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의 “완벽 예찬” 때문에 소비량에 상응하는 양의 농산물이 버려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세계의 기아와 가난을 심화시키고 환경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영국의 가디언지가 7월 13일 보도했다.

수십 명의 농부, 포장업자, 운송업자, 연구자, 홍보 담당, 정부 관리들과의 인터뷰와 공식 데이터를 종합한 결과, 비현실적이고 비생산적인 겉치레 기준 때문에 엄청난 양의 신선한 농산물들이 들에서 썩거나 가축 먹이가 되고 쓰레기로 매립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농장과 과수원에서 생산된 멀쩡한 농산물들이 소매상이 요구하는 완전한 기준 때문에 희생되고 있다고 농부들과 도매업자들은 입을 모았다.

식량 소비는 종종 “농장에서 식탁까지” 이루어진다고 말하는데, 이는 농장과 창고, 포장, 물류, 슈퍼마켓, 식당 그리고 개인의 냉장고에서 손실이 계속 발생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기록에 따르면, 해마다 약 1,600억 달러에 달하는, 약 6천만 톤의 농작물이 소매업자와 소비자에 의해 버려진다. 이는 총 생산량의 1/3에 해당한다.

그러나 실제로 폐기되는 양은 이보다 훨씬 더 많다. 흠이 있는 농산물은 생산지에서 바로 버려지기 때문이다. 모든 과정에서 폐기되는 양은 총 생산량의 절반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1930년대부터 캘리포니아 주 베이커스필드에서 감자를 비롯한 채소 농사를 지어온 웨이드 커천맨은 “농작물의 25%는 그 자리에서 버려지거나 가축의 먹이가 된다”고 말했다.

“햇볕에 그을리거나” 색깔이 칙칙해진 콜리플라워는 들에서 갈아엎는다. 모양이 가지런하지 않은 포도는 그대로 버려진다. 오렌지 역시 모양이 예쁘지 않으면 매립지로 직행이다.

World Resources Institute와 같은 싱크탱크 기관이 정확한 산출을 위해 작업을 하고 있으나, 현재 미국에서는 식량 손실에 관한 정확한 통계가 없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못 생긴” 식품의 운송 서비스 주문을 받는 Imperfect Produce는 완벽의 기준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모든 과일과 채소의 약 1/5이 매립지로 간다고 추정한다. 그러나 농부들은 작황이나 날씨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서 식량 손실률은 그보다 훨씬 더 높다고 주장한다.

세계적으로는 식량의 약 1/3이 버려진다. 이는 매년 16억 톤을 버리는 것이며, 가격은 1조 달러에 해당한다. 오바마 행정부와 유엔은 2030년까지 식량 폐기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맹세했다. Natural Resources Defense Council과 같은 캠페인 단체들도 식량 손실을 막기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식량 폐기를 줄이지 않으면 굶주림이나 기후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식량 폐기는 대기 오염 8%의 책임이 있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영양실조에 걸렸거나 굶주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지구 인구의 5~10%는 지금도 배가 고프다. 그들은 식량이 넉넉지 않다.”면서 워싱턴에 있는 국제 식량 정책 연구소의 팬 소장은 “식량 폐기, 식량 손실이 큰 문제인 이유는 아직도 배고픈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에 따르면, 매립지나 쓰레기 소각로에 들어오는 쓰레기 중 폐기된 식량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식량 쓰레기에서 발생되는 메탄가스는 점점 늘고 있다.

그러나 생산업자와 도매업자들은 소비 기준이 항상 올라간다고 주장한다. 풍년이 들면 완벽의 기준은 더 엄격해진다. 식량이 모자라야 기준도 완화된다. 식량 전문가에 따르면 대형 소매업자들은 소비자들의 이익 추구에 따라 자신의 사업이 운영된다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소매업자들은 소비자들이 원하지 않는 과일과 야채들을 추려낸다는 것이다.

거절당한 농산물을 구출하고 재분배하는 Food Cowboy를 창업한 로저 고든은 식량 생산 경제에 식량 손실은 이미 포함되어 있다고 믿는다. “만일 톰 빌삭 미국 농무부 장관이 원하듯이 버려지는 농산물을 50% 줄이면, 슈퍼마켓은 농산물의 이익 마진을 1.5%에서 0.7%로 낮출 것이다.”라면서 로저 고든은 “그리고 소비자가 음식물 폐기를 50% 줄이면, 우리는 경제 활동에서 약 2천5백억 달러를 잃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일부 슈퍼마켓 등지에서는 손실을 줄이기 위해 못 생긴 농산물 코너를 만들거나 적극적으로 줄이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대형 소매업자들은 지금도 완전의 기준, 혹은 시장의 상황을 이유로 농산물을 거부하는 권리를 행사하고 있다. 농산물의 마지막 구매업자인 소매상들은 소비자의 비위를 맞추어야 하므로 그들 역시 곤경에 처해 있기는 마찬가지라고 고든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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