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7월 시카고 남부의 한 아파트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살해된 사람은 30대 중반의 남성이었고 가해자는 샬럿 리만이라는 여성이었습니다. 살해된 남자는 샬럿 리만의 남편이었습니다. 아내가 남편을 살해한 것입니다. 샬럿 리만은 열 다섯 살에 남편 마이크를 만나 동거를 시작했습니다. 둘 사이에 큰 아들 마이크 주니어, 둘째 딸 키타, 그리고 두 아들이 더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시카고 남부로 이사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이크는 실직했고 매일 술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부부싸움이 끊이지 않았고, 아내에 대한 마이크의 폭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집안에서, 때로는 거리에서, 심지어 마켓에서까지 폭행이 이어졌습니다. 시어머니와 자녀들이 보는 앞에서도 구타는 이어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일요일 저녁, 마이크는 부엌에서 저녁 준비를 하던 샬럿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바닥에 내동댕이쳤습니다. 저녁 준비가 늦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거실에는 큰 아들과 시동생이 TV를 보고 있었고, 다른 아이들은 할머니 집에 가고 없었습니다. 마이크의 폭력을 시동생이 와서 말렸지만 헛일이었습니다. 그래서 큰 아들과 시동생은 밖으로 나가버렸고, 마이크는 분이 풀릴 때까지 샬럿을 때렸습니다.

시간이 흐른 후 몸을 추스린 샬럿이 다시 부엌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썰던 햄을 다시 자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분이 덜 풀린 마이크가 다시 부엌으로 들어와 샬럿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그 때 샬럿은 들고 있던 칼로 마이크의 가슴을 찔렀습니다. 마이크는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졌고, 쓰러진 마이크를 보고 놀란 샬럿이 시동생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시동생은 바로 경찰에 연락했고 샬럿은 살인죄로 체포되었습니다.

일리노이 주 쿡 카운티의 관선 변호사인 안드레아 리옹은 샬럿의 사건을 배당받자마자 직감했습니다 : ‘이것은 살인이 아니라, 자기방어 중에 생긴 우발적 사고사(事故死)이다.’ 시카고 다운타운 남서쪽에 있는 쿡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된 샬럿을 만난 리옹은 그녀와 대화를 하면 할수록 그녀의 무죄를 확신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샬럿이 얼마나 많은 구타와 학대 속에 살아 왔는지 증거와 증인들을 확보했습니다. 결국 리옹은 샬럿의 무죄 판결을 받아냈습니다.

이 사건을 변호하던 리옹이 사건 승소만큼이나 궁금하게 여겼던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왜 수년간 반복된 폭력 속에 샬럿이 계속 그 가정에 머물러 있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리옹은 샬럿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을 변호하는 내게 가장 힘든 것은 그날 당신이 남편으로부터 당신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무엇을 했느냐가 아니었습니다. 왜 당신은 그렇게 오랜 기간 구타를 당하면서도 그 집에 계속 살고 있었습니까? 가정 폭력에는 하나의 사이클이 있습니다. 먼저 논쟁을 합니다. 다음에 아주 작은 폭력이 일어납니다. 그 다음에는 조금 더 큰 폭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뉘우침이 있습니다. 선물과 성관계를 통한 사랑의 고백이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논쟁이 생기고 폭력이 또 이어집니다. 사과와 뉘우침이 있습니다. 또 논쟁과 폭력이 있습니다. 이 일련의 과정에는 제3자의 어떤 간섭이나 도움도 개입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상상할 수 없는 충격적인 사건으로 비화되어 경찰이 개입될 때까지 이 사이클은 계속됩니다. 왜 당신은 이 반복되는 사이클 속에 계속 머물러 있었습니까?”

샬럿이 리옹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눈물을 글썽이며 대답했습니다: “당신은 이해하지 못합니다. 나는 그를 사랑했습니다. 그가 했던 모든 행동들을 다 사랑하진 못했지만, 난 그를 사랑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사랑합니다. 아이들을 놔두고 제가 갈 수 있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Angel of Death Row: My Life as a Death Penalty Defense Lawyer」, Andrea D. Lyon)

사랑이 답이었습니다.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사랑은 아니어도 그런 사랑을 꿈꾸며 살았던 평범한 여인의, 남편과 자식을 향한 사랑이 변호사 리옹의 질문에 대한 답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랑의 결과는 살인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비록 샬럿이 무죄로 석방되었지만, 그녀는 남편이자 아이들의 아빠를 죽인 사람이 되었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만약 옳은 사랑이 있고 그릇된 사랑이 있다면, 샬럿의 사랑은 옳은 사랑이었을까요? 아니면 잘못된 사랑이었을까요? 잘못된 사랑입니다.

왜 잘못된 사랑일까요? 하나님이 빠진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빠진 사람의 사랑이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과 하나님의 사랑이 빠진, 이 세상의 모든 사랑은 샬럿과 마이크가 만들어가는 사랑입니다. 그리고 샬럿과 비슷한 결과를 양산합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어떤 사랑을 하고 있습니까? 그 사랑이 만드는 결과는 어떤 것입니까?

저작권자 © 크리스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