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 방송의 교육 채널 “Knowledge”에서 한때 영국 특수부대 SAS의 활동상을 TV쇼로 제작 방영한 적이 있습니다. 영국 특수부대 SAS(Special Air Service)는 1941년에 창설된,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최정예 특수부대로 세계 여러 나라들의 특수부대의 모델이 되기도 합니다.

BBC 방송은 SAS 출신의 전문 교관들과 함께 영국 전역에서 SAS를 체험하기 위해 자원한 수천 명 중에서 최종 24명을 선발하여 16일간 동남아시아 보르네오에 있는 정글과 아프리카 남미비아의 사막에서 SAS 특수부대의 실상을 그대로 체험토록 했습니다.

민간인 출신인 지원자들 중에는 철인3종 경기 선수, 권투 선수 출신의 소방관, 교사, 컴퓨터 프로그래머, 엔지니어 등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들은 공통적으로 자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체력과 정신력을 지닌 사람이라고 자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자부심과 의지는 입소 첫날부터 여지없이 망가지기 시작합니다. 체험 기간 중반을 넘어서면 절반 이상이 탈락하고,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는 사람은 겨우 4명에 불과합니다. 이들 24명은 16일 동안 외부와는 연락이 완전히 차단된 채 SAS 특수부대의 전술과 훈련을 습득하는데, 체력, 정신력, 지도력, 협동심을 테스트 받고, 매일 자신들의 한계 상황에 직면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이 자원 퇴소하거나 의사(Medical Doctor) 소견 부적격 판정을 받아 탈락합니다. 이 체험을 통해 24명 전원이 일관되게 고백하는 결론은 “나는 아무것도 아니구나! 내가 이렇게 약한 존재구나!”라는 것입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다양한 경험들을 합니다. 그 다양한 경험들을 통해 다양한 교훈들을 개인별로 깨닫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여전히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정말 보잘 것 없는 존재라는 것을 일찍이 터득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태로 지내기도 합니다.

그런데 성경적인 관점에서 볼 때, “나는 이 세상에서 아무것도 아닌 존재구나”라는 사실을 빨리 깨닫는 사람일수록 하나님이 주시는 영적인 비밀들을 빨리 알아가고 체험합니다. 자신이 여전히 최고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하나님이 들어설 자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그 사람에게 채워지거나 하나님께서 그 사람을 통해서 일하기를 원하실 때에는 반드시 그에게서 최고라는 인식을 깨뜨리십니다. 아브라함, 야곱, 요셉, 모세가 그랬고, 다윗, 사도 바울, 예수님의 12제자들, 성경의 모든 인물들이 그런 과정을 거쳤습니다.

성경은 우리를 “그릇”이라고 칭합니다 : “이 그릇은 우리니 곧 유대인 중에서뿐 아니라 이방인 중에서도 부르신 자니라”(롬 9:24). 그릇은 “뭔가”를 담는 용기입니다. 그 “뭔가”를 담기 위해서는 그릇이 비워져야 합니다. 다른 것으로 채워져 있으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담을 수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릇은 깨끗해야 합니다. 더러우면 담을 내용이 더럽혀지므로 그 그릇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큰 집에는 금 그릇과 은 그릇뿐 아니라 나무 그릇과 질그릇도 있어 귀하게 쓰는 것도 있고 천하게 쓰는 것도 있나니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런 것에서 자기를 깨끗하게 하면 귀히 쓰는 그릇이 되어 거룩하고 주인의 쓰심에 합당하며 모든 선한 일에 준비함이 되리라”(딤후 2:20-21).

그런데 우리가 굳이 큰 그릇일 필요는 없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많이 담기를 원하시는 것이 아니라, 보화를 담기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 보배를 질그릇에 가졌으니 이는 심히 큰 능력은 하나님께 있고 우리에게 있지 아니함을 알게 하려 함이라”(고후 4:7).

이 글을 읽으시는 당신은 어떤 그릇입니까? 이미 다른 어떤 것으로 가득 채워진 그릇입니까? 그래서 스스로를 최고라고 여기는 그릇입니까? 아니면 사용하기 주저되는 더러운 그릇입니까? 그게 아니라면 하나님께서 사용하시기에 잘 준비된 깨끗한 그릇입니까?

하나님이 찾으시는 그릇은 큰 그릇도, 다른 것으로 채워진 그릇도, 더러운 그릇도 아닌, 오직 깨끗한 그릇입니다. 하나님은 오직 그 깨끗한 그릇 안에 “참 보배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담기 원하십니다. 예수님 오시는 그날까지, 오직 깨끗한 그릇이 되어, 하나님께서 사용하시기에 합당한 모든 분들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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