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기 지음 / 중앙books 펴냄

 
상처를 받았다는 말은 미움을 주고받았다는 말이다. 우리 마음 속에 수많은 상처는 미움의 흔적들이다. 사랑할 때보다 미워할 때가 많고, 사랑하는 사람보다 미워하는 사람이 많다. 문제는 내가 왜 상처를 받았는지 모르는 것이다.

『미움 극복』은 저자 서문의 제목처럼 ‘미움이라는 전염병에 대한 예방백신 혹은 처방전’이다. 한 번뿐인 인생 미워하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한 책이다. 우리가 왜 서로 미워하는지, 정말 미워하는 사람은 왜 자기자신인지, 숨기고 싶지만 들켜버리는 속마음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미워하지 않고 살 수 있는지, 그래도 밉다면 어떻게 마음을 미워하는지에 대해 조언하는 책이다.

'우리 인간은 종교가 있든 없든 "서로 사랑하라"는 명제를 안고 살아간다. 그것을 신의 소리로 인식하든 양심의 소리로 인식하든 이 절대적인 명제를 결코 무시할 수 없다'면서 저자는 '서로 사랑하기 위해서는 우선 가장 큰 방해물인 미움이라는 감정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누군가를 사랑하려면 사랑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눌리기보다 먼저 그 존재에 대해 갑절의 감사를 하면 된다. 다시 말해 두 번 감사하고 한 번 사랑하면 된다는 말이다.'

'우리가 자신을 대할 때나 타인을 대할 때 양쪽 다 상처받기 쉬운 주체임을 염두에 둔다면 말과 행동을 생각없이 허투루 하지 않게 될 것이다. 미움이 생길 수 있는 여지들을 미리 예방하고 차단하게 될 것이다.'

'용서는 용서하는 자의 아픔과 용서받는 자의 아픔이 어우러질 때 완성된다.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소서" 하는 주기도문은 값싸게 용서를 구하는 기도가 아니다. 용서하는 자의 아픔과 용서받는 자의 아픔이 함께 진하게 깔려 있는 기도이다. 십자가에서 몸이 갈가리 찢긴 예수의 고통은 죄인을 용서하는 하나님의 아픔을 극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또한 하나님의 용서를 받아들이는 데도 용서받는 자로서의 아픔을 겪게 된다.'

'예수의 동생이 썼다고 하는 <야고보서>에 보면 "사람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며 성내기도 더디 하라"고 했다. 중국어성경을 보면 '쾌청만설'이라고 했다. 자기 말을 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일을 우선시하는 '쾌청만설'의 습관은 주변사람들을 편하게 하고 자칫하면 생기기 쉬운 미움들을 잠재울 수 있다.'

‘선(善)이라는 글자는 원래 양(羊)과 언(言)이 합해져서 생긴 것이다. 즉 양과 같이 순한 말이라는 뜻인데 여기서 착하다는 의미가 생겨난 셈이다. 그러므로 선을 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착한 말을 해야 한다. <에베소서> 5장 3절과 4절에서도 “음행과 온갖 더러운 것과 탐욕은 너희 중에서 그 이름이라도 부르지 말라... 누추함과 어리석은 말이나 희롱의 말이 마땅치 아니하니 돌이켜 감사하는 말을 하라”고 했다. 물론 착한 말만 하고 그쳐서는 안 되고 실제로 행동으로 옮겨 생활화해야 한다... 처음부터 한 사람에 대해 마음이 비뚤어져 미움의 말을 시작하지 않도록 주의할 일이다.’(본문 중에서)

‘인생에서 우리는 무엇을 더 기대할 수 있는가가 문제가 아니고, 도리어 인생이 무엇을 우리에게서 기대하고 있는가가 문제인 것입니다.(빅터 프랭클)’

조성기는 1951년 경남 고성에서 출생, 부산중, 경기고를 거쳐 서울법대와 장로회신학대학원 졸업했다. 1971년 소설 「만화경」으로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했으며, 1985년 「라하트하헤렙」으로 제9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1991년 중편 「우리 시대의 소설가」로 제15회 '이상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숭실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있다. 장편소설로 『야훼의 밤』, 『슬픈 듯이 조금 빠르게』, 『가시둥지』, 『욕망의 오감도』, 『베데스다』, 『바바의 나라』, 『우리 시대의 사랑』, 『굴원의 노래』, 『너에게 닿고 싶다』, 『천년 동안의 고독』, 『잃어버린 마음을 찾아서』, 『전국시대』, 소설집 『왕과 개』, 『통도사 가는 길』, 『실직자 욥의 묵시록』, 『종희의 아름다운 시절』, 『우리는 완전히 만나지 않았다』, 『안티고네의 밤』, 『잃어버린 공간을 찾아서』 , 소설시 『내 영혼의 백야』, 저서 및 번역서로 『한경직 평전』, 『유일한 평전』, 『예수의 일기』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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