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에 대한 경찰의 총격 사건, 흑인의 경찰 총격 사건 등이 잇달아 일어나면서 사회적 긴장이 팽배해지는 가운데, 보수 진영의 대표격인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와 진보 진영의 리더인 짐 월리스 목사의 글이 온라인에 올라와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3월 12일, 페이스북에 올린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의 글에는 19일 현재까지 ‘좋아요(like)’를 클릭한 이들이 20만 명에 가까웠으며, 1만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잘 들어 보세요, 흑인, 백인, 라티노 그리고 모든 분들! 경찰 총격 사건 대부분은 피할 수 있습니다. 권위를 존중하고 복종하면 됩니다. 지극히 간단합니다. 경찰이 서라고 하면 서십시오. 경찰이 손을 들라고 하면 드십시오. 경찰이 손을 등 뒤로 돌리고 얼굴을 숙이라고 하면 그렇게 하십시오. 아주 간단합니다. 경찰이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복종하십시오. 부모와 교사는 자녀들에게 권위를 존중하고 복종할 것을 가르치십시오. 대통령 각하, 이것은 우리나라가 들어야 하는 메시지이고 당신으로부터 들어야 하는 메시지입니다. 그랬다면 최근 목격한 일부 불필요한 총격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성경(히브리서 13:17)은 “너희를 인도하는 자들에게 순종하고 복종하라”고 말합니다. “그들은 너희 영혼을 위하여 경성하기를 자신들이 청산할 자인 것 같이 하기” 때문입니다.‘

인종차별에 맞서 다양한 사역을 벌이고 있는 복음주의 목회자들이 한 목소리로 이 글에 대응할 것을 결정하고, 소저너스 편지장인 짐 월리스 목사가 공개 서한을 온라인에 띄웠다.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의 영향력이 지대하므로, 공개적으로 글의 오류를 바로잡고, 그래함 목사에게 자신들과 연대해 줄 것을 요청하는 편지라고 설명했다.

'프랭클린 그래함에게 띄우는 공개 서한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님,
우리는 마태복음 18장의 정신, 즉 당신과 화해하기 위해 이 편지를 씁니다. 당신은 그리스도의 몸 중 일부인 우리를 반대했습니다. 페이스북에 올린 당신의 글에 3월 14일 아침까지 20만 명 가까운 이들이 ‘좋아요’를 클릭했고, 8만3천 명 이상이 글을 퍼뜨렸습니다. 당신의 글은 수천 명의 마음을 아프게 했고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당신이 마음을 아프게 만든 이들도 모두 읽을 수 있도록 공개서한을 띄웁니다.

“잘 들어 보세요” “흑인, 백인, 라티노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라는 서언은 무례하고 둔감하고 가부장적입니다. 당신의 글은 그리스도 안에서 당신의 형제자매 특히 유색인종이 수십 년간 당신 아버지에 대해 품었던 신뢰를 무너뜨렸습니다. 당신의 글은 국가가 당면한 복잡미묘한 문제를 지나치게 단순화시켰고, 경찰 개혁을 위한 대통령의 태스크포스에 가담한 6명의 경찰국장들을 포함해 온갖 정치색을 가진 전문가들과 유색 인종들의 증언과 지혜를 축소시켰습니다. 당신 글에서 최악인 부분은 모든 사람이 (경찰의) 권위에 복종해야 하며 비무장 시민의 총격에 대해,서 희생자들이 경찰에게 복종했으면 죽음은 면했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지극히 간단한 일’이라고 주장합니다

이것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교회의 지도자로서 당신은 화해의 대사가 되라는 부름을 받았습니다. 사회적 불의를 “간단하게” 본다는 것은 무너진 정의 체제의 압박 속에서 그들이 고통스러워하는 죄의 깊이에 대한 연민이나 이해가 결여되어 있음을 드러냅니다. 아메리카 원주민 대량 학살과 봉쇄 정책, 식민지 시대와 남북전쟁 이전의 노예 제도로부터 짐 크로우 법과 노예적인 노동을 거쳐 대량 감금과 범인 취급이 용인되는 현 체제에 이르기까지 유색인종을 노예로 만들고 억압한 법적 체제의 영향과 그 결과들을 간과하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당신이 성경 말씀을 모욕한 것에 실망과 슬픔을 느낍니다. 당신은 히브리서 13장 17절을 인용했는데, 하나님이 미워하는 불의에 대해 묵인하라고 신자들을 독려한 셈입니다. 그 구절은 교회의 리더십을 말한 것이지 세속적인 리더십을 가리킨 게 아닙니다. 또한 당신의 글이 여러 가지 오해를 낳고, 남북전쟁 전 교회에서 반복되던 말들을 퍼뜨리게 만들었다는 것을 아십니까? 남부의 노예제도가 조직적인 예속을 정당화하기 위해 “성경에 쓰인 대로 주인에게 복종하라”고 공공연히 말했던 사실을 아십니까?

어떤 상황에서든 복종하라는 당신의 맹목적인 주장은 교회의 역사를 무시하는 것입니다. 요셉과 마리아는 성령이 이끄는 대로 예수의 안전을 위해 불의한 법을 거슬러 이집트로 피했습니다. 바울 자신은 세속적인 권위에 항거해 결국 감옥에서 로마서 13장을 기록했습니다.

박해 받은 로마 교회를 향한 사도 바울의 명령을 현대의 크리스천 형제자매들도 따랐습니다. 그들은 산 제사로 그들의 몸을 내놓았습니다. 그들은 이 세상의 억압적인 패턴에 순응하길 거절했습니다(로마서 12:1-2). 짐 크로우법이 위세를 떨치던 미국 남부에서, 엘살바도르에서, 남아공에서 예수의 추종자들은 하나님께 순종하기 위해 정의를 사랑하시고 요구하시는 주님의 절대적 권위에 순종하기 위해 경찰과 세상 권위에 불복종했습니다(시편 146:5-9, 이사야58, 이사야 61, 미가 4:1-5, 모든 예언서, 누가복음 4:16-21;10:25-37, 마태 25:31-46, 갈라디아서 3:27-28). 마찬가지로 미조리 주 퍼거슨 시와 뉴욕, 위스콘신 주 매디슨에서 행진한 크리스천들은 신앙의 선조들이 걸어간 발자국을 좇은 것입니다.

인간의 타락을 이해하는 한 사람으로서, 당신의 발언은 수많은 이들을 다스리는 체제나 구조를 공고히 하기 위해 힘을 부여 받은, 죄 많은 개인들이 미치는 영향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당신이 맹목적인 복종을 주장하려면, 정의 체제의 공무원들도 법 아래 동등하게 보호받을 권리가 있는 이들을 보호하라는 미국 헌법에 복종해야 한다고 주장해야 합니다. 하지만 무의식적인 인종주의적 편향이 치안, 입건, 선고에 나타나는 것을 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무너진 정의 체제 안에서 인종적으로 배타적인 결과들만 양산됩니다.

유사하게, 당신은 또한 편견 없이 보호하고 섬기겠다고 맹세한 그들의 의무를 준수할 것을 요구해야 합니다. 연방수사국 디렉터 제임스 B. 코메이는 “첫째, 법을 집행하는 우리는 우리의 역사 가운데 많은 부분이 좋지만은 않았다는 사실을 정직하게 인정해야 한다. 미국 역사의 많은 지점에서 법 집행은 현재 상황, 즉 비호감 그룹에게 잔인할 정도로 공평하지 못한 현상을 강화시켰다” 고 부족함을 인정했습니다.

분명하게 말합니다. 우리는 경찰관을 사랑하고, 지지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우리는 많은 경찰관들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도 탁월하게 임무를 수행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또한 많은 경찰관들이 불공평한 인종차별적인 결과들을 주기적으로 만드는 체제 때문에 부담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이해합니다.

지난 9개월 동안 당신의 형제 목회자들 다수는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기도하면서 시위하고, 영적인 대화를 나누고, 미국의 정의 체제 내에서 일어난 불공평한 인종차별적인 사건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성경을 공부했습니다. 우리는 야곱처럼 하나님과 씨름을 벌이면서 거리에서 평화로, 법정에서 정의로 우리를 축복해 달라고 졸랐습니다.

그래함 목사님,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로서, 교회의 리더로서, 우리는 당신을 용서하며 우리나라에서 인종적 편견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어 왔는지 깨닫고 이해하길 기도합니다.

지금은 당신이 전국적으로 애통하는 울음소리에 겸손하게 귀를 기울일 시간입니다. 우리는 당신이 인종적 이슈, 경찰의 잔인성, 복잡하고 불의한 형법 체제를 낳은 많은 요인들에 대한 전문가가 되길 기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성경과 현대사를 관통하는 예수님을 따르는 지도자의 본이 되길 기대합니다. 먼저 불의의 무게를 감당하는 이들에게 귀를 기울이길 바라며, 그런 다음 그 분야의 다른 전문가들의 말을 듣길 바랍니다.

우리가 벌이고 있는 화해의 사역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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