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항공청, 상업용 드론을 위한 가이드라인 발표해

미국이 군사용 드론(drone, unmanned aerial vehicle, 무인비행기)의 해외 판매를 허용하고 연방항공청(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이 상업용 드론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요즘 신문은 연일 드론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파리에선 정체불명의 드론이 등장해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만들었는데, 알자지라 방송 기자가 띄운 것으로 밝혀졌으며, 기자들은 체포되었다.

        FAA 로고
미 연방항공청은 상업용 무인비행기(드론)의 도입을 허용하는 가이드라인, 규제를 대폭 완화한 개정안을 2월 중순에 발표했다. 드론 조종사는 연방항공청이 실시하는 필기시험에 통과해야 하고, 드론의 무게는 55파운드 미만이어야 하며, 낮에, 가시거리 내에서, 비행고도 500피트 이하에서 조종해야 한다. 이 개정안은 내년 말쯤에 확정될 예정이다. 한편 1월 26일 새벽, 취미로 날린 소형 드론이 조종 실수로 백악관 건물을 들이받고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나면서 드론에 대한 규제 강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현재 연방항공청이 상업적 사용을 승인한 업체는 24개에 이른다.

지난 해 하반기 6개월 동안 항공 관제사나 여객기 조종사가 무인기를 발견하고 신고한 경우는 193건에 달한다고 미 연방항공청이 발표한 바 있다. 대부분은 그냥 신고였지만 드론 때문에 운항 코스를 바꾼 경우도 있다고 했다.

3월 1일 시카고 트리뷴은 주말 판에 드론에 관한 상식과 에피소드들을 게재했다. 오랫동안 ‘드론’이란 단어는 여왕벌과 교미하는 수펄을 지칭했다. 드론은 일벌이 아니라는 이유로 게으른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했다. 그리고 벌의 윙윙대는 소리 때문인지 단조로운 말투의 동의어이기도 했다. 역사적인 어원도 있다. 1930년대에 영국은 미군에게 여왕벌이라 명명한, 대공 군사훈련용 원격조종 무인기를 선보였다. 이에 미국은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수펄(드론)’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가자 지구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스라엘의 드론을 ‘zenana’라고 부른다. 소음을 의미하지만, 이집트 부근에선 ‘잔소리하는 아내’를 가리키는 속어이기도 하다.

시카고 트리뷴은 이런 에피소드들을 소개했다.

* 영국 배우 레지날드 데니는 라디오플레인을 창업하고 제2차세계대전 중 군사훈련을 위한 대공포사격용 무인표적기 ‘데니 드론’을 만들었다.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공장에는 노마 진 도거티라는 여성이 입사해 드론 동체 덮개에 광택제를 분사하는 일을 했는데, 훗날 마릴린 먼로로 개명하고 유명 배우가 되었다.

 
* 인간이 드론에게 처음 항복한 사례는 1991년 2월 페르시아 만에서 일어난 걸프전 당시에 쿠웨이트의 파일라카 섬에서 파이오니어 드론을 향해 이라크 군인들이 백기를 휘날린 일이다.

* 세르비아계 미국인 니콜라 테슬라는 1세기 전에 드론을 발명했다. 1898년, 뉴욕의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수조에 띄운 배를 조종하는 데 테슬라는 전파를 이용했다. 테슬라는 무인어뢰정의 아이디어를 미 해군에 제안했지만, 해군은 비실용적이라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 마르타 스튜어트는 드론의 열광적인 팬이었다. 2014년 7월, 타임에 기고한 칼럼에 “생일 선물로 드론을 받았으며, 금세 그것에 매료되었다”고 그녀는 기록했다. 항공 사진을 사랑한 그녀는 해변의 그녀 자신, 뉴욕 베드포드의 153에이커 농장, 말 타는 그녀 자신, 온실과 정원 사진을 찍었다.

* 브렌톤 리 도일은 지난 해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 비숍빌에 있는 리 교정시설에 드론을 이용해 휴대전화, 담배, 마리화나를 밀반입하려다가 들통이 났으며, 올해 1월에 15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 베트남전 기간 중에 Lightning Bug로 알려진 미국의 드론들은 정찰, 전파 방해, 유인, 전단 살포 등에 사용되었다. 또한 지대공 미사일(SAM) 탐지기인 ‘SAM sniffer’를 장착했다. 그 중 한 대가 공격당하기 전에 미사일 신호를 감지해 기지로 보냈으며, 미군은 SAM의 신호가 가까이 느껴질 때 전투기 조종사에게 경고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 지난해 4월, 호주의 제랄톤에서 열린 철인 3종 경기에 참가한 라이자 옥덴은 드론에 머리를 부딪쳐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조종사는 드론을 보고 놀라서 넘어진 것이라 주장했지만, 옥덴은 드론이 그녀의 머리를 쳤으며 앰뷸런스 구급대원들이 그녀의 머리에서 프로펠러 조각을 제거했다고 말했다. 어쨌거나 그 드론 조종사는 벌금형을 받았다.

드론을 탐내는 사람들이 많다. 남아공에서 동물보호운동을 하는 이들은 코뿔소 밀렵꾼을 추격하기 위해, 싱가포르의 식당 주인들은 음료를 운반하기 위해 드론을 이용하고 싶어한다. 기업가들은 대규모 건설 현장 감독, 작황 점검, 광산 지도 작성, 마천루와 타워 점검 등에 이용하고 싶어한다. 벨기에의 한 대학원생은 제세동기를 탑재한 ‘앰뷸런스 드론’ 개발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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