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주제로 한국어 실력을 보여 주고 있는 여학생 아씰

한국어 말하기 대회가 10월 28일, 요르단 대학교에서 열려 화제가 되었다. 이 행사는 주 요르단 한국대사관 주최, 코이카 주관, 국제교류재단의 후원으로 이루어졌는데 예선 참가자 21명중 본선에 오른 14명의 아랍 학생들이 한국어 실력을 겨루었다.

'나와 한국' 또는 '가족'이란 주제로 열린 이번 대회에는 300여 명의 관중이 참석했다. 개회사에서 최홍기 주 요르단 한국대사는, “오늘 열리는 한국어 말하기 대회가 앞으로 한국과 요르단의 양국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길 소원한다”고 전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요르단대학교 한국어학과 서하석 주임교수는, “발음, 어휘, 문장 구성력, 유창성, 내용” 등이 심사기준이라고 참가자들에게 알려 주었다. 이 행사를 주관한 코이카(소장:한영태)는 그동안 3명의 한국어 선생을 요르단 대학에 파견해 한글 보급에 앞장서 왔으며, 대회 진행은 물론 부채춤 및 사물놀이 축하 공연 등을 선보여 행사를 더욱 빛나게 했다.

말하기 대회에 출전한 14명의 아랍 학생들은 한국어 전공자(9명)와 비전공자 (5명)로 구성되었는데, 모두 월등한 한국어를 구사하여 심사위원을 포함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여학생 알라는 '슈크란'(아랍어)이라고 말하는 것보다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더 편하다고 말했다. 남학생 사이프는  표준어보다 부산 사투리가 너무 좋다며, “밥 묵었나?” 라고 사투리를 쓰기도 했는데, 마지막 인사에서도 “끝까지 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데이!” 라는 부산 사투리를 써서 한국인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한국 속담을 좋아한다는 씨미야라는 여학생은, “개나 소나 잘한다”, “불난 집에 부채질 한다” 등의 속담을 소개하다가 대한민국을 가고 싶어 하는 자신을 만류한 부모님이 결국은 허락했다면서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란 속담에 빗대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경쟁자들 중 코이카 장학생으로 선발돼 한국을 방문했던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국의 지하철, 찜질방, 노래방이 이색적이고 좋았다며 요르단에도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연거푸 표현했다.

이번 대회에서 아랍 학생들은 한국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마음껏 토해냈다. 한국의 언어, 음식, 문화, 노래, 드라마 등과 사랑에 빠진 아랍 학생들이 가까운 미래에 한국과 요르단을 이어 주는 중요한 인재들이 될 것이다.

이란, 이집트 등 여타 중동 국가들과는 달리 그동안 한류 열기가 비교적 높지 않았던 요르단에도 지난 9월 K-POP 경연대회와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국 문화 주간 행사들(한국어 말하기 대회, 한국 영화제, 한복 패션쇼)이 연이어 소개돼 한국 문화가 요르단 아랍인들에게 사랑받으며 더 깊숙히 뿌리내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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