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말은 미국에서 인종전쟁이 끊이지 않던 시기였습니다. 동북부의 메사추세츠 주에서부터 서남부의 뉴멕시코에 이르기까지 거의 미 전역이 인종간의 전쟁중이었습니다. 정착하려는 이들과 정착을 막으려는 자들간의 살육전쟁, 즉 이주자들과 인디언들 간의 전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전쟁 중에서 미국 역사에서 가장 피비린내 나고 비참했던 인종전쟁은 1675년 뉴잉글랜드에서 일어났던 이민자들과 알공퀴안 인디언들(Algonquian Indians) 사이에 있었던 전쟁입니다. 알공퀴안 인디언들을 이끌었던 지도자는 킹 필립이었는데, 전쟁의 시작은 킹 필립이 뉴잉글랜드에 정착한 이민자들의 마을을 공격하면서 비롯되었습니다. 이 전쟁은 도미노 현상처럼 이주자들과 인디언들 간의 연쇄적이고 대대적인 전쟁으로 이어졌고, 어느 누구도 중단시킬 수 없는 전쟁이 되었습니다. 한쪽이 다 죽어야 끝나는 전쟁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인디언들이 우세했지만, 결국 전세는 역전되어 킹 필립의 아내와 아들들이 체포되었고, 1676년 8월 12일, 킹 필립은 이주자 동맹군에 의해 사살되어 시체는 네 등분되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인디언들이 처참하게 살해되었습니다.

보스턴 대학의 역사학 교수인 질 레포(Jill Lepore)는 상상하기 힘들 만큼 비참했던 이 전쟁을 「전쟁의 이름」(The Name of War)이라는 자신의 책에 재현하면서 이런 말을 합니다: “그 전쟁은 끝난 게 아니다. 문화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오늘날에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세계사는 전쟁의 역사입니다. 장소마다 시대마다 전쟁이 없었던 곳이 없습니다. 사용했던 무기와 전쟁의 규모나 방식에 따라 잔인함의 강도만 달랐을 뿐, 희생된 사람의 피해는 언제나 같았습니다. 죽음이었습니다.

성경에도 많은 전쟁이 나옵니다. 개인간의 전쟁, 부족들간의 전쟁, 국가와 국가간의 전쟁이 나옵니다. 그런데 성경밖의 전쟁이든지 성경내의 전쟁이든지 전쟁의 한가운데에는 늘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가진 욕심, 다른 말로 하면 “죄”가 전쟁의 한복판에 있습니다. 그 죄가 모든 전쟁의 이유이자 목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성경은 또 다른 차원의 전쟁을 알려줍니다. 하나님이 일으키시는 전쟁입니다. 이 전쟁은 사람이 중심에 있지만 그 이면에 하나님이 있습니다. “심판” “청결” 그리고 “새롭게 함”이 목적인 전쟁입니다. 이사야 4장 4절은 이와 관련하여 이렇게 기록합니다: “이는 주께서 그 심판하는 영과 소멸하는 영으로 시온의 딸들의 더러움을 씻으시며 예루살렘의 피를 그 중에서 청결케 하실 때가 됨이라.” 다시 말하면, 예루살렘이 바벨론에 의해 멸망하는 이유가 더러운 죄악으로 인한 심판과 새롭게 함이라는 말입니다. 앗수르에 의해 멸망당하는 북 이스라엘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하나님을 떠나 이방풍습과 죄악으로 얼룩진 그들을 새롭게 하시기 위한 하나님의 뜻이 그 전쟁의 목적이었습니다: “화 있을진저 앗수르 사람이여 그는 나의 진노의 막대기요 그 손의 몽둥이는 나의 분함이라 내가 그를 보내어 한 나라를 치게 하며 내가 그에게 명하여 나의 노한 백성을 쳐서 탈취하며 노략하게 하며 또 그들을 가로상의 진흙같이 짓밟게 하려 하거늘”(사 10:5-6).

애굽에서 나온 이스라엘 백성들이 여호수아의 인도로 가나안 땅에 들어가 벌인 전쟁 역시 사실은 그 땅에 만연한,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차고 넘치는 죄악을 정결케 하는 전쟁이었습니다.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에 도착했을 때, 가나안 족속들의 죄는 도(度)를 넘은 상태였습니다. 얼마나 죄악의 상태가 심각했던지 하나님께서 “땅이 그들을 토하여 낸다”고 하셨습니다(레 18:24-25). 그들이 하나님께로 돌아올 가능성은 제로였습니다. 온갖 종류의 우상들, 특히 자식을 우상의 제물로 바치는, 입에 담을 수 없는 죄가 가나안 사람들의 삶 속에 만연해 있었습니다(레 20:1-5).

따라서 이 세상에는 두 종류의 전쟁이 있습니다. 인간이 자기 욕심을 채우기 위해 일으키는 전쟁과 죄를 심판하시고 정결케 하시는 하나님이 일으키시는 전쟁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육적 전쟁과 영적 전쟁입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어떤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까? 눈에 보이는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까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까? 혹시 전쟁 속에 있다는 사실 자체를 망각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만약 영적 전쟁 속에 있다면, 이기고 있습니까 패하고 있습니까? 그 전쟁에서 승리하는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그리고 그 전쟁이 당신에게 주는 유익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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