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s on Spirituality 52

오늘은 성령의 열매(갈 5:22-23) 두 번째 시간으로 “기쁨”을 함께 묵상합니다. 한국 서울여대에서 신학을 가르치는 장경철 교수는 『흔적신학』이라는 책에서 딸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셋째 아이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누워서 방긋방긋 웃고 있는 아이가 너무 귀여워서 혼잣말로 ‘얘야, 웃지만 말고 말 좀 해봐라. 왜 말은 안 하고 웃기만 하니?’ 하고 중얼거렸다고 합니다. 그 순간 옆에 있던 둘째 딸이 시큰둥하게 말하더랍니다. “어른이 되면 웃지는 않고 말만 할 테니까요.” 이 아이의 시큰둥한 표정을 상상해 보면 웃음이 나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 아이의 말이 사실입니다. 아이들은 그렇게 웃음이 많지만, 어른들은 웃음이 사라진 삶을 살아갈 때가 많습니다.

사실 우리의 삶을 보면, 웃을 일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삶은 어렵고 힘듭니다. 해결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들 때문에 삶에서 기쁨이 사라질 때가 많습니다. 신앙생활에도 기쁨이 없습니다. 신앙생활은 기쁘고 즐거운 것이어야 하는데, 예배를 드려도 기쁨이 없고 성도의 교제 가운데도 기쁨이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이루어야 하는 성령의 열매가 희락, 곧 기쁨이라고 말합니다. 항상 기뻐하는 것이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입니다.(살전 5:16) 그런데 이 기쁨을 어떻게 가질 수 있습니까? 때로 기뻐할 수 없는 삶의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항상 기뻐하는 삶을 살 수 있습니까?

성경에서 기쁨에 대해 가르쳐 주는 책은 빌립보서입니다. 빌립보서는 바울이 감옥에 갇힌 상태에서 쓴 편지입니다. 바울은 감옥에서 죽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편지를 썼기에 빌립보서는 마치 유언과도 같은 편지입니다. 이러한 절대절명의 위기 속에서 쓴 편지의 메시지가 놀랍습니다. 그것은 “기뻐하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바울이 감옥에서조차 기쁨을 누리고 있었다는 것을 알려 줍니다. 바로 삶의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근본적인 기쁨입니다.

주 안에서 기뻐하라

바울은 빌립보서에서 항상 기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두 가지의 비결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첫 번째 비결은 “주 안에서 기뻐하는 것”(4:4)입니다. 바울의 기쁨의 비밀은 주님 안에 있는 기쁨입니다. 예수님을 만난 사람은 기쁨이 넘칩니다. 예수님을 만난 사람은 '주님이 나 같은 죄인을 살리기 위해 십자가를 지셨다'는 진짜 사랑을 경험합니다. 이 복음을 경험한 사람은 기쁨이 넘칩니다. 이 기쁨은 밭에 숨겨져 있는 엄청난 보화를 발견한 기쁨입니다.(마 13:44) 이 보화가 얼마나 귀한 지, 자기의 소유를 모두 팔아서 바꾸어도 아깝지 않은 기쁨입니다. 진짜를 소유한 사람은 다른 것들에 좌우되지 않는 기쁨을 소유하게 됩니다. 십자가에서 나를 구원해 주신 진짜 보배를 찾은 사람은 다른 중요하지 않은 것들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 기쁨을 소유하게 됩니다. 삶에서 기쁨이 사라질 때에 이것을 떠올려야 합니다. 우리는 최고의 보석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복음의 기쁨입니다. 우리에게는 천국의 기쁨이 있습니다. 이 진짜 기쁨이 예수님을 만난 우리에게 주어져 있습니다.

또한 주님 안에서 경험하는 기쁨은 주님이 지금도 내 삶에서 만나 주시고 도와 주시는 기쁨입니다. 유기성 목사님의 『예수를 바라보자』는 책에는 한 젊은 부부의 이야기가 소개됩니다. 한번은 예배를 마치고 한 젊은 부부가 기도해달라고 목사님을 찾아왔다고 합니다. 부인이 암 때문에 7년 동안 치료를 받아왔는데, 최근 부인의 상태가 심각해져서 기도를 받고 싶어 찾아왔다는 것입니다. 그 젊은 부부를 보는데, 이 목사님은 7년의 세월 동안 이 부부가 얼마나 고통을 받아왔을 지가 느껴졌다고 합니다. 왜 안 그렇겠습니까? 젊은 부부의 마음 속에 두려움과 분노와 우울함이 가득했을 것입니다. 유기성 목사님이 이렇게 권면을 합니다. “마음을 지키기 위해서 예수님을 바라보십시오. 24시간 암만 생각하면, 두려움과 염려와 낙심하는 마음만 생깁니다. 이제 암 묵상에서 예수님 묵상으로 바꾸어 보십시오. 함께하시는 예수님을 생각하면서 마음을 지키십시오.”

참 귀중한 말씀입니다. 예수께서 우리와 함께하십니다. 우리는 지금 내 옆에 계시는 예수님과 함께 손을 잡고 걸어가야 합니다. 우리가 할 일은 내 삶의 모든 문제와 두려움에서 눈을 떼고 나와 함께 시는 예수님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삶의 두려움과 염려에 우리의 시선을 고정하니,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우리의 눈을 예수님께 고정해야 합니다.(히 12:2) 우리의 문제에서 눈을 떼서 우리와 함께하시는 예수께 시선을 고정할 때, 우리는 주님이 주시는 기쁨과 평안을 경험하게 됩니다.

바울은 빌립보서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빌 4:6-7) 여기서 “예수 안에서” 우리를 지켜 주신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수께서 우리를 만나 주셔서 우리의 염려와 고민 가운데 기쁨과 평강을 허락해 주십니다.

사랑할 때 기쁨이 있다

바울이 빌립보서에서 가르쳐 주는 기쁨의 열매를 맺는 두 번째 방법은 사랑을 베푸는 것입니다. “너희 관용을 모든 사람에게 알게 하라. 주께서 가까우시니라.”(빌 4:5) 여기에서 관용은 사랑을 베푸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말씀을 이렇게 풀어서 말할 수 있습니다. “너희 사랑을 모든 사람에게 알게 하라.” 바울은 기쁨의 비밀이 사랑에 있다는 것을 발견한 사람이었습니다. 주님 안에 있는 사람은 주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것처럼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이 사랑을 베푸는 사람에게 기쁨이 넘치게 됩니다. 이것을 기억하십시오. 사랑하는 사람이 기쁨을 누리게 됩니다. 성령의 열매 가운데 기쁨이 사랑 다음에 나오는 것도 우연이 아닙니다. 기쁨은 사랑하는 사람이 누리는 선물입니다.

신약성경 사도행전에는 예수님이 직접 말씀하신 구절이 유일하게 한 구절 나옵니다. 그것은 사도행전 20:35의 말씀입니다. “주 예수께서 친히 말씀하신 바,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 하심을 기억하여야 할지니라.” 이것은 주는 자의 기쁨에 대해서 가르쳐 주시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받는 기쁨만 생각하지만, 예수께서는 주는 자가 더욱 복이 있고 기쁨이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삶에서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여기에 있습니다. 항상 받는 자의 기쁨만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도 은혜를 받기만 하려고 하고, 사람들에게도 사랑을 받기만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십시오. 기쁨을 받고자 했지, 누군가의 기쁨이 되어 주려고 노력한 적이 있습니까?  하나님으로부터 기쁨을 받으려고만 했지, 하나님께 기쁨이 되어드리고자 노력한 적이 있습니까? 그런데 놀라운 것은 우리가 다른 사람의 기쁨이 되어 주고자 할 때에 기쁨을 누리게 됩니다. 하나님의 기쁨이 되고자 노력할 때에 기쁨이 충만하게 됩니다. 바울이 전해 주는 성령의 두 번째 열매인 기쁨을 맺는 방법을 들으십시오. 기쁨은 주님 안에서 누리는 것이고, 기쁨은 사랑할 때에 누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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