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21:10-27

세계 제2차 대전 때, 독일 공군이 런던을 공습하여 많은 사상자를 냈습니다. 그러나 레슬리 웨더헤드 목사는 “런던에서 살았던 그리스도인들 중에는 생명을 잃은 자가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물론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죽었습니다. 그러나 참 생명을 잃어버린 자는 없었다는 뜻입니다. 그렇습니다. 그리스도인이 죽었다고 말할 수는 있어도 “생명을 잃었다”는 말은 틀린 말입니다. 참된 그리스도인은 영생을 소유한 자입니다. 그의 죽음은 생명이 여기서 저기로 옮겨지는 것입니다. 생명이 시간에서 영원으로, 세상 나라에서 하나님 나라로 옮겨지는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어디에 있습니까? 오스트리아 다뉴브 강가에 고즈도르프라는 작은 마을이 있다고 합니다. 고즈도르프는 하나님의 도성이라는 뜻입니다. 과연 하나님의 나라가 다뉴브 강가에 있습니까? 하나님 나라는 지상에 있지 않으며, 또 그런 초라한 마을도 아닙니다. 사도 요한이 환상으로 본 하나님 나라는 그 빛이 보석 같고 수정 같이 맑은 도성입니다. 열두 사도의 이름이 새겨진 열두 가지 보석으로 된 기초석 위에 세워진 도성입니다. 맑은 유향 같은 정금으로 이루어진 눈부신 도성입니다. 동서남북에 각각 세 개씩 모두 12개의 성문을 12천사가 지키고 있는, 네모반듯한 도성입니다. 등불도 햇빛도 필요 없는, 하나님이 영원한 빛이 되시는 도성입니다. 전 인류를 다 수용하고도 남을 만큼 넓고 큰 도성입니다. 사망이나,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 없는 완전히 새로운 도성입니다.

지상천국이라는 말이 있지만, 천국은 지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늘에 있습니다. 천국은 현세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세에 있습니다. 지금 있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있습니다. 일시적인 곳에 있지 않고 영원한 곳에 있습니다.

그러면 하나님의 나라는 어떤 나라입니까? 미국에는 페어뷰라는 이름을 가진 타운이 예순 여섯 개나 있다고 합니다. 50개 주 가운데 서른 한 개 주에 평균 한두 개씩은 있다는 것입니다. 페어뷰는 맑고 아름다운 광경이란 뜻입니다. 그런데 이름과는 달리 그 대부분이 보잘것없는 도시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맑고 아름다웠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맑음도 아름다움도 잃어버렸는지 모릅니다. 그 맑음과 아름다움은 불완전한 것이요, 영원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정말 맑고 아름다운 나라를 압니다. 결코 변하지 않는, 영원히 아름다운 도성을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며 찬송할 수 있습니다.

“맑은 수정 같은 아름다운 본향 밤마다 꿈속에 보니 이 눈앞에 저 묘하고 명랑한 성 가리우는 것 별로 없네. 가리우는 것 별로 없네”(찬송가 232장).

러시아의 캐더린 여왕이 오스트리아의 요셉 2세에게 대 도성 건축 계획을 설명하며 정초식 때 꼭 와 달라고 초청했습니다. 그러나 요셉 2세는 이 엄청난 건축 계획이 과연 성사될지 의심했습니다. 요셉 2세의 예측은 적중했습니다. 대 도성은 결국 건축되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그 도성의 건축 부지가 어디였는지조차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성경에서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친히 건축하신 한 도성이 있다는 놀라운 말씀을 발견합니다. “저희가 이제는 더 나은 본향을 사모하니 곧 하늘에 있는 것이라 그러므로 하나님이 저희 하나님이라 일컬음 받으심을 부끄러워 아니 하시고 저희를 위하여 한 성을 예비하셨느니라”(히 11:16). 얼마나 큰 위로의 말씀입니까? 이 말씀을 굳게 믿는 성도는 소망과 기쁨으로 찬송합니다.

“새 예루살렘 복된 집 네 이름 높도다 이 수고 언제 그치고 나 거기 가리까 나 거기 가리까”

성도가 죽음을 거쳐 들어가는 하나님의 나라는 무너지지 않는 도성입니다. 하나님이 직접 기초를 놓고 세우신 영원한 우리의 본향 새 예루살렘 도성입니다.

유대 땅에 있는 옛 예루살렘은 전쟁을 많이 겪었습니다. 무려 서른 세 번이나 함락되었습니다. 파괴와 약탈과 살상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그러나 새 예루살렘은 이름 그대로 참 평화의 도성이 될 것입니다. 포위도, 함락도, 파괴도, 약탈도, 살상도 없을 것입니다. 아무도 침범할 자가 없습니다. 사도 요한은 하나님께로부터 하늘에서 내려오는 거룩한 성 새 예루살렘을 보았다고 썼습니다.“성령으로 나를 데리고 크고 높은 산으로 올라가 하나님께로부터 하늘에서 내려오는 거룩한 성 예루살렘을 보이니”(계21:10).

우리도 새 예루살렘의 환상을 영의 눈으로 볼 수 있길 바랍니다. 그리하여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 같은 나그네 세상에서 더 나은 본향을 바라보며 한없는 평화와 위로와 소망을 맛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저희 하나님이라 일컬음 받으심을 부끄러워하지 아니 하시고 저희를 위하여 한 성을 예비하셨느니라”(히 11:16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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