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 지음 / 규장 펴냄

 
『내려놓음』 시리즈를 쓴 이용규 선교사의 최신작이다. 몽골에서 8년간 사역하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인도네시아로 사역지를 옮긴 다음의 이야기다.

이 선교사에게는 ‘내려놓음’이란 수식어가 항상 따른다. 2006년에 출간한 첫 책 『내려놓음』과 두 번째 책 『더 내려놓음』은 엄청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몽골 사역에서 하나님과 동행한 이야기 『같이 걷기』와, 새 길을 떠나길 원하시는 그분의 뜻에 순종하며 『떠남』을 썼다.

그리고 새로운 사역에 대한 부담과 어려움, 예상치 못한 수술과 후유증을 겪으면서 저자는 믿음, 소망, 사랑 중에서 소망에 해당하는 ‘기대’를 묵상하고 이 책을 썼다. 이어서 추수하는 사명감으로 인도네시아 선교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진행 중인 사역을 소개한다.

저자는 소망을 사람의 몇 마디 위로의 말로 품을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는 지경에 있을 때 소망을 가질 수 있는 힘은 우리 안에 있지 않다고. 그것은 우리를 향한 ‘기대’를 결코 포기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능력’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슬프고, 고통스럽고, 우울한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주시는 하늘의 아름다운 선물이라는 것이다.

이 책의 요약이랄 수 있는 다음의 글들이 예쁜 그림과 함께 책의 서두에 실려 있다.

“하나님이 더 이상 보이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을 만났어. 내 모든 기도가 막힌 것 같고... 하나님께서 주신 꿈이라고 믿고 선택한 길에서 계속되는 좌절을 경험했어. 내가 간절히 바라던 소망이 스러지는 듯했지.

그때는 지금까지 알아왔던 하나님과 전혀 다른 하나님을 만나는 순간이었어. 우리는 고통스러울 때 비로소 하나님을 향해 부르짖지. 하나님께 부르짖는다는 건 소망을 마음에 두었을 때 가능해.

우리가 너무 힘들어 낙망하고 좌절했을 때는 기도할 의지도 사라지지. 하지만 그분이 내 부르짖음을 듣고 계심을 마음으로 깨닫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 위로와 힘이 돼.

우리 안의 세상을 향한 기대와 하나님의 통치를 향한 기대가 충돌할 때... 지혜로운 삶은 하나님의 다스림 가운데 존재하는 영원한 삶을 준비하는 거야. 삶이 어려워지고 불편해진다고 소망을 잃어야 할 이유는 없어.

많은 사람들에게는 고통과 두려움의 시간이 되겠지만 하나님을 소망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으니까.“

이용규 선교사는 서울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동양사학을 공부하고, 하버드대학교에서 ‘중동지역학 및 역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몽골에서 8년 간 몽골국제대학교 부총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교육 선교와 한국 교육 단지(Korea Education Complex)내 JIU(자카르타 국제대학교, Jakarta International University) 설립에 헌신하고 있다.

(본문 중에서)

평안은 하나님이 인생에게 주기 원하시는 가장 귀한 선물이다. 하지만 이것은 편리함이나 편안함과는 다르다. 내 관심이 ‘하나님을 더 누리는 것’이 되어야 평안을 지속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하나님께서 가장 바쁘게 움직이실 때는 나를 묶어놓으신 때였다. 실은 내 열심과 내 방식이 그분의 일에 방해가 되곤 했기 때문이다. 내가 병원에 있던 시간이 하나님이 가장 열심히 일하신 시간임을 나중에 깨닫게 되었다.

우리가 변화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오직 무조건적으로 부어지는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는 것이다. 하늘 아버지의 나를 향한 무한한 사랑을 깨달으면 바뀌기 시작한다. 그 사랑을 경험해야 누군가에게 그 사랑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때 변화가 시작된다.

하나님께서 일을 멈추게 하실 때에는 이유가 있다. 그러한 멈춤의 시간조차 그분의 지혜와 사랑에 기초한 것임을 고백하게 된다.

우리가 무언가를 얻지 못하고, 어려움을 당한다고 해도 불행해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고통이 자아를 낮추고 비워주며 하나님과의 관계를 새롭게 하는 도구가 된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달려갈 담대함을 얻게 된다.

‘얼마나 이루었냐’가 아니라 ‘얼마나 내어드렸냐’에 달려 있다.

상황보다 하나님을 바라보고 그분이 하실 일을 기대하는 것이 믿음이다. 우리가 하나님을 바라볼 때 내면에 안정감이 자리 잡으면서 삶에 균형이 생긴다.

하나님 나라의 핵심은 관계로의 부르심에 있다는 사실이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하나님과 관계를 맺는 것이다. 관계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서로를 향한 결단이 필요하고 함께 노력하며 보내는 시간이 요구된다. 하나님과 관계를 맺는 과정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하나님 자신이 우리를 오랜 시간 기다리기로 작정하셨다. 한 사람을 변화시키고 관계 속으로 부르시려고 수많은 세월을 기다려 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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