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해논이 감독한 영화 ‘창끝’(End of the Spear)은 원시 부족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 준 미국 선교사들의 죽음과 그 가족의 선교에 관한 눈물겨운 실화입니다. 이 영화는 1956년 짐 엘리엇(28세)을 비롯해, 네이트 세인트(32세), 피트 플레밍(27세), 에드 맥컬지(28세), 로저 유데리안(31세) 등 휘튼 칼리지를 졸업한 다섯 명의 젊은 선교사들이 에콰도르 정글 속 ‘아우카’ 인디언들에게 복음을 전하려다가 그들이 던진 창에 찔려 순교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2006년에 순교자의 아들 스티브 세인트가 쓴 책 『End of the Spear(2005)』를 영화로 만들었습니다.

아마존 정글에 사는 아우카 인디언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잔인한 부족입니다. 자신의 부족을 죽인 자는 끝까지 쫓아가 반드시 복수합니다. 그래서 살육이 끊이질 않습니다. 그들에게는 ‘평화’라는 단어조차 없습니다.

다섯 명의 젊은 선교사들이 아내를 집에 남겨둔 채, 경비행기를 타고 에콰도르의 아우카 인디언 마을로 떠납니다. 피트는 신혼여행도 포기하고 선교 여행에 동참합니다. 그들은 음식과 의약품 등을 정성껏 담은 바구니를 먼저 내려 보냅니다. 인디언들을 만나면 그들의 언어로 ‘나는 당신의 친구입니다’라고 말할 준비도 합니다. 그러나 모래사장에 그들이 도착했을 때, 곤경에 처해 있던 한 인디언이 “이방인들이 부족 여자 한 명을 납치, 살해했다”고 거짓말을 하는 바람에, 다섯 명의 선교사들은 해변에서 무참하게 창에 찔려 죽습니다.

1956년 1월 8일, 피트 선교사는 아내에게 긴급 무전을 칩니다. “흥분한 인디언들이 몰려오고 있어. 기도해 줘.” 그리고 연락이 끊기고 맙니다. 이튿날 수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다섯 명의 선교사들은 싸늘한 시체로 변해 있습니다. 20대의 선교사 부인들은 울부짖으며 다짐합니다. “남편들이 이루지 못한 사역을 우리가 계속하자!”

그런데 아우카 인디언들이 이해할 수 없는 점이 있었습니다. 예전에 자신들을 찾아와서 무자비한 일을 자행했던 ‘이방인’에 대한 반감 때문에 이들도 동일한 이방인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들은 공격을 받고도 도망하거나 저항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주머니에 권총이 들어 있었는데도, 젊은 선교사들은 공격하는 인디언들에게 총을 사용하지 않고 죽음을 택했습니다. 아우카 인디언들은 그런 선교사들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로부터 2년 반이 지난 후 짐 엘리엇의 아내 엘리자베스와 그의 딸 발레리, 네이트 세인트의 누이 레이첼은 아우카 부족을 찾아갑니다. 젊은 선교사들이 복음을 전하기도 전에 순교했으니, 아직 복음을 듣지 못한 그들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고 사랑의 의술을 베풀며, 용서하는 법을 알려 주기 위해 여인들은 부족과 이웃한 지역에 머뭅니다.

어느 날 추장 민카야니가 엘리자베스를 찾아와 묻습니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도대체 우리를 위해 이토록 애쓰며 수고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나는 5년 전에 당신들이 죽인 남자의 아내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 때문에 여기에 왔습니다.” 추장은 너무나 큰 충격을 받습니다. 부족 마을에 들어와 함께 살자고 여인들을 초청하고 그들이 전하는 복음을 받아들입니다.

훗날 민카야니 추장은 빌리 그래함 전도 집회에서 이렇게 간증했습니다. “우리들은 그분들에게서 복음을 듣고 하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젊은 선교사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우리는 아직도 예수를 모르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분들의 죽음으로 인해 우리들은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도 주님처럼, 그분들처럼 살기를 원합니다.”

다섯 명의 선교사들이 피살된 지 36년이 지난 1992년 6월 11일, 와오다니 우림 지역의 외딴 마을 티네노네에서 감격적인 신약성경 봉헌예배가 드려졌습니다. 75명의 와오다니 인디언 기독교인과 여러 명의 성경 번역 선교사들이 참석한 신약성경 봉헌예배에서 와오다니어로 번역된 신약성경을 와오다니 기독교 지도자가 천천히 읽어 내려갔습니다. 선교사들을 살해했던 다섯 명의 인디언들도 예배에 참석했습니다. 이들 가운데 4명이 목사가 되었으며, 다른 한 명은 ‘아우카’에서 ‘와오다니’로 이름을 바꾼 부족교회의 장로가 되었습니다. 그 마을은 ‘복음의 땅’으로 변했습니다. 1천 명의 마을 주민들 모두가 그리스도인이 되었습니다. 짐 엘리엇과 동료들이 살해당한 지 수십 년이 지난 후 그들이 전도하려고 했던 부족 안에 수백 개의 교회가 탄생했습니다.

영화 말미에, 민카야니 추장은 부족과 함께 살다가 죽은 고모 레이첼의 장례식에 참석한 네이트 세인트의 아들 스티브를 살해 현장으로 데려갑니다. 스티브에게 창을 건네며 스티브의 아버지를 죽인 자기를 죽여 달라고 간청합니다. 하지만 스티브는 거절합니다. 이를 계기로 스티브는 에콰도르에서 복음을 전할 것을 결심합니다. 민카야니 추장도 선교 사역을 위해 미국까지 여행을 옵니다.

“아무도 아버지의 목숨을 빼앗지 않았습니다. 아버지 자신이 내어준 것입니다. 우리의 목숨도 아버지처럼 늘 ‘창끝’에 놓여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라고 스티브는 고백합니다.

그렇습니다. 복음 전도에는 순교가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은 죄로 오염되어 있습니다. 사람의 방법으로는 그 죄를 녹일 수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방법으로 값을 치러야 합니다. 희생과 순교 없이 복음을 전할 수 없기에 예수님께서 피를 흘리셨습니다.

모라비안 선교사 조지 스미스의 소원은 아프리카 선교였습니다. 그는 준비를 마치고 아프리카행 선박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그는 아프리카에 상륙한 뒤 몇 달 지나지 않아 추방당했습니다. 선교의 열매는 미미했습니다. 늙은 여인 한 사람을 회개시킨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 후 스미스 선교사는 젊은 나이에 죽었습니다. 그러나 100년이 지난 후에 스미스 선교사가 심어 놓은 한 알의 밀이 자라서 13,000명의 그리스도인들이라는 열매를 맺었습니다.

어디에 있든지 우리가 있는 그곳이 한 알의 밀알처럼 썩어서 열매를 맺으라고 예수님께서 우리를 보낸 곳입니다. 썩지 않으면 열매를 맺을 수 없는 밀알이 우리의 모습입니다. 주변의 누군가가 예수님을 믿지 않고 있다면 그곳이 선교지요, 예수 믿는 우리는 선교사입니다. 깨어지지 않고, 죽지 않고, 값을 지불하지 않고 쉽게 복음을 전하고 받으려는 이 시대에, 복음을 위하여 값을 지불하는 우리가 되길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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