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자녀교육을 가장 잘 시키기로 소문난 유대인들의 탈무드에 이런 이야기가 전해 내려옵니다.

로마는 예수님께서 오시기 전부터 최대 강국이었습니다. 그런 로마가 A. D. 70년에 예루살렘을 포위했습니다. 성 안에서 굶어 죽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밖에서는 로마군이 계속해서 공격을 해왔습니다.

유대인들은 적은 인원으로 막강한 로마 군사들에게 강력하게 저항했지만 얼마 안 가 예루살렘이 함락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함락되면 이스라엘은 망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 유대인 사회에서 존경받는 랍비였던 비둘기파의 지도자 요하난 벤 자카이는 민족의 꺼저가는 불꽃을 되살리기 위해 성안에 소문을 퍼뜨렸습니다.

벤 자카이가 중병에 걸려 죽어가고 있다는 소문이었습니다. 문병객이 다녀간 얼마 후, 벤 자카이가 죽었다는 소문이 퍼져 나갔습니다. 제자들은 관 속에 랍비를 눕히고, 성 밖에 안치시킨다는 명목으로 성문을 나가려고 했습니다. 로마 군인은 관을 칼로 찔러 시신을 확인한 후에 내보내려고 했습니다. 그때에 제자들은 “로마 황제가 죽으면 그 관도 칼로 찔러 볼 것입니까?” 하고 반발했습니다.

 
이렇게 간신히 성문을 통과한 벤 자카이는 로마의 총사령관인 ‘베스파시아누스’를 만났습니다. 랍비는 로마 총사령관에게 이 나라를 점령하더라도 “조그마한 학교 하나만 보존해 달라”고 간청했습니다. 그러자 사령관은 “그 안에 무엇이 있기에 그러느냐?”고 물었습니다. 벤 자카이는 “책이 있는 집” 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로마의 사령관은 너털웃음을 웃으며 말했습니다. “사선을 넘어 나를 찾아온 목적이 겨우 그것입니까? 좋습니다. 약속하겠습니다.” 그날 밤, 벤 자카이는 예루살렘 성으로 돌아가서 똑똑하고 신앙심 깊은 어머니들을 모아 놓고 열변을 토했습니다. “어머니 여러분들이 다 죽는다 해도, 모든 걸 빼앗긴다 해도, 단 한 가지, 어머니들의 가슴 속에 하나님의 말씀이 새겨져 있으면 우리 민족은 영원히 존재할 것입니다. 우리가 로마와 싸워서 이길 가망성은 전혀 없지만 우리 민족을 통하여 하나님의 거룩한 뜻을 이룰 날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 그러므로 어디에서든지 어머니들의 가슴 속에 새겨져 있는 하나님의 말씀을 자녀들에게 가르치고, 또 그들도 자기의 자녀들에게 아낌없이 가르치도록 교육해 주길 바랍니다.”

그 후 로마는 예루살렘을 불태우고 성전을 파괴하고 9만여 명의 유대인들을 학살하였으나, 약속대로 작은 랍비 학교만은 남겨 두었다고 합니다. 유대인들은 바로 이 작은 학교를 통해 오랜 세월 그들의 지식과 지혜, 전통, 그리고 신앙을 지켜왔다고 합니다(야브네 학교). 그리고 벤 자카이는 민족의 스승으로 숭배 받고 기억되고 있습니다.

생명을 걸고 보존하기를 원했던 건물은 성전도, 왕궁도 아니고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는 학교였습니다. 다른 것들은 다 빼앗겼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는 학교만은 빼앗기지 않았습니다.

A. D. 70년, 로마에 의해 멸망당한 유대인들은 그 후 세계 각국에 흩어져 살았습니다. 그리고 1948년에 팔레스타인의 땅 지금의 텔아비브에 이스라엘 국가를 세웠습니다. 이렇게 된 배후에는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는 집만은 양보할 수 없다는 벤 자카이의 가치관이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생명처럼 여기도록 교육한 것이 이스라엘이 강성하게 된 비결입니다.

유대인들은 공동체를 지키고 역사를 이어가는 길이 바로 교육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교육이 바로 서고, 존경받을 만한 스승이 있는 사회는 결코 망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굳게 가지고 있었습니다. 역사학자 토인비는 “어떤 민족이 우수한 민족인가? 우수한 사람을 많이 배출한 민족이 우수한 민족이다. 그렇다면 우수한 사람을 많이 배출한 민족은 어느 민족인가? 유대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말씀대로 행하고, 후손들에게 가르쳤습니다. 그 결과 세계에 커다란 영향력을 끼치는 민족이 되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유대인의 가정교육은 특별합니다. 자녀교육의 헌장처럼 귀하게 여기는 말씀은 “이스라엘아 들으라”로 시작해서 ‘쉐마’라고 부릅니다. 쉐마는 ‘들으라’라는 뜻입니다.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야훼는 오직 유일한 야훼이시니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야훼를 사랑하라 오늘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신 6:4-9).

한 분이신 하나님을 온 마음을 다 해서 사랑하고, 목숨 걸고 사랑하고, 힘과 행동, 의지를 다해서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어느 계명이 가장 크냐?”라는 질문을 받은 예수님은 이 말씀을 인용해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강조하셨습니다(막 12:28-31). 또 예수님은 “나의 계명을 지키는 자라야 나를 사랑하는 자니 나를 사랑하는 자는 내 아버지께 사랑을 받을 것이요 나도 그를 사랑하여 그에게 나를 나타내리라(요 14:21)” 라고 강조하셨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면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게 되어 있습니다. 오늘날 한국이든 미국이든 그 어느 곳이든, 세속적인 가치관, 환경오염, 기후 변화, 동성애와 이슬람 등의 거센 바람이 불어닥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언제, 어디서나, 어떤 상황에서나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고 역사를 이어가려면, 어려서부터 말씀을 가슴에 심어야 합니다. 심겨진 말씀이 없으면 세상의 가치관에 흔들리고, 하나님께 귀 기울이지 않고, 보이는 것에 집착하고 우상 숭배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말씀을 지성과 감정과 의지에 담아 자녀의 마음속에 새겨질 정도로 부지런히 가르치라는 것입니다. 지식의 축적에 머물지 말고 행함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항상 간직하고 있다는 것을 세상에 드러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먼저 신앙의 본을 보이는 교육이 쉐마 교육의 본질입니다.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잠 22:6). 하나님을 사랑하고 자녀에게 말씀을 가르치려면 부모는 자신의 전부를 걸어야 합니다. 때로는 살을 깎는 고통을 겪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부모도 살고 자녀도 살고 하나님의 자녀로서 누리고 나누는 동안 하나님의 나라가 이어집니다. ‘하나님의 말씀’ 을 마음에 새기고 자녀에게 가르쳐 그리스도인의 역사를 이어가길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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