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수퍼맨이 돌아왔다' 중에서
웃고 살 수 있는 복된 삶, 웃음의 필요와 중요성에 대해서 말하면 잔소리가 될 정도로 당연한 이야기이다. 웃음으로 건강을 얻을 수 있음은 물론이요, 사람과의 관계에서 크게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요즈음 사람의 수명이 반세기 전보다 크게 늘어나서, 90세, 100세 되신 어르신을 뵙는 것이 어렵지 않다. 건강한 몸으로 장수할 수 있는 삶은 모두가 원하는 복된 삶이다. 그러기에 건강 이야기가 누구에게나 큰 관심이 아닐 수 없다. 문명의 기기들을 통해 하루에도 몇 번씩 받는 메일들도 건강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마음을 건강하게 하고 또 몸에도 크게 영향을 주는 웃음에 대한 이야기들도 자주 받는다. 그런가하면 실제로 웃음이 나오게 하는 유머들이 나를 웃게 만든다.

웃음이 헤픈 나는 우스운 말 하나로 하루를, 어쩔 땐 며칠을 두고 웃는다. 저녁을 먹은 후에 산책길에서 한바탕 크게 웃고 나면 이튿날 아침 혈당 수치가 믿을 수 없을 만큼 쑥 내려가기 일쑤여서 나야말로 웃음의 덕을 톡톡히 보고 사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또 어떠한가. 아무리 서먹한 사이일지라도 웃는 얼굴을 보면 금방 서먹함이 사라져 버린다.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도 미소를 만드는 얼굴은 분위기를 쉽게 바꾸어 버린다. 언어가 서로 달라도 환하게 웃는 표정의 사람에게는 편하게 다가갈 수 있다. 웃음은 호의를 표할 수 있는 가장 기본 되는 언어라는 말도 있다.

이렇듯 웃음은 많은 영역에서 좋은 역할을 하고 있다. 웃음이 그렇게 좋은 거라면 나도 누군가의 웃음거리가 되고 싶다. ‘누군가의 웃음거리’라는 말은 언뜻 바보나 어리석은 사람으로 들린다. 웃음거리는 온전하지 못한 인품의 사람이 만드는 행동이라는 관념이 지배적이기 때문인 듯하다.

음식거리는 음식의 재료요, 이야기거리는 이야기의 소재인 것처럼, 웃음거리란 웃음을 만들어내는 기초를 뜻한다.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재치있는 유머와 센스를 동원하여 좌중을 힘들이지 않고 웃길 수 있는 사람은 인기가 있다. 기발한 지혜를 발휘하여 많은 사람을 웃게 하는 일은 얼마나 통쾌한가.

그 웃음거리가 되기로 한 직업적인 코미디언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소재를 연구한다. 심지어 덜떨어진 어리석은 행동도 산뜻한 웃음을 위해서라면 서슴없이 하기도 한다.

내 주위엔 감사하게도 나를 웃게 하는 이들이 참 많다. 결혼 30년 뒤에야 앞치마 챙겨 입고 서툰 설거지를 하는 남편을 보면 웃음이 나온다. 아이들의 옛 사진도 작은 웃음을 짓게 한다. 노처녀 조카의 결혼 소식이 반가운 웃음을 입가에 달게 하고, 말 배우는 아이들의 서툰 말소리도 킬킬거리게 만든다.

멀리 떠난 친구가 산책을 하다가 새 소리를 같이 듣고 싶다고 녹음해 보냈을 때 흐뭇한 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다. 예쁜 꽃을 눌러 빛 바래기 전에 보낸다고 부쳐온 우선순위 우편물 속에 이미 색이 바래 버린 꽃잎을 보며 함빡 웃는다. 오빠의 소식이 궁금했는데 내 마음을 알았던지 찬송가가 은혜로워서 같이 듣고 싶다고 이메일에 첨부하여 보낸 파일을 열어 들으며 노랫소리 만큼이나 매끄러운 웃음을 만든다.

만나서 수다를 떤 후 헤어진 친구가 전화를 걸어와 혹 마음 상하지 않았는지 생각 없이 했던 언사를 용서해 달라고 사과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마음 상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일단 사과는 받기로 하면서도 섬세하고 자상한 그 마음 때문에 조심스런 웃음이 퍼져 나왔다. 100도가 넘는 여름날, 헉헉대면서 일하는데 안쓰러워하는 눈빛과 함께 더위를 잘 이기라고 말하는 손님으로 인해 땀이 흘러 벌개진 얼굴에 행복한 웃음을 만든다. 어둡고 어려운 길을 가고 있어 염려 되던 사람이 잘 견디고 있다는 연락이 오면 휴우 하고 안도의 숨이 곁들어진 작은 미소가 올라온다.

나에게는 웃음거리를 주는 사람이 참 많기도 하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하기만 하다. 그들로 인해 난 금방 행복한 사람이 되어버린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주었던 웃음거리를 들고 행복해 하다가 ‘다른 사람을 위하여 웃음거리가 되었던 적은 있었던가?’ 하는 양심의 질문을 받고 고개를 숙이고 만다. 과연 오늘도 얼굴을 대했던 많은 사람 중, 몇 사람이나 내가 표현했던 마음과 행동으로 인해 행복한 미소를 만들고 있을까? 진정한 행복이란 누군가에게 흐뭇한 웃음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삶이 아닐까?

당신을 떠올리니 입가에 평안한 미소가 살며시 올라온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마음 주며 사는 사람이 되면 더 행복해질 것 같다. 내 주위의 모든 이를 위하여 마음에서 피어나오는 웃음거리가 되리라고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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