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워싱턴의 인격과 신앙(6)

몸소 사병들과 일하며

어느 날 조지 워싱턴은 무릎 아래까지 늘어진 외투를 입고 혼자서 말을 타고 군대 밖으로 나왔다. 마주친 사병들은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조금 더 가다보니, 하사가 병사들을 동원해 바리케이드를 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 왔다. “어서들 힘내라고!”그 하사는 거대한 목재를 들고 있는 사병들을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하나 둘 영차!” 그러나 정작 그는 목재에 손끝 하나 대지 않았다. 목재가 너무 무거워 사병들은 제 위치로 옮기지 못하고 쩔쩔매고 있었다. 목재는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위태로웠다. 이때 워싱턴은 말에서 내려 잽싸게 달려가, 건장한 팔로 목재를 가로 막았다. 너무도 시의적절한 도움으로, 사병들은 목재를 제자리에 놓을 수 있었다. 사병들은 워싱턴에게 감사를 표했다. “어째서 자네는 ‘힘내라’고 소리만 지르고, 뒷짐 진 채 보고만 있지?” 워싱턴이 하사에게 물었다. “지금 제게 묻는 겁니까? 하사 계급장이 안 보입니까? 저는 하사로서 명령을 내린 것입니다.”“그건 그렇지!” 워싱턴은 외투 단추를 풀어 헤쳐, 콧대 높은 하사에게 자신의 군복을 보여 주었다. “계급으로 따지자면 내가 자네의 상관인 것 같은데... 다음에 또 무거운 물건을 들어야 한다면 언제든지 연락해도 좋네.” 조지 워싱턴은 조용히 말을 타고 사라졌다.

예의와 고귀한 행위 규범 실천

조지 워싱턴은 미국의 역대 대통령 중에서 가장 고귀한 인품을 지녔던 대통령으로 손꼽힌다. 지금 미국은 11월의 대통령 선거를 준비 중인데,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도,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도 선호도조사에서 비호감도가 역사상 가장 높은 후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조지 워싱턴은 역대 대통령 중에서 비호감도가 가장 낮고 호감도가 높은 대통령으로 조사된다. 그의 고귀한 인품 때문이다. 그 역시 젊은 날에는 야망이 컸고, 신분상승을 위해 고군분투한 야심가였지만, 대부분의 성인기에 그는 겸손한 성품을 보여 주었다. 그가 겸손했던 것은 예수회 신부가 만든 『시민적 예의와 고귀한 행동규범』을 어려서부터 실천한 덕분이었다. 몇 가지 겸손과 관련된 행위규범을 적어본다.

“행위 규범 1 : 모든 행동은 타인에 대한 존중을 드러내는 행동으로 표시되어야 한다.”조지 워싱턴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였다. 그는 상대방을 존중하는 말을 했다. 이것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였다. 타인에 대한 존중의 실천은 조지 워싱턴이 성공의 지름길로 나아간 실천이었다.

“행위규범 40 : 상사와 논쟁하지 말고 자신의 판단/의견을 제시할 때는 겸손하게 한다.”조지 워싱턴은 노동 현장에서 하사를 질책하거나 비난하지 않았다. 조용히 모본을 보였고, 자신의 의견을 긍정적으로 완곡하게 제시하고 떠났다.

행위 규범 17, 54, 63 등은 상대방을 폄하하거나 지나치게 띄워 주지 말라고 한다. 아첨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과대평가하지 말라고 한다. 지나친 과장을 자제하라고 한다.

그 외에 조지 워싱턴이 겸손을 실천하는 데 도움되었던 행위 규범들은 다음과 같다. “나만 옳다는 사고방식을 버려라. / 사사건건 대립하지 마라. / 논쟁할 때 자기 의견만 고집해서는 안 된다. / 잘못을 솔직히 시인하라. / 타인에게는 관대하고 자신에게는 엄격하라.” 그리고 마지막 행위 규범 110을 조지 워싱턴은 늘 마음 속에 간직했던 것 같다.“당신의 마음 속에 양심의 불꽃이 늘 켜있도록 하라.”

신앙이 그를 겸손하게

조지 워싱턴이 겸손한 사람이었 던 것은 그가 신앙의 사람, 기도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조지 워싱턴의 할아버지는 성공회 신부였다. 그는 어려서부터 성공회 기도서를 통해 신앙훈련을 했고, 그 기도서가 신앙생활의 안내자 역할을 했다. 그의 신앙은 그의 인격, 특히 겸손한 인격을 다듬어 준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다. 몇 가지 역사적 사건을 따라가면서 그의 고백을 확인해 보고자 한다.

1) 조지 워싱턴은 군대와 정치 지도자로서 시민들과 군인들에게 특별한 때마다 기도를 요청했고, 의회와 교회 지도자들에게도 기도해 줄 것을 부탁했다.

조지 워싱턴이 미 대륙군의 총사령관이 되었을 때 군인들은 훈련되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조지 워싱턴은 자신과 독립군의 유일한 희망은 독립군들의 마음과 행동 속에 각인된 신념, 곧 그들이 하는 모든 일은 하나님을 위한 일이며, 하나님의 보호 아래 있음을 명심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독립군들에게 전쟁터에서 일시적인 격려를 보내는 것보다, 창조주 하나님께서 궁극적으로 옳은 일을 이루시리라고 하는 절대적인 신념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었다. 조지 워싱턴은 모든 군대는 매일 공식적인 아침 기도로 시작하고 모든 장교들이 기도를 인도하도록 명령했다. 신성모독의 행위를 금하고 이를 어길 경우에는 단호한 처벌을 하기로 약속했다. 그래서 독립군들은 매일 하나님의 축복을 구했다. 총사령관으로서 그가 내린 명령서는 초월적 존재의 보호하심과 도우심, 그리고 국가 번영을 위한 하나님의 섭리를 언급하는 내용들로 가득 차 있다.

2) 1783년 12월 23일, 의회에서 총사령관을 사직하는 고별사를 하면서 그는 하나님께 의존하는 신앙, 기도하는 신앙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제 공식적으로 내 직무를 사임하는 이 엄숙한 순간에 나는 내 사랑하는 나라를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보호해 주시고, 모든 것을 섭리해 주시는 분께서 거룩하게 지켜 달라고 기도하는 것이 나의 필수적인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3) 초대 대통령 취임사(1796년 9월 17일)에서 그는 전능하신 하나님의 도우심을 분명하게 구하며 전 국민에게 기도할 것을 요청한다.

“첫 공식 활동에서, 우주를 관장하며 여러 국가와 함께하시며 그 분의 도움으로 인간의 결함이 극복될 수 있는 하나님께 간절한 기도를 드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봅니다. 감사의 기도는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신성하게 할 것입니다... 인간사를 경영하는 그 보이지 않는 손을 인정하고 경배해야 할 의무를 합중국의 국민보다 더 많이 진 국민은 없습니다. 합중국 국민이 독립국의 지위로 나아갔던 한 걸음 한 걸음이 신의 섭리를 보여 주는 어떤 징표를 달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4) 그가 기도했던 포지 계곡에 그를 기념하는 교회(Washington Memorial Chapel, 성공회)가 세워졌다. 거기에는 조지 워싱턴의 미합중국을 위한 기도가 적혀 있다.

‘전능하신 하나님, 우리가 간절히 기도합니다. 미합중국을 당신의 거룩한 보호 아래 지켜 주시옵소서. 시민들이 하나님께 순종하고 따를 수 있는 정신을 주시고, 이웃을, 나아가 미 합중국 시민들을 형제애로 돌보고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허락해 주십시오. 마지막으로 우리 모두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인격으로 정의를 행하며, 자비를 사랑하고, 사랑, 겸손 그리고 절제로써 하나님을 기쁘게 할 수 있도록 하옵소서. 이런 것들이 없으면 행복한 나라가 될 희망이 없사오니 우리의 간구를 들어 주시옵소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기도하나이다. 아멘.”이 기도는 1789년 4월 30일자로 되어 있고, 주지사에게 회람된 문서에 적혀 있다.

5) 추수감사절 제정시,“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의 섭리를 믿고 그의 뜻을 따르며 그의 지시하심에 감사하며, 겸손하게 그의 보호와 은혜를 간구함은 모든 국가의 의무다.”

6) 다음은 두 번째 대통령 임기를 마쳤을 때의 고별사(1789년 10월 14일) 일부이다. “정치적 번영으로 이끄는 모든 자질과 관습 중에서 종교와 도덕은 없어서는 안 되는 지주가 됩니다. 도덕이 종교 없이 유지될 수 있다는 가정을 허용할 때는 신중해야 합니다. 특이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차원 높은 교육의 모든 영향을 인정한다고 할지라도, 우리의 이성과 경험은 종교 원칙을 제외한 국민 도의의 앙양을 기대할 수 없게 합니다.”

조지 워싱턴의 겸손은 신앙이라는 바탕 위에 표현된 인격임을 알 수 있다. 놀라운 사실은 그가 대통령으로서 한 연설은 비서가 작성해 준 것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작성한 고백이고 신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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