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포교회에 한동안 중대장 목사, 연대장 목사란 말이 유행했다. 신자 수가 200명 넘으면 중대장 목사이고 2천 명을 넘어가면 연대장 목사가 된다. 물론 중대장 교회보다 작으면 소대장 목사이고, 더 크면 대대장 목사가 된다. 그런 셈법이라면 여단장 목사나 사단장 목사는 아직 없는 셈이다.

“신자 수가 얼마나 됩니까?”

초대형 교회 목사는 이런 질문을 누군가 해주기를 고대한다. 중형교회 목사들은 기분은 나쁘지만 상처를 입지는 않는다. 그러나 소형교회 목사들에게는 손끝을 찌르는 가시와 같다.

그럴 때에 신자 수를 정직하게 말하는 목사가 있다면 하늘로부터 큰 박수를 받으리라. 하지만 박수보다는 회초리를 맞아야 할 이들이 훨씬 많다는 걸 누구나 다 안다. 교회 주보에 적힌 통계 숫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정직한 숫자이고 또 하나는 ‘뻥튀기’ 숫자 아닌가. 곧 헌금 통계는 사실 그대로이지만 인원 통계는 많이많이 부풀려 적는다. 그런 점에서 목사들은 누구나 거짓말쟁이를 면할 수 없다. 한국의 어떤 초대형 교회 담임목사는 ‘믿음의 숫자’라는 궁색한 말을 쓰기도 했다던가. 믿음까지 가짜로 만드는 셈이다.

교회라면 신자가 최소한 몇이나 되어야 할까? 성경을 연구해 보면 적어도 2명은 있어야 교회가 성립된다. “두 사람이 땅에서 합심하여 무엇이든지 구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들을 위하여 이루게 하시리라”(마 18:19). 교회의 머리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두 사람의 기도 공동체가 곧 교회임을 명확하게 선언하셨다. 그리고 최초의 교회는 타락하기 전의 아담과 하와 부부였다는 뜻도 된다. 이런 사실은,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마 18:20)는 말씀에서 재확인되고 있다. 노아의 방주교회에는 신자가 8명이었고, 예수님의 제자교회는 11명(배신자 유다 제외)이었다.

그렇다고 ‘작은 교회가 진짜’라는 예찬론에 박수를 보낼 일만은 아니다. 설혹 큰 교회에 큰 문제들이 많다고 해도 큰 교회 박살내라며 아우성을 쳐서는 안 된다. 사도행전 교회들은 분대 교회도 있고 사단 교회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이상적 교회의 표준이 있다. 진짜냐, 가짜냐 바로 그것이다. 단 두 사람이 모인다 해도 진짜이기만 하면 일만 명이 모이는 짝퉁 교회에 비길 바가 아니다. 작은 능력을 가지고도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굳게 지킨 빌라델비아 교회(계 3:8)가 대표적 사례 아닐까.

개인적 차원에서 그 사람이 구원받은 진짜 신자냐 아니냐를 구별하는 표준은 ‘하나님의 형상’이 회복되었느냐의 여부에 달렸다. 똑같은 원리로 참 교회냐 아니냐를 구별하는 표준은 곧 ‘하나님 나라의 형상’ 곧 하나님의 통치를 받느냐 아니냐에 걸려 있다.

그런데 요즈음의 교회들을 살펴보면 다른 것은 모두 하나님의 통치를 받는데 단 한 가지만 예외가 있다. 교회 재정만은 사탄이 움켜 쥐고 있지 않은가. 가룟 사람 유다를 통치했던 바로 그 사탄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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