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로원에 계신 아버님과 함께 예배드리기 위해 주일에는 오전 10시에 양로원으로 간다. 각 교회의 목사님들께서 매일 오셔서 은혜롭게 예배를 인도하신다. 나는 6일 동안 일해야 하므로 주일에만 방문하여 아버님과 함께 예배에 참석할 수 있다. 노인들을 예배실로 모셔오는 동안 복도까지 준비 찬송 소리가 들려온다.

“내 주를 가까이 하려 함은 십자가 짐 같은 고생이나~~” 복도에서부터 손뼉을 치면서 사뿐사뿐 나비같이 춤추시며 오시는 권사님이 있다. 티 없는 어린아이 같은 모습이다. 몸집은 자그마하고 작은 얼굴에는 검버섯이 많지만, 내면의 기쁨이 차고 넘치는 천사 같은 모습이다. 옥색 치마저고리의 화려한 옷매무새는 보는 이들을 기쁘게 한다.

설교를 들을 때에도 “아멘, 그렇고 말고요” 하시면서 손뼉을 치신다. 말씀 한 구절 끝날 때마다 “아멘, 아멘” 열린 마음으로 영의 양식을 씹지도 않고 달게 받아 삼키신다. 목사님도 힘이 되는지 “같이 부흥회 하시네. 감사합니다” 라고 말씀하시는데, 잠시 조용해지시는 듯하더니, 못 참겠다는 듯이 “아멘, 그렇고 말고요”라고 손뼉을 탁탁 치시며 말씀하신다.

그런데 어느 주일 아침 예배에 참석했는데 권사님의 모습이 달라져 있었다. 손뼉도 안 치시고, 아멘도 잊으시고, 웃음도 어디에 빼앗기셨는지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이 아픈 아기처럼 보였다. 그렇게 된 연유가 너무 궁금해서 예배 후에 일하는 분께 물었더니, 권사님의 자제분이 목사였는데, 얼마 전에 소천하셨다고 했다.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을까!

하지만 일주일 후에 권사님은 원래 모습을 되찾으셨다. 낙심과 슬픔을 거뜬히 이기시고 생기 있는 모습으로 예배를 드리고 계셨다. 하나님의 위로를 받으셨을까? 자제분이 천국에 먼저 갔다는 확신을 주님께서 주셨을까? 믿음 가득한 기쁜 표정으로 “아멘, 아멘” 외치셨다. 찬양 소리도 더욱 커졌다. “아멘” 하고 말씀에 응답하시는 확신에 찬 권사님의 모습이 그 순간 참된 신앙인의 본보기로 다가왔다.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케 하고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로다”(고린도후서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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