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스미스, 존 패티슨 지음 / 새물결플러스 펴냄

 
Cultivating Community in the Patient Way of Jesus(예수님을 따라 신실하게 일하는 인격적 교회론)

‘20세기는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피를 흘렸던 혼돈의 시대였다. 사람들은 마치 서로를 죽이지 못해 안달이 난 것처럼 전쟁을 일으켰고 학살을 저질렀으며 그 결과 세상은 피로 흥건해졌다. 기계 문명의 발전은 지구의 황폐화를 더욱 부채질했다. 무엇보다 빠른 속도의 변화는 우리 사회를 돌이킬 수 없는 길로 이끌었다. 빠른 자동차, 빠른 음식, 빠른 컴퓨터 그리고 빠른 성공의 길이 우리 사회의 가치와 문화를 재형성했다.(여는 글 중에서)

현대의 빠른 문화 현상=맥도날드화라는 사회학자의 표현을 빌려서 필자는 맥도날드화의 네 가지 특성인 효율성, 측정가능성, 예측가능성, 통제성이 서구 기독교의 본질까지 바꾸어 놓았다고 말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계론적인 교회성장론은 교회의 지속적인 발전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형화된 사역들, 성도를 끌어 모으기 위한 표적 마케팅, 유명 인사가 되어 버린 성직자, 철저히 각본화된 예배, 일종의 ‘브랜드’가 된 교회, 기계적인 교회 운영, 공식처럼 알려진 교회 성장법 등이 개교회의 상황 혹은 지역의 특수성과는 아무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적용되고, 교회들은 수많은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 행사를 치르느라 정신이 없다.‘

필자는 맥도날드화하는 문화와 사회에 저항하는 슬로 운동에 교회가 주목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맥도날드화한 교회성장론의 허구성을 밝히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이 우리를 부르셔서 함께 살게 하신 통전적이고 관계중심적인 충만한 삶이 무엇인지 알아보자고 촉구한다.

필자가 제시하는 슬로처치의 가장 중요한 비전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화해의 사역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돕고, 모든 피조물이 각자가 부름 받은 자리에서 함께 성장함으로써 샬롬의 기쁨을 온전히 누리게 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

필자는 세 가지 코스를 통해 슬로 처치의 중요한 요소들을 설명한다. 첫 번째 코스인 ‘윤리’에서는 ‘테투아르(향미), 정주, 인내’, 두 번째 코스인 ‘생태’에서는 ‘온전함과 노동, 안식’, 세 번째 코스인 ‘경제’에서는 ‘풍성함과 감사, 환대와 교회됨을 위한 식탁교제’라는 주요 요소들에 대하여 다각도로 언급하고 구체적인 실천 사례들을 제시한다.

‘슬로처치의 가장 독특한 점은 그것이 너무나도 평범하다는 데에 있다. 슬로처치는 그냥 교회다. 그렇게 되어야 한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초능력을 가진 그리스도인이 아니다. 슬로처치가 바라는 그리스도인은 개발도상국으로 떠나거나 슬럼가로 들어가거나 가진 돈을 모두 나눠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우리가 진심으로 염원하는 것은 사람답게 사는 일상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화해의 사역을 왜 그리고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 나눌 수 있는 삶이다.

우리는 기독교 신앙을 주일 예배 하나에 붙들어두는 맥도날드화된 종교에 대한 충성을 완전히 부숴버리고 싶다. 하나님의 활동 무대는 교회뿐 아니라 온 세상이다. 그분은 모든 창조세계와의 화해를 위해서 온 세상에서 일하고 계신다.

삶, 숨, 음식, 우정, 이 모든 것이 풍성히 공급하길 원하시는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좋은 선물이다. 하나님의 백성이 그분의 공급에 감사함으로 응답하며 그 선물을 너그러이 나눌 때에야 비로소 놀라운 풍성함의 경제로 나타나는 하나님 나라가 이 세상에서 실현될 것이다. 경제라는 말 속에는 모든 창조세계가 하나님의 집이라는 뜻이 있음을 잊지 말자. 우리는 하나님의 집을 하나님의 뜻대로 잘 유지하고 지켜가야 한다. 이 세상은 모든 사람과 모든 피조물이 사랑과 존중을 받는, 환대와 너그러움이 흘러넘치는 곳이 되어야 한다.‘(맺음말 중에서)

크리스토퍼 스미스는 인디애나폴리스 동부에 위치한 잉글우드 교회의 성도이자, ‘잉글우드북리뷰(The Englewood Review of Books)’의 편집자다. 존 패티슨은 ‘번사이드 작가 모임’(Burnside Writers Collective)의 부편집장을 역임하고, 현재 ‘컨스파이어(CONSPIRE)’의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전미도서비평회(National Book Critics Circle)>의 회원이며, 『Besides Bible』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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