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칭 구원파라고 불리는 종교 집단은 구원에 대한 기성교회들의 우유부단한 신앙에 도전하며, 1962년에 권신찬 목사와 그의 사위인 세모그룹 유병언 전 회장이 세웠다.

그 후 교세가 확장되면서 신도는 약 2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이에 따른 재정도 늘어나 일반 사업체에 손대기 시작하면서 엄청난 자산을 확보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자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자산이 알려진 것만 5천억 원이 넘는다고 한다. 조선과 해운, 건강식품과 자동차 부품 제조 등 13개의 계열사와 수천억 원대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유 씨 일가는 사업과 종교를 동일시하는 교리로 영역을 넓혀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이 엄청난 재산의 소유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관리했느냐에 있는 것이 아닐까? 물론 부정한 방법의 재산 축적을 고무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누구에게든 기회가 주어진다면 유병언 일가에 못지 않은 재산을 소유할 수도 있으며, 그보다 더 많은 재산을 소유한 사람들도 얼마든지 많이 있다.

유병언 일가는 재산의 참 소유주가 누구인지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더구나 그들은 교회를 방편으로 삼아 돈을 모으기 시작했고, 이 돈을 하나님께 바친다는 명분하에 점점 그 액수가 커졌을 것이다. 그것이 밑받침이 되어 이런 저런 사업에 착수하게 되었고, 그러한 사업들로 엄청난 재산을 소유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유병언 일가는 그렇게 모은 재산을 개인 소유로 착각하고 탕진했음이 사실이다. 이들이 취미로 사들인 물건들을 보더라도 그렇다.

우선 자동차만 하더라도 한 대에 5억 4천만 원(벤틀리 아나지)을 호가하며, 게다가 한 대도 아닌 1억 4천만 원 상당의 벤츠 G500, 1억 원 상당의 디스커버리, 2억 4천만 원 상당의 레인지로버, 2억 8천만 원 상당의 플라잉스퍼 등 일반인들은 이름도 들어 보지 못하고, 모양도 본 적이 없는 최고급 승용차들을 소유하고 있었다. 현재 검찰이 확보한 유 전회장 일가의 차량은 시가로 13억5천만 원 상당에 이른다고 한다.

이 외에도 각종 미술품을 비롯하여 고가의 골동품, 명품 시계 등등은 종교적 공공 사업이 아닌 개인 취미를 위한 소유물에 불과하다. 결국 참 소유주가 누구인가에 대한 망각으로 인해 모든 재산이 자신의 소유인양 그 소중한 자산을 욕구 충족과 개인 취미 활동을 위해 소모했던 것이다.

따라서 이들이 남긴 교훈이 적지 않다. 욥이 말한 대로 적신으로 태어난 인생(욥 1:21)은 자신의 육체까지 포함해서 단 한 가지도 제 소유라고 할 만한 것이 아무 것도 없음을 이들을 통해서 새삼 실감한다. 자신들의 소유로 여겼던 그 엄청난 재산이 순식간에 물거품처럼 사라지게 되었으니 말이다. 또한 자신들의 몸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구속의 몸이 되었으니, 그야말로 아무 것도 자신의 소유가 아님을 이들은 실감하고 있을 것이다.

재산의 참 소유주가 누구인지를 인식하지 못할 때 겪는 비극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된다. 엘리 제사장의 두 아들 흡니와 비느하스가 주어진 자산의 관리 소홀로 저주를 받았던 사실과 이스라엘 제사장들의 비리와 만행으로 망국을 가져왔던 비극은 모두가 익히 아는 바이다(삼상 2:34).

우리는 이들이 남긴 교훈을 결코 소홀히 여기지 않는다. 이들이 모은 것에 비할 수는 없지만 날이 갈수록 기독의료상조회의 재정 규모가 커지고 있기에, 결코 사람의 소유가 아니라 우리를 키우시고 인도하신 하나님의 소유라는 생각을 잠시라도 잊지 아니하려고 마음에 채찍을 가하고 있다. 동시에 우리에게 주신 초심인 “우리가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은 즉 족한 줄로 알 것이니라”(딤전 6:8)는 교훈을 되새기면서, 마음을 낮추고 세척하여 맡기신 주님의 자산을 끝까지 잘 관리하는 선한 청지기가 되기를 소원하고 있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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