년, 알래스카에서 마리아 존스(Marie S. Jones)라는 원주민이 세상을 떠났다. 그가 죽은 후 ‘아야크(Eyak)’라는 언어는 이 세상에서 더 이상 사용되지 않게 되었다. 그가 그 말을 아는 마지막 사람이었기 때문이다.언어가 한 민족과 운명을 같이하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예로, 모국어는 단순한 의사 소통의 도구 이전에 한 민족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삶과 함께 이어져 가는 생명의 호흡과 같은 것이다.이 세상의 언어는 약 3,000 가지인데 이 중 쓸 수 있는 언어는 100여 종밖에
김학천(치과 의사, 수필가)하루는 김 삿갓이 배도 고프고 날이 저물자 하룻밤 묵고 갈 만한 집을 발견하고는 문을 두드렸다. 때마침 나온 사람은 모친상을 당한 상주였다. 배가 고파 먹을 것을 청하는 김삿갓에게 "시장하실 테니 없는 찬이나마 식사 대접은 하겠습니다." 하면서 자신은 본디 신분이 천하다보니 글을 몰라 모친이 돌아가신 것을 알리지 못해 안타까운 처지인지라 부고(訃告) 한 장 써 줄 것을 간청했다. 그러자 김삿갓은 "그거야 어려운 일이 아니요, 내가 써 주리다." 하고는 차려 준 밥을 허겁지겁 먹고 나서 ‘모년 모월 모일 모
허영진 목사유다는 유다 지방 가룟 마을 출신입니다. 제자 중 유일한 비 갈릴리인입니다. 이름은 민족 영웅 유다 마카비에게서 따왔을 것입니다. 그는 열렬한 독립운동가였습니다. 유다는 이기적이고 과격한 야심가였습니다. 유다의 배신유다 말고도 배신자는 허다합니다.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을 배신했습니다. 요셉의 형들이 동생을 배신했습니다. 아나니야 삽비라 부부도 주님을 배반했습니다. 역사에는 배신의 행렬이 끊이지 않습니다.주님은 끝까지 유다를 사랑하셨습니다. 유대인은 왼쪽으로 비스듬히 누워 오른손으로 식사했습니다. 요한이 예수님의 오른 쪽에
김학천(치과 의사, 수필가)2014년, 18세 소녀가 아일랜드에 입국하기 전 성폭행으로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됐다며 낙태 수술을 요청했으나 거부 당하자 단식 투쟁을 시작했다. 하지만 아일랜드 보건 당국은 25주 차에 반강제로 제왕절개 수술을 명령해 미숙아로 태어난 아이를 보호 기관에 넘겼다.유럽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가톨릭 국가로 100년 넘게 낙태와 이혼을 금지해오고 있던 아일랜드는 유엔 인권이사회나 유럽인권재판소로부터 법안 개정을 요청받기도 했다.이에 낙태 합법화에 대한 국민투표를 3차례(1983, 1992, 2002) 치렀지만
김학천(치과 의사, 수필가)흔히 임금이 있는 곳을 가리키는 궁궐 안에는 여러가지 궁(宮)이 있다.왕이 정사를 돌보고 거처하는 정궁(正宮), 상왕이나 대왕대비가 머물거나 왕이나 왕세자 비를 맞아들이기 위한 별궁(別宮), 정궁에 변고가 있거나 왕들의 요양을 위해 잠정적으로 머무는 행궁(行宮) 혹은 이궁(離宮)이 있다. 이 중 정궁은 그야말로 왕실의 으뜸 궁궐이고 이궁은 일종의 정궁을 보조하는 궁궐이다. 말하자면 경복궁은 정궁이고 창덕궁이나 덕수궁은 이궁인 격이다.1104년, 고려 숙종이 나라에 여러 재난이 계속되자 이를 막기 위해 풍수
곽성환 목사(PMI 바울사역원 대표)요즘 사람들을 만나면“날씨가 예전하고 다르다”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4월 11일, 내가 사는 포틀랜드에 눈이 왔다. 5월이 되었는데 어떤 날은 밤 기온이 40도까지 내려간다. 봄철 채소 종자를 뿌렸거나 모종을 사서 텃밭에 심었던 사람들이 추운 날씨로 인해 싹이 나지 않았다거나 막 올라온 싹이 죽었다는 소식을 전한다. 우리집 화단의 튤립도 몸고생을 심하게 했다. 몇일 화창한 날씨를 믿고 활짝 피었다가 갑자기 내려간 기온 탓에 풀이 죽어 흐느적거리더니 끝내 목을 떨구고 말았다. 피해를 입지 않는 방
김광섭 목사(샴버그 침례교회)한 세대 전만 해도 교회의 직분자들은 주말을 거의 교회 중심으로 지냈고, 휴일에는 늘 교회 행사나 수련회 등을 계획했고, 주중에도 새벽 예배나 저녁 예배, 부서 및 구역 모임 등으로 무척 분주했다.이런 열심을 가진 사역자들과 직분자들의 헌신은 한국이나 미국 이민 교회들이 크게 성장하는 동력이었고, 당시 지칠 줄 모르고 헌신했던 많은 교인들도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축복을 간증한다. 그에 반해 많은 직분자들이 수고한 것에 준하는 열매가 없어서, 혹은 십자가의 복음이 동기가 되지 않은 채 자기 열심으로 교회의
김학천(치과 의사, 수필가)‘있다가 없어지는 거 그게 참 문제네!’를 영역하면 뭐가 될까? 답은 간단하다. ‘To be or not to be, that’s the question!’ 이다.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비극 「햄릿(Hamlet)」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를 우스갯소리로 만든 말이다.하지만 이는 셰익스피어가 열한 살짜리 아들 ‘햄넷(Hamnet)’을 잃은 후 삶과 죽음에 대한 본질적 문제를 두고 고뇌하는 인간의 슬픔을 「햄릿(Hamlet)」에서 승화시켜 토해낸 절규라고 한다. 그리곤 다
민족시인 이상화는 일제에 국권을 빼앗긴 암울한 시대를 살면서 얼어붙은 민족 역사의 혹독한 겨울을 시로 읊었습니다. 그는 “지금은 남의 땅-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라는 시제 아래, 고향 들판의 정겨움과 그리움을 숨이 막히도록 섬세하고 아름답게 그린 후 마지막 줄을 이렇게 맺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것네.” 그러나 성경 아가서의 시인은 이미 겨울은 갔다며, 꽃 피고 새 우는 사랑과 평화의 봄 동산으로 오라고 우리를 부릅니다. 성경은 차갑게 얼어붙은 우리의 겨울 방문을 두드리는 봄의 목소리를 들려줍니다.
김학천(치과 의사, 수필가)모차르트는 죽음에 대해 깊은 탐구가 담긴 ‘레퀴엠(진혼곡)’을 작곡했다. 그는 병석에 누운 아버지에게 죽음과 우리 존재의 참다운 목표에 대한 고백도 했다고 한다. 또한 자신의 병이 악화되는 가운데에서도 쉬지 않고 이 곡을 쓰면서 "이 곡은 나를 위해 쓰는 것"이라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리고 그해 말 그는 세상을 떴다.모차르트는 이 ‘레퀴엠’을 통해 세계를 향해 "왜 우리가 죽어야 했는가?"를 묻고 있는 것이다.2013년 30세의 제프리 토즈라는 젊은이가 이라크 전쟁에 마지막 임무를 띠고 나간 직후 그
한 가족이 자동차로 여행하다가 주유소에 들렀다. 옆에 있던 아들이 갑자기 아버지에게 ‘UFO’가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차에 개스를 넣고 있던 아버지는 ‘미확인비행물체’라고 대답해야 할 것을 그만 자신도 모르게 주유기에 써 있는 대로 ‘Unleaded Fuel Only’(무연연료만)이라고 대답했다. 우스갯소리지만 기름값이 하룻밤만 자고 나면 뛰어오르는 요새 같아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하긴 잘 산다는 미국도 부시 행정부 시절 한때 기름값이 솟아오르자 대통령의 빈번한 나들이 지출까지 비난의 대상이 된 적이 있었는데, 이렇듯 우리가
얼마 전에 치른 한국의 대통령 선거 결과를 놓고 미국인들이 논쟁을 벌이다가 싸움 일보 직전까지 가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이재명과 윤석열이라는 두 후보에 대해서 아는 것들이 많았고, 한국의 정치 현실과 미래에 대해서 평론가 수준의 관심과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 자신의 생각에 대한 신념도 확고했다. 신념은 중요하지만 커뮤니케이션에서는 큰 장애가 되기도 한다. 말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경청하거나 공감하는 걸 패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신념이 강한 사람들끼리 만나면 싸움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두 사람은 같은 교회에 다니고 있었고 같은
김광섭 목사(샴버그침례교회)알렉산더 대왕은 정복한 곳들의 모든 실리와 왕실 재산을 신하 군장들에게 아낌없이 배분하고 자기 것을 챙기지 않았는데, 어느 날 한 신하가 “그렇게 다 나누어 주면 폐하는 가질 것이 없지 않습니까?”라고 묻자,“나는 희망을 갖겠노라”라고 대답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물론 알렉산더가 말한 ‘희망’은 세계 재패의 신념에 기초한 꿈이자 이상이다.성경에서의 소망은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에게 주신 사랑의 약속이며, 믿음을 요구한다. 또 소망은 진실한 그리스도인의 삶의 표지다. 참된 그리스도인은 재림 예수를 기다리
김학천(치과 의사, 수필가)속수무책으로 습격당한 세기의 대역병 코로나19에서 이제 겨우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려는 즈음, 때아닌 유럽 한구석에서 일어난 2.5차 세계대전 같은 무력 전쟁으로 인해 어두워진 세계 경제 때문에 삶이 다시 어려워진 사이에도 어김없이 4월은 찾아왔다. 그러고 보니 아무리 어려운 환란이 덮쳐도 다가오는 세월을 어쩌지 못한다는 말을 절감하게 된다.4월은 목련의 달이다. 아름답지만 왠지 외로운 꽃.시인 박목월은 ’4월의 노래’에서 다음과 같이 읊었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 꽃 피는 언
허영진 목사가정도 병이 듭니다. 병든 가정의 치유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병든 가정도 치유와 회복이 가능합니다. 성경이 건강한 가정생활을 위하여 알아야 할 몇 가지 진리를 가르쳐 줍니다.건강한 가정은 선택의 결과입니다(마 7:13-14)하나님의 길은 찾기도 어렵고 그 길을 가기도 쉽지 않습니다. 더 쉬운 다른 길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인적 많은 넓은 길을 따라가는 사람은 “모두 다 그러는 걸.” 하고 자기합리화를 합니다.그러나 참 생명을 찾으려면 때로는 고독한 길도 가야 합니다. 그러므로 교회가 중요합니다. 우리가 교회에 모이는
김학천(치과 의사, 수필가)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미국, 영국, 프랑스, 구(旧) 소련 전승국 4나라는 패전국 독일을 서쪽과 동쪽으로 나눠 점령했다. 이 중 미국 등 서방 3개국이 점령한 서쪽 지역은 통합되어 ‘서독’이 되었지만, 소련 점령구역 ‘동독’은 공산주의 국가로 되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동독 내에 위치한 베를린 또한 동-서로 분단되면서 서(西)베를린은 마치 섬처럼 고립되어 그곳 시민들은 전적으로 서독에서 보내는 식량과 연료 등에 의존해야만 하는 처지였다. 그래서 소련의 스탈린은 그나마 서베를린에서 미국 등을 몰아내고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