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약 중간사에 대한 세미나 4주에 걸쳐 개최

                                                                               박정수 교수
시카고 약속의 교회(담임 박영호 목사)에서 신약성경의 배경을 쉽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신구약 중간사에 대한 세미나를 지난 9월 26일(금)부터 4주간에 걸쳐 매주 금요일 저녁 8시에 개최한다. 9월 26일에 열린 첫번째 강의에서 박정수 교수(성결대학교 신약학)는 ‘이스라엘의 회복과 고대 유대교의 형성’이라는 주제로 바벨론 포로로 잡혀갔던 유대인들의 귀환과 제2성전 건축이 갖는 세계사적 의미와 신앙적 의미를 밝혔다. 아래 글은 전체 세미나의 서론에 해당하는 박 교수의 강의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구약과 신약의 가교
박 교수는 신구약 중간사가 지니는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 “신구약 중간사는 구약과 신약을 이어 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신구약 중간사를 알면 신약과 구약을 연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신약의 빛에서 구약을 읽을 수 있다. 따라서 학문적으로도 신구약 중간사는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영을 흔들어 깨우는 하나님
이어서 에스라서 1장 1-6절과 느헤미야 1장 1-4절을 본문으로 강의를 전개했다. 박 교수는 에스라 1장 1-6절에 대해 “페르시아 제국의 시조 고레스 왕이 바벨론 포로로 잡혀갔던 유대인들의 귀환과 성전 건축을 명령한 칙령(B.C. 538년)을 기록한 것이다. 이 사건은 신앙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특히 ‘하나님께서 영을 흔들어 깨운 모든 자들이 함께 일어났다(5절)’라는 말씀에 주목해야 한다.”며, “미국에 사는 이민자들에게 갑자기 하나님이 모든 것을 정리해서 조국으로 돌아가 하나님이 명령하는 일을 하라고 말씀하실 때 순종하겠는가?”라고 도전했다.

느헤미야 1장 1-4절에 대해 박 교수는 “느헤미야서는 성전이 재건되고 불과 20-30년 후에 예루살렘 성의 재건을 위해 하나님이 느헤미야를 부르시는 장면이다.”라고 설명하고, “삶에는 변화의 계기들이 있다. 이 계기를 통해서 생각이 바뀌고 삶이 변한다. 에스라와 느헤미야처럼 하나님이 영을 흔들어 깨운 자들에게 놀라운 삶의 변화가 일어났다. 여러분에게는 어떤 변화의 계기가 있었는가?”라고 질문했다.

박 교수는 개인의 신앙과 하나님의 역사의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지금 우리 신앙이 나 자신, 가족, 친지에 대한 관심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세상과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관심은 결여되어 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최우선으로 기도했던 선조들의 신앙을 우리는 잃어버렸다. 나라와 민족과 교회를 위해 기도하던 신앙을 회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민족과 역사와 교회에 대한 책임 의식이 있는 신앙을 상실하고 개인 구원과 개인주의에 함몰된 신앙이 만연해 있다고 지적하고,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신앙 고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사를 주관하는 하나님
박 교수는 거대한 역사를 주관하시고 섭리하시는 하나님을 이해하기 위해 신구약 중간사를 연구해야 한다고 말하고, 페르시아 제국 시대에 만들어진 것이 고대 유대교라고 정의했다. 페르시아 시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료들로 다니엘서 부록, 벨과 뱀, 수산나, 토비트서, 예레미야 서신 등의 외경과 위경들이 있다고 박 교수는 소개했다. 또한 페르시아는 북아프리카, 중동, 소아시아, 북인도에 이르는 대제국으로 역사상 최초의 다문화적 제국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바벨론 제국을 비롯한 이전의 제국들은 다른 종교와 다른 문화를 허용하지 않고 종교와 문화를 말살하는 정책을 펼친 데 반해, 페르시아 제국은 다른 언어, 다른 종교, 다른 문화를 허용하는 관용 정책을 펼쳤다.”면서, 이 관용 정책 덕분에 유대인들이 귀환해서 성전을 건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고레스 왕이 유대인들의 귀환을 허용한 직접적인 이유에 대해 “고레스 왕은 당시 이집트 제국에 대한 방어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이집트 제국의 접경지대에 있던 팔레스타인 땅에 유대인들이 귀환해서 유대 종교와 유대 공동체를 재건하도록 명령했다”라고 지적했다.

역사와 신앙
박교수는 신앙과 역사의 관계에 대해 “역사는 객관적인 의미를 지니고, 신앙은 주관적인 의미를 지닌다. 그런데 페르시아 제국의 등장과 유대인들의 귀환이라는 세계사적인 사건에는 객관적인 이유와 의미가 있지만, 이 사건에 대해 성경은 ‘하나님께서 고레스 왕을 사용해 포로되었던 그 백성의 귀환과 이스라엘의 회복을 이루셨다’라고 분명한 신앙적인 의미를 부여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박 교수는 “이 역사와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한 사람은 수많은 유대인들 중에 4만여 명에 불과했다. 역사를 살펴 보면 하나님의 부르심에 신앙으로 응답하는 사람은 항상 소수였다.”라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하나님의 약속과 언약이 있을지라도 그 백성들이 기도하고 헌신해야 그 약속이 이루어진다고 말하고, 에스라와 느헤미야와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한 백성들 때문에 이스라엘이 회복되었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의 회복과 고대 유대교의 형성
이스라엘의 회복에 대해 박 교수는 “이스라엘의 회복에는 몸에 해당하는 성전의 회복뿐 아니라, 정신의 회복, 즉 말씀의 회복도 포함된다. 에스라는 말씀(토라)의 회복을 이룩한 종교적 지도자였다. 반면 느헤미야는 성벽을 재건하고, 페르시아 제국 속주로서의 시스템을 구축한 정치적 지도자였다.”라고 설명했다. 박교수는 “이스라엘의 회복이 페르시아 제국의 건설이라는 세계사적인 사건을 통해서 성취되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성경은 이 사건을 통해 하나님이 이스라엘 민족의 하나님일 뿐 아니라, 세계사의 주인이시며 만왕의 왕이시라고 선포하고 있다.”며 “우리의 신앙도 나, 가족, 치유, 회복, 축복을 고집하는 개인 신앙, 내면적 종교, 심리적 종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역사를 움직이시고 세계를 통치하시는 하나님을 인식하고 고백해야 한다. 그리고 역사의 부름과 하나님의 부르심에 믿음으로 응답하는 참된 하나님의 백성이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박 교수는 “디아스포라 유대인의 귀환이 단순히 고레스 왕의 칙령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포로들이 끊임없이 귀환을 요청하고 기도했기 때문에 이루어졌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라면서, 이스라엘 회복의 결과로 고대 유대교(토라, 성전, 제사장)가 형성되었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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