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형 지음 / 이영미 그림 / 한국경제신문 펴냄

 
저자는 한국 사회가 모두 과민 상태에 빠져 있다면서 이를 ‘과민증후군’이라 명명한다. 경쟁이 심화되고 사회적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사회에서 과민증후군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드물기 때문에 ‘이제 좀 둔하게 삽시다.“라고 정신과의사로서 권유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말한다. 병적인 수준의 과만 상태를 극복하는 길은 ’둔하게 사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1장에서는 사람과 사회가 과민해지 원인, 과민증후군의 정의, 과민한 사람들의 유형들을 설명한다. 자살률, 중독환자 비율, 정신적 질병 발병률이 세계 최고를 자랑하게 된 원인이 무한 과열 경쟁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강박적 경쟁의식이 스스로를 편하게 놔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단일민족의 정체성은 실종된 채 극렬한 사상 투쟁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유 있게, 좀 느슨하고 부드럽게, 손해도 보며 조금 둔하게 사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화는 일단 나기 시작하면 증폭 강화되는 감정이다. 화는 인간의 고등 감정이 상할 때, 즉 명예, 자존심, 배신감 등 정신적 위협을 당할 때 신피질의 전두전야에서 일어나는 고급 감정이다. 화는 본래 자기보호용 감정인데, 문제는 뇌가 너무 과민한 상태에 있어서 이성이 약화되고 판단력이 흐려지면 조절이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부정적인 느낌이 지속되면 분노, 격노로 이어진다.

2장에서는 과민을 불러오는 정신적 문제들, 열등감, 경쟁 강박증, 자존심 과잉, 불신과 의심증, 불안증, 건강염려증, 만성분노증후군, 완벽주의, Must병, 외형 과민증, 스트레스, 조급증 등을 분석한다. 3장에서는 평상심을 유지시켜 주는 세로토닌과 민감증후군을 예방하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80권째 졸저라고 소개한 이 책의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이렇게 정리한다. ‘주위를 돌아보라. 정말 이대로는 안 된다. 마음 놓고 길을 갈 수조차 없다. 누구에게든 한 마디 말 붙이기가 조심스럽고 두렵다. 행여 오해나 하지 않을까. 어떤 반응을 할까. 잔뜩 긴장이 된다. 낯선 사람에게는 물론이고 아는 사람도 때론 아주 딴 사람이 된다. 평소의 그와는 아주 다르게 흥분 격노한다. 이 사람이 왜 이러지? 무척 당황스럽고 두렵기 조차하다. 실제 뉴스에서 볼 만한 사건들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난다. 모두가 신경과민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본문에서 지적했지만 과민한 신경을 진정시켜야 한다. 둔하게 살자는 건 이런 시대적 배경에서 나온 한 원로 사회정신과 의사의 고언이요 충고다. “둔해져야 한다.” 그래야 마음이 느긋하고 편안해진다. 웬만한 일에도 신경 건드리지 않고 긍정적으로 보게 되는 여유가 생긴다. 둔하게 삽시다. 이것만이 과민 상태의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해결책이요 슬기다.’

이시형 박사는 정신과 전문의이자 뇌과학자. 한국자연의학종합연구원 원장이자 ‘힐리언스 선마을’ 촌장으로, 뇌과학과 정신의학을 활용한 성공 메시지를 전파해 왔다. 그의 탁월한 통찰력과 독창적인 인생론은 지난 20여 년간 끊임없이 각종 TV 프로그램과 지면에 소개되며, 행복한 삶을 꿈꾸는 이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고 있다. 경북대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 예일대 정신과 신경정신과학박사학위(P.D.F)를 받았다. 이스턴 주립 병원 청소년과장, 강북삼성병원 원장, 사회정신건강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했고 경북대와 서울대(외래), 성관관대 등에서 교수로 활동했다. 실체가 없다고 여겨지던 ‘화병(Hwa-byung)’을 세계적 정신의학 용어로 만든 정신의학계의 권위자이기도 하다.  이외의 저서로 『세로토닌하라』 『행복한 독종』 『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 『이젠 다르게 살아야 한다』 『우뇌가 희망이다』 『배짱으로 삽시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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