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환들 중에는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서 감기로 오인하기 쉬운 질환들이 많다. A형 간염, 결핵, 폐렴, 대상포진, 치질, 백혈병 등이 그런 질환이다. 그러면 이들 질환들이 감기와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자.

주로 급성으로 나타나는 A형 간염은 다른 간염 질환과는 달리 음식이나 감염된 환자와의 접촉을 통해 전염되며, A형 간염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15~50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난다. 이 잠복 기간 동안이 전염력이 가장 강한 기간으로 본인의 감염 여부를 모르고 생활하다 다른 이에게 전파시킬 가능성이 가장 높다.

과거에 위생 상태가 나빴던 시기에는 A형 간염을 앓고 난 후 항체가 형성되어 A형 간염에 다시 걸리는 일이 없었다. 하지만 위생 상태가 좋아진 현대에는 항체가 거의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30세 이상인 경우에는 항체 확인 후에, 30세 미만인 경우에는 항체 검사 없이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A형 간염의 특징으로는 초기에 발열, 오한, 두통 등 감기, 몸살과 증상이 비슷하지만 콧물과 기침이 없고 , 피로가 심하고, 소변색이 짙어지는 경우에는 감기가 아닌 A형 간염으로 봐야 한다. A형 간염을 치료하지 않으면 합병증으로 황달이 생기거나 한 달 이상 입원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결핵, 폐렴 등 호흡기 질환도 감기와 증상이 유사하다. 기침과 미열과 같은 감기 증상과 함께 호흡 곤란, 가슴 통증 등을 동반하는 결핵, 폐렴, 천식 등 호흡기 질환도 주의가 필요하다. 알레르기 비염도 일교차가 크거나 먼지 등이 많을 때 콧물, 재채기가 나타나기 때문에 감기로 오인하기 쉽다. 폐렴은 고열, 기침, 가래, 오한, 가슴 통증 등의 증상을 보이는데, 적절히 치료하는 경우 1~2주안에 회복하기도 하지만 다른 동반 질환이 있거나 환자의 건강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치유 속도가 느린 편이다.

폐결핵은 기침, 가래, 피 섞인 가래, 호흡 곤란, 가슴 통증, 발열, 신경 과민, 전신 무력감 등을 보이며, 꾸준하고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하므로 치료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오한, 발열 증세로 시작해서 신경을 따라 통증이 생기는 대상포진도 초기에는 감기로 오인하기 쉬운 질환이다. 작은 물집과 통증이 생기기 약 4~5일 전부터 두통, 발열, 권태감과 함께 피부에 통증, 감각 이상이 나타난다.

대상포진은 수두에 걸렸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걸릴 확률이 있으며 언제 재활성화될지 예측하긴 어렵지만, 대개 체력과 면역력이 저하되고 바이러스가 활성화되면서 나타난다. 따라서 면역력이 저하되기 쉬운 노인, 암환자에게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피로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 감염된 경우에는 수두를 앓지 않은 영유아, 어린이에게 전염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들과 필수적으로 격리해야 한다.

염증성 질환으로 발한, 오한을 동반하는 치질도 감기로 오인될 수 있다. 치질은 항문 질환이기 때문에 으레 항문 쪽에만 증상이 나타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치질 질환 중 항문 주위에 반복해서 농양과 고름이 생기는 치루인 경우 염증성 질환으로 전신에 몸살처럼 미열과 욱신거리는 근육통, 오한 등이 먼저 나타날 수 있다.

치루의 대표적인 증상에는 항문 주위에 붓거나 딱딱해진 부위가 있거나, 통증이 있는 경우, 속옷에 고름이 묻어나는 경우, 외공 즉 구멍이 만져지거나 이 외공을 통해 고름, 가스, 분비물 등이 나오는 경우 등이 있다.

백혈병도 감기와 증상이 유사하다. 백혈병은 비정상적인 백혈구가 과도하게 증식해 면역력이 떨어지고, 각종 세균 감염에 무방비 상태가 된다. 고열, 피로 등 초기에 감기 증상과 비슷해 병이 상당히 경과한 후에야 진단을 받기도 한다.

백혈병의 주 증상으로는 전신 피로감, 혈소판 기능 이상으로 인한 잦은 출혈, 관절통, 체중 감소 등을 들 수 있다. 코피가 자주 나거나 1시간 이상 지혈되지 않고, 고열이 있으면서 해열제나 항생제가 잘 듣지 않는 경우, 목이나 복부에서 덩어리가 만져지는 경우에는 백혈병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감기는 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는 다른 질환을 의심하고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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