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예수님을 믿고 살면서 기도 응답을 많이 받았다. 그 중의 하나가 아들의 신부감, 우리 며느리를 위한 기도 응답이다. 주변의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자녀들 나이가 꽤 많이 됐는데도 결혼을 못해서 안타까워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그런데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 아들이 적당한 때에 좋은 규수를 만나서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고, 자녀들을 낳아서 키우며 같이 하나님을 섬기고 있어서 너무나 감사한 일이다.

나 자신도 태어나지 못할 뻔했지만 우리 아들도 태어나지 못할 뻔했다. 임신 3개월째 맹장 수술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 당시 내가 만난 여러 의사들은 전부 "젊은데 무슨 걱정이냐. 임신 중절 후에 맹장 수술하면 태중의 아이가 비정상아로 태어날 염려도 없다."면서 수술 전에 임신중절을 먼저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 잠언 3장 5-6절의 "너는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의지하고 네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는 말씀에 의지하여 하나님께 다 맡기고 임신한 상태에서 맹장 수술을 받았다. 기도하면서도 염려했지만, 아들이 정상적으로 태어났고, 무럭무럭 잘 자라는 것을 보면서 항상 하나님께 감사했다.

어렸을 때부터 영리하고 말도 잘 배우고, 학교 다니면서 공부도 잘해서, 의사들의 말을 듣고 아이를 지우고 맹장 수술을 했더라면 정말 큰일날 뻔했다고 생각하였다. 그때 우리의 믿음은 지금보다 더 연약했지만, 그래도 믿음으로 결정하고 하나님께 다 맡긴 것을 귀하게 보셔서 축복해 주신 것으로 믿고 간증하며 살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아들을 위해서 여러 가지를 구체적으로 기도하였는데 그 중의 하나가 아들의 미래의 배우자를 위한 기도였다. 아들이 사춘기 때에는 이 세상의 죄악에 물들지 않고 순결한 삶을 살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주로 가정예배 시간에 같이 기도했는데, 아들의 미래의 신부감도 사춘기 때 죄악에 물들지 않고 하나님의 딸로 잘 자라게 해달라고 기도할 때면 아들은 가끔 킥킥거리며 웃기도 했지만, 그런 모든 기도들은 하나님 안에서 간절한 우리의 기대이며 바람이었다.

아들이 대학에 다닐 때 LA에서 KCCC와 함께 단기 선교를 가게 되었다. 한국에 가서 KCCC 여름 수련회에 참석하고, 거지 전도를 한 후, 카자흐스탄으로 선교 가는 한 달 정도의 긴 여정이었다. 우리는 아들을 보내놓고 매일 아들과 그 팀들을 위해서, 그들의 사역을 위해서 기도하였다. 그 중에서도 나는 혼자서 CCC국제 본부의 넓은 뜰을 걸으면서 ‘하나님, 이번 단기 선교팀에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우리 아들의 신부감이 있으면, 두 사람이 눈을 떠서 서로를 보게 하시고, 관심을 갖게 하시며, 좋은 교제를 하게 하소서.’ 라고 기도했다.

아들은 파사데나에 살면서 다른 학생과 함께 LA의 한인 교회를 다니고 있었다. 그때는 자동차도 없어서 그 한인교회에서 누군가가 데리러 와야만 교회에 갈 수 있는 형편이었는데, 대학부 몇 명의 학생들이 편도 45분 이상 걸리는 칼텍까지 와서 아들을 데려가고 데려다 주었다고 한다. 그때 처음 라이드를 온 학생이 UCLA에 다니는 여학생이었는데, 그로부터 몇년 후 여름에 그 여학생이 아들과 함께 단기 선교를 떠났다. 또한 KCCC의 LA 지역 찬양팀에서 아들이 기타를 치며 찬양 인도를 할 때 그 여학생이 반주를 해서 서로 잘 아는 사이였다.

그런데 정말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3~4년 정도 알고 지냈지만 서로에게 아무 관심이 없었단다. 그런데 단기선교를 다녀온 뒤 서로에게 관심이 생겨서 데이트를 시작한 것이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크고 작은 기도들에 다 응답하시는 신실하신 하나님이시다.

알고 보니 그녀도 목사님의 딸이었다. 미래의 며느리감을 위해 기도할 때 무엇보다도 믿음이 확실한 사람, 신앙 좋은 부모님 밑에서 자란 사람, 건강하고 , 남편 잘 돕고, 시부모님도 잘 섬길 줄 아는 사람, 지혜롭고 똑똑한 사람을 보내 달라고 기도했다. 아들 희보가 혼자 자랐기 때문에 형제자매가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고 기도했는데, 조목 조목 거의 다 응답을 받았다. 너무나 감사한 일이다. 지금은 선물로 받은 손녀, 손자 때문에 우리는 더 행복한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었다.

우리 부부가 결혼 30주년을 맞이했을 때, 며느리가 LA에서 그랜트캐년을 다녀오는 여행 패키지를 선물로 준비해 줘서 며칠 동안 좋은 여행을 했다. 덕분에 준비해간 전도지와 예수 영화들을 같이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몇 사람에게는 복음을 구체적으로 전하는 기회도 있어서 더 감사했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도할 수 있어서 좋았다.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며느리의 마음이 커서 칭찬하고 싶다. 시어머니께서 LA에 사시다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는데, 생전에 너무 멀리 살아서 자주 찾아 뵙지 못해, 전화로 ‘할머니가 곰탕을 좋아하신다'는 말을 아들에게 남겼더니, 며느리는 임신 중에, 풀타임으로 일하고, 교회 반주하는 바쁜 와중에도 곰탕을 집에서 몇시간씩 끓여서 대접하였다. 본인이 못 만들 때는 LA 유명한 가마솥 설렁탕을 준비하여 할머니가 드시도록 하였다.

더욱이 내 마음을 기쁘게 한 것은, 동서가 암으로 수년 동안 투병할 때, 며느리가 전화도 해주고, 기도도 해주고, 특히  조카들(희보 사촌들)에게 잘해 줘서 너무나 기쁘고 감사했다.  엄마가 아프니까 명절 때도 특별음식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안 며느리가 조카들을 초청하여 음식을 대접하고 같이 시간을 보냈다. 그런 일들이 우리를 아주 기쁘게 해줘서, 하나님께 감사 또 감사드릴 뿐이다. 그밖에도 칭찬하고 싶은 일들이 많지만 지면관계상 생략하는 것이 아쉽다.

"집과 재물은 조상에게서 상속하거니와 슬기로운 아내는 여호와께로서 말미암느니라"(잠언 19:14).

저작권자 © 크리스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