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사람일까?”, “나는 왜 이럴까?”, “저 사람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모든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하여, 타인에 대하여 고민하며 산다. 이 고민은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 평생 계속될 것이다. 칼뱅은 “자신에 대한 이해 없이는 하나님에 대한 이해도 없다”라고 말했다. 채플린 인턴 수업 중에 에니어그램에 대해서 배울 기회가 있었다. 에니어그램 분석을 통해 나에 대한 의문을 많이 이해할 수 있었다.‘왜? 나는 다른 사람이 한 가지 부탁을 하면 두, 세 가지를 들어주려고 애를 썼던가?’, ‘나의 바람이나 마음을 살피기보다
매주 화요일은 나에게 가장 긴 하루다. 오늘도 긴 심호흡을 하며 전쟁에 참전하는 심정으로 하루를 맞이한다. 아침 7시에 집을 나서서 오전 8시 반부터 오후 4시 반까지 수업을 한 후, 오후 5시부터 다음 날 아침 7시 사이에 발생한 호출이다.환자 방문을 위해 1층 CCU(Clinical Care Unit)로 가는데 호출기(Pager)가 울렸다. 코드 블루(Code Blue)다. 입원 환자의 건강에 변화가 생겨 응급 상황이라는 뜻이다. 병실에선 환자에게 CPR(cardiopulmonary resuscitation: 심폐 소생술)이 행
하루의 일상을 마치고 행복한 꿈나라로 떠날 듯한 고요한 밤! 오늘 밤에도 응급 상황이 없길 바라며, 밤 12쯤 예배실 2인용 의자를 끌어다가 사무실에서 새우잠을 청했다. 한참 꿈길을 걷는 새벽 1시 반쯤 응급실에서 연락(Pager)이 왔다. 응급실에 전화를 했다. 전화기 너머로 믿을 수 없는 소식이 들려왔다. “여자 환자가 응급실에 있습니다. 출산했는데 아기가 죽었습니다. 많이 슬퍼하고 있으니 와 주세요.” 자다가 멍한 상태로 놀랄 틈도 없이 응급실로 갔다. 병실에 30대 중반의 백인 여성이 울고 있었고, 약혼자라는 흑인 남자는 전
병원에 신생아가 건강상의 문제가 있을 때 치료받는 병실인 NICU(Neonatal Intensive Care Unit)가 있다. NICU 병실은 주로 조산으로 인한 미숙아나 질병을 앓고 태어난 아기들이 엄마와 떨어져 머물고 있다. 인큐베이터에 있는 아기들도 있다. 때론 태어나 얼마 되지 않아 죽음을 맞거나 죽어서 태어난 사산아도 있다. 이럴 때 부모가 요청하면 죽은 태아에게 유아 세례를 베풀기도 한다.신학적으로나 종교 간, 교단별 신념으로 유아나 죽은 태아에게 세례를 베푸는 것에 다양한 견해차가 있다. 하지만 병원에선 채플린으로서
병원에 BH(Behavioral Health) 병동이 있다. 감성 치료, 재활 치료, 사회적 지원이 필요한, 우울증이나 스트레스로 인해 삶의 통제가 되지 않아 정신과 마음이 병든 사람들을 위한 곳이다. 병원에서 유일하게 주일예배가 있는 병동이다.기억에 남는 환자는 30대 여자 환자다. 일주일 전에 셋째 아이를 낳아 직장을 그만두고 육아로 인해 산후우울증을 겪어 남편 손에 이끌려 입원했다. ‘일주일 된 아기를 두고 몸이 회복이 안 된 아내를 어떻게 입원시킬 수 있을까?’, ‘세 아이는 누가 돌보지?’ 지금의 심정을 물으니, “슬프고,
시골 외할머니댁에서 살던 시절 6살 때의 이야기다. 어느 날 외삼촌과 함께 들에 갔는데, 거기에는 어미 소가 한 마리가 있었다. 소의 코를 뚫은 코뚜레에 긴 줄인 고삐가 연결되어 삼촌은 그것을 느슨하게 붙잡았고, 소는 자유롭게 나아가며 풀을 뜯어 먹었다. 한참 후 삼촌이 급한 일이 생겨 잠깐 다녀오겠다며, 소의 고삐를 나에게 넘겨주면서 말하셨다. “소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잘 지켜야 해, 고삐만 꼭 잡고 있으면 괜찮을 거야, 할 수 있겠어?” “네, 할 수 있어요.”어디서 그런 용기가 생겼을까? 소가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조용히 있어
핑계 없는 무덤이 없듯 삶에 이야기가 없는 사람은 없다. 5살 여아가 혼자 고개를 떨군 채 땅을 쳐다보다 하늘을 올려보았다. 시선을 멀리 흘려보냈다. 의도하지 않은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렀다. 부모·형제와 헤어져 할머니 댁에서 살게 되었다. 왜 이곳에 남겨졌을까? 가난한 부모가 일해야 먹고 살기에 어린 딸을 시골 친정집에 맡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5살 아이의 이해를 바라기엔 무리한 요구였다.동네 할머니들과 할아버지들이 오시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어 칭찬을 받았다. 꼬마의 재롱에 주름진 할머니의 얼굴에 눈물 젖은 웃음꽃이 피어났다.
‘오늘은 무슨 일이 생길까? 사고 없고 고통 없는 하루가 될 수는 없을까?’ 호출을 알리는 Pager가 울려 응급실로 갔다.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관련 부서 스텝들이 20명 정도 모였다. 의료팀은 환자를 치료하고, 채플린은 환자나 환자 가족들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환자가 의식이 있을 때는 연락할 사람이 있는지 묻고, 보호자에게 전화를 걸어 환자와의 관계를 확인하고 환자가 병원 응급실에 있으니 와 달라고 한다. 환자가 의식이 없으면 환자의 소지품에서 신분을 밝혀줄 운전 면허증이나 핸드폰을 찾아 비상 연락을 취한다.“읍~~
41세에 초산인 산모 가족의 기도 요청이 있어 입원실에 방문했다. 임신 23주 정도 되었는데 태아의 크기가 작아 입원했다. 의사는 환자에게 “안정을 취하고, 출산해도 태아가 인큐베이터에 들어갈 수 있으니, 절대적으로 조심해야 한다”라고 말해서 불안하다고 했다. 이야기를 나누고 기도를 해주었다. 그 뒤 환자에게 더 필요한 것이 있냐고 물었을 때 없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환자가 원하면 핸드폰에 들어 있는 복음송을 들려주겠다고 말했다. 환자와 가족들은 좋다고 했고, 그들이 좋아할 만한 복음송을 들려주었다. 그들은 만족해했고, 고맙다는 말
채플린이 되는 인턴 과정을 “Clinical Pastoral Education(CPE)”이라고 한다. 인턴 과정은 3가지가 있다.첫째, 연장 수업(Extended Unit, Part-time)이다. 한 학기가 총 20주, 400시간이다. 일주일의 오리엔테이션 후 수업 100시간, 온콜 300시간을 실습한다. 한 학기 등록금은 400~500불로 병원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다. 봄에는 1월, 가을에는 8월에 주로 시작한다. 인턴은 3~8명 정도를 뽑는다.둘째, 집중 수업(Intensive, Full-time)이다. 11주 과정으로 월요일
(이전 호에 이어서) 병원 시스템과 채플린들의 역할 익히기, TB 테스트와 약물 검사, 뒷조사(Background Check Up)도 했다. 다행히 이 모든 비용을 ‘직원’이라는 이름으로 병원에서 지급했다. 그때 느낀 뿌듯함이라니... 오전에는 토론식 강의가 이어졌고, 오후에는 스텝 채플린들과의 회의(Huddle) 참가와 스텝 채플린을 섀도잉하고, 직접 환자를 만나고, 컴퓨터에 데이터를 입력하는 것을 스텝 채플린들로부터 섀도잉을 당했다. ‘수업은 잠깐이요, 실습은 영원하다.’ 내가 만든 채플린 명언이다. 문제는 오리엔테이션이 끝나는
채플린 인턴 합격의 소식을 듣고 삶을 다시 한번 재정비하였다. 체계적인 준비 과정의 시작이었다. 그때부터 군인 병원 방문과 호스피스 환자 방문 쉐도잉(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배우기)을 그만두었다. 인터넷을 통해 병원과 관련한 영상, CPE(Clinical Pastoral Education) 관련 강의, 아침 출근 준비와 퇴근 후 식사 준비하면서 유튜브에서 Ted Talks(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10분 정도 강연, 우리나라에는 ‘세바시 15분: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이 있다.) 강의를 들으며, 나의 뇌와 귀의 관심을 영어에 집중
1993년! 벌써 30년 전이다. 하나님의 발길에 차여, 뒤늦은 26살에 대학에 들어갔다. 오로지 상담가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서... 한신대에서 기독교 교육학을, 한신대 신학대학원에서 목회 상담을 전공했다. 왠지 2% 부족함을 느꼈다. 상담에 대한 실전 경험이 필요하다고 느껴 유학을 꿈꾸었다. 신학교 입학 후 10년 만에 목사 안수를 받았고, 유학을 꿈꾼 지 10년, 37살에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상담 임상 경험을 위해 온 미국 땅! 시카고신학대학원에서 석사와 목회 상담학 박사과정을 마쳤지만, 여전히 목말랐다. 상담의 실전 경험보다
로고스선교회 회장 박도원 목사는 지난 9월 18일, 서울시 성북구 정릉로에 위치한 정릉중앙교회를 방문하여 주일 2부 예배 말씀을 전했다.정릉중앙교회는 박도원 목사(당시 박도원 전도사)가 총회신학대학 재학 중 1967년 3월 19일에 개척한 교회(당시 광염교회)로 1970년 4월 19일 군목으로 입대하기 전까지 담임목사로 섬겼다.올해 창립 55주년을 맞이한 정릉중앙교회는 7개의 위원회(예배, 전도ㆍ선교, 재정, 봉사, 교육, 새가족, 관리)와 7명의 시무 장로가 있고, 국내 6개 교회 및 선교회와 3개 기관, 그리고 해외 7 지역의
신약 성경에서 빼놓아서는 안 되는 신학 사상은 바로 ‘의’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마태복음 6:33의 산상수훈을 통해서 먼저 구해야 할 것이 바로 이 ‘의’라고 하셨는데, 이 ‘의’사상은 바울 신학의 핵심 용어이기도 합니다. 의는 사전적으로 “인간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의’라는 개념은 혼자선 이룰 수 없고, 관계 안에서만 이룰 수 있는
12월 교회력 의의한 해의 마지막 달인 12월은 교회력으로는 첫 절기인 대림절 기간으로 성탄절 후 첫 주일까지 이어집니다. 대림절은 예수께서 성육신하여 오신 초림에 대해 감사하는 의미와 더불어, 다시 오실 재림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의 절기입니다. 성탄절은 부활절과 더불어 기독교에 있어 가장 큰 절기입니다. 성탄절은 단순히 아기 예수의 탄생만을 기념하는 절기
외모 지상주의!이 말은 아무래도 당분간 세상 속에서 활개칠 것 같습니다. 아름다워지기 위한 노력은 남녀노소와 시공을 초월한 인류의 가장 큰 욕망 중 하나인가 봅니다. 중국의 역사서는 가야인에 대한 아주 흥미로운 사실을 전하고 있습니다;‘아기가 태어나면 돌로 머리를 눌러 납작하게 했다. 지금도 진한 사람들은 모두 머리가 납작하다.’ 기록 속의 진한에는 김해
포스트 모더니즘에서 상대주의란 보통, 절대적으로 올바른 진리란 있을 수 없고 올바른 것은 그것을 정하는 기준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라는 주장, 인식, 가치 등을 말합니다. 이 정의는 사전적 설명이지만 어딘지 경직되어 있고 다소 어렵게 표현되어 있어, 이런 정의만으로는 상대주의를 이해하기 힘듭니다.한 가지 생각과 개념을 이해하려면, 문자적이고 사전적인, 1차적
기독교 내에서 타부(Taboo)시 하는 몇몇 용어들이 있습니다. 상대주의, 다양성 등이 대표적이죠. 이러한 용어들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먼저 알아두어야 할 개념이 있습니다. 현재를 포스트 모던한 시대라고들 이야기합니다. 이 아리송하면서도 애매한 용어인 포스트 모더니즘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물론 제한된 지면과 공간에서 이 용어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한다는
사람들 누구에게나 고정관념이 있게 마련입니다. 고정관념은 그냥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교육되고 학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한 사람의 가치판단의 기준이라는 것은 그 사람의 살아온 방식과 모든 경험을 반영합니다. 사회적 존재로서 한 개인의 존재는 사회라는 매트릭스를 기초로 배아되고 성장하는 것이기에, 사회를 지탱하고 유지해 주는 교육, 경제, 정치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