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송 지음 / 포이에마 펴냄

 
가나안 성도는‘교회에 나가지 않는 그리스도인’을 뜻한다.‘안 나가’를 뒤집은‘가나안’이란 단어에 ‘성도’를 붙여, 오늘날 제도 밖에서 신앙을 찾고 있는 일군의 그리스도인을 가리킨다. 서구에서는 ‘소속 없는 신앙’이나 교회 밖 그리스도인’이라 불리고 있다. 이런 사람들이 급증하는 데 주목한 저자는 ‘가나안 현상’을 분석, 진단한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가나안의 현상학에선 가나안 성도와의 인터뷰, 통계 등을 싣고 가나안 현상을 여러 각도에서 규명했다. 2부 가나안의 사회학에선 교회가 역사와 시대, 나라와 민족에 따라 형태가 모두달랐음을 주목한다. 따라서 교회론을 말하려면 시대 현실의 다양한 사회적·역사적 맥락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3부 가나안의 신학에선 교회론과 구원론을 중심으로 서술했다.

“이제는 판단을 내려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한국 교회는 어떤 사람이 들어가서 성장하는 곳이 아니라, 그 사람을 퇴행시키는 곳이 되어 버렸어요. ‘교회교’ 아니면 ‘목사교’ 아니냐 싶은 거죠... 교회가 성경적 가치가 아닌 다른 어떤 것에 의해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잖아요. ... 단순히 그 목사와의 의견 차이거나 그 교회 하나만의 문제였다면 다른 곳을 찾아가도 그만이지만... 다른 ‘교회’를 찾을 게 아니라,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하는 게 아니냐 싶었습니다.”

“저는 그리스도인이라고 생각합니다. 1세기에 ‘예수처럼 사는 사람들,’‘예수의 길을 따라 사는 사람들’이란 의미로 그리스도인이라 불렀잖아요. 저는 그 뜻에 맞게 살고자 한다는 면에서 그리스도인이 맞다고 봐요. 반대로 현재 한국 교회의 많은 사람들은 그런 면에서는 그리스도인이 아니죠. 신앙에 회의를 느낀 사람들은 제가 아니라 그분들이 아닐까요?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은 어디서 얻느냐? 제 평생 교회와 선교단체에서 배운 복음의 핵심이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좁은 길로 가고 하나님 나라를 위해 사는 것이었어요, 그것이 틀린 게 아니라면 저는 여전히 그리스도인이 맞습니다. 저를 가르쳤던 사람들이 그렇게 살지 않은 것이 문제였지, 제가 배운 것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고 봅니다.”(가나안 성도와의 인터뷰 일부)

“한국 사회에 가나안 성도는 얼마나 될까?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가 2013년 1월에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자신을 그리스도인이라 밝힌 사람들 가운데 10% 정도가 교회에 출석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를 그대로 적용해서 한목협은 교회에 나가지 않는 그리스도인수는 100만 명 가량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보았다.”(본문 일부)

“가나안 성도는 21세기 한국 교회가 만난 성도들의 교회 이탈 현상의 한 국면이다. 그러나 그것은 우발적이거나 돌출적인 행위가 아니라 긴 역사와 넓은 맥락에서 제대로 검토되어야 할 현상이란 점을 지적하고 싶었다... 이 책에서 개신교의 몰락을 말하고자 했던 것이 아니다. 반대로 우리가 위기로 파악하는 그 현상이 역설적으로 진실을 맞대면하는 기회가 될 것이란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우왕좌왕하며 편법과 꼼수로 회피하려 들지 말고, 어떻게 정공법으로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 것인지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이제 화살이 시위를 떠났다. 어떤 과녁에 가닿을 것인가 궁금할 따름이다.”(맺는말 일부)

양희송은 복음주의 운동가이다. 한국 교회와 사회의 다음 세대를 위한 인재발전소 청어람아카데미의 대표 기획자이다. 저서로 『묻고 답하다』(공저)와 『다시, 프로테스탄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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