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순 지음 / 센추리원 펴냄

 
부제는 '상처받지 않고 사람을 움직이는 관계의 심리학'인가? 이 문장 말고도 표지에는  '어설프게 개입하지 마라, 깊게 파고들지 마라, 본심에 귀 기울여라'라고 쓰여 있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이렇게 책을 요약 소개한다.

"인간관계에 대한 우리의 욕구는 늘 두 얼굴을 갖고 있다. '할 수만 있다면' 마음 가는 대로 자유롭게 말하고 행동하고 싶다는 욕구와 '그럴 수 없음'을 알기에 조심하고 신중해야 한다고 자신을 억누르고자 하는 욕구가 그것이다. 이 두 가지는 늘 부딪치면서 갈등을 빚는다. 그리고 결국 대부분의 사람들이 후자로 기운다. 남들에게 괜찮은 사람으로 인정받으려면 그렇게 하는 수밖에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자기 생각을 말하고 싶은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를 주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거부당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고 보면 상대방도 나와 똑같은 생각으로 고민하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해결책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내 편에서 먼저 상처받고 거부당하는 두려움을 내려놓아 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린 먼저 자기 자신과 화해하고 잘 지내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린 스스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인 경우도 많다. 따라서 그런 오해에서 벗어나 자기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면서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해나가는 용기를 가질 필요가 있다.

나를 위해서나 상대방을 위해서는 언제나 스스로의 본심을 당당하게 표현하는 것이 좋다. 그러려면 먼저 내 편에서 거부당하고 상처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내려놓아야 한다. 나 자신을 그대로 수용하면서 장점은 살리고 단점을 보완해 나가는 용기가 필요하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내보여라. 그것을 수용하는 사람들과는 더 기분 좋게 잘 지내면 되고, 비판하는 사람들의 말이 일리 있다면 고치면 된다. 비난뿐인 말이라면? 그 사람의 문제로 치부하면 그뿐! 이해해야 공감하고 공감해야 소통한다. 그때 세상은 먼저 내 진심을 알아줄 것이다.

그걸 더 직설적으로 쉽게 표현하면 "까칠하게 살기로 결심하자"쯤 될 것이다. 건강한 까칠함!!"
 

저자는 건강한 까칠함의 전제 조건으로 "첫째, 내 의견에 대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정보가 필요하다. 둘째, 인간과 삶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있어야 한다. 셋째, 어떤 경우에도 끝까지 매너를 지켜라."를 제시한다.

책의 말미에서 저자는 결국 사랑에 도달한다.

"사랑에는 늘 기대와 불안이 교차한다. 내가 주는 만큼 받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어쩌면 나는 사랑 받을 만한 가치가 없는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열등감, 상처 입고 싶지 않다는 두려움 같은 심리적 동인들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래도 우리는 서로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사랑만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너무 상투적이고 진부하다고? 하지만 여전히 유효한 것은 그뿐인 걸 어쩌랴. 그리고 어떻게 사랑하는지에 대한 해답 역시 진부하지만 여전히 유효한 것은 하나뿐이다. 프랑스의 정신의학자 프랑수아즈 돌토의 다음 문장이 그 해답이다. "우린 다른 사람을 사랑하기 위해서 우리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태까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실패했던 일들을 받아들이고 속았던 일들, 대화 도중에 앙금으로 남아 있는 것까지 모두 받아들여야 한다." 물론 돌토의 말처럼 하기가 쉬운 건 아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노력해 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조금은 편하게, 가볍게 그리고 어쩌면 우아하고 품위 있게 모든 사랑에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에필로그 일부)

정신과 전문의 양창순 박사는 1955년에 출생했다. 정신과, 신경과 전문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과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최근에는 주역과 정신의학을 접목한 논문으로 성균관대학원에서 두 번째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양창순 신경정신과, 대인관계클리닉 원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 외래교수, 미국 정신과학회 국제회원, 미국의사경영자 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내가 누구인지 말하는 것이 왜 두려운가>, <인간관계에서 진실한 마음을 얻는 법>, <나는 왜 사랑을 못하나> 등 10여 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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