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선해지거나 악해진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돼"

증강 현실 게임 ‘포켓몬 고’의 세계적인 열풍이 불면서 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또한 만만치 않지만, 8월 18일, 미국의 진보적 크리스천 매거진 ‘소저너스’는 가상현실과 포켓몬으로 시리아 사람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시'리아 전은 이 시대 최대의 인도주의적 위기다. 엄청난 수의 사망자와 난민, 이산가족들이 발생했다. 국외 난민들은 터키와 레바논, 요르단, 유럽 전역에서 이상과는 동떨어진 난민 캠프에 가야 했고 국내 난민들은 ISIS와 폭도들 사이에 끼여 끝없는 폭격을 견디고 있다. 그러나 시리아 밖의 사람들은 시리아의 사상자 수는 기억해도 시리아 사람들이 겪는 현실에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강 건너 불이어서 공감을 얻어내기 어렵다.

옴란 다크니시
그런데 사진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한 명의 희생자 사진이 미치는 영향을 더 크다. 한 명의 죽음은 비극인데, 수백만 명의 죽음은 통계이다. 알레포 공습으로 무너진 건물더미에서 하얀 헬멧 활동가들에 의해 구조된 피 흘리는 5세 남자아이의 영상이 17일 밤 인터넷에 올라왔다. 물에 젖은 빨간 셔츠와 파란 바지를 입고 해변에 엎드린 채 죽은, 3살짜리 아일란 쿠르디의 영상이 최초로 세계인의 가슴을 울렸다면, 5살짜리 옴란 다크니시의 영상 역시 보는 이의 가슴에 아프게 각인되었다.

아일란 쿠르디
한 장의 사진은 신문 헤드라인보다 더 큰 역할을 한다. UNICEF는 아일란 쿠르디의 사진이 공개된 후 기부가 636% 늘었다고 보고했다. 다른 구호기관도 기부가 늘었다고 보고했다.

지금 디자이너와 활동가들이 전쟁으로 찢긴 시리아의 충격적인 메시지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포켓몬 캐릭터를 사용하고 있다. 지난 달 아사드에 반대하는 미디어 기구인 Revolutionary Forces of Syria Media Office는 포켓몬 캐릭터와 시리아 어린이의 합성 영상을 선보였다. 숱한 전투와 폭격을 목격해 온, 폭도들이 점령한 도시나 마을의 아이들과 포켓몬 이미지를 합성한 영상을 현재 스웨덴에 살고 있는 시리아인 무스타파 자노가 페이스북에 올렸다.

사이프 타한 페이스북
2011년에 시리아를 떠나 현재 덴마크에 살고 있는 그래픽 디자이너 사이프 타한 역시 포켓몬 고 게임에서 영감을 얻어 시리아 게임 영상을 만들었다. 탐색 대상은 안보, 교육, 의료 용품이다. 영상 조회수는 1천을 넘었지만 타한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되도록 빨리 실제로 응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리아인의 현실을 피부로 느끼게 만드는 저널리즘 프로젝트들이 세계적인 반응을 모으고 있다. 지난 해 11월, 월드 이코노믹 포럼은 ‘프로젝트 시리아’ 제작을 의뢰해, 디자이너 팀은 가상현실 영화를 만들었다. 사람을 살해하고 먼지와 건물 잔해들이 사방으로 튀게 만드는 가상 로켓을 통해 시리아 전쟁을 체험할 수 있게 만든 영화이다.

널리 확산되고 있는 가상현실이 불건강한 고립을 가져올 것이라는 비난과 예상도 있지만, 기술은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선해지거나 악해진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무스타파 자노 페이스북
오바마 행정부는 미국 기업에게 난민을 도울 수 있는 해법을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크라우드 펀딩 웹사이트인 Kickstarter는 UNHCR과 협력하여 난민에게 직접 기부할 수 있는 캠페인을 벌였다. 캠페인 첫날 24시간 동안 1만6천 명의 사람들이 1백만 불 이상 기부했으며, 총 27,669명으로부터 177만여 달러를 모았다.

Information Point for Lesvos Volunteers라는 페이스북 그룹은 지도를 비롯한 갖가지 정보들을 제공하여 레스보스의 자원봉사자들과 풀뿌리 프로젝트를 돕기 시작했다.

기술을 활용한 몇 가지 안 되는 예들이지만 사람들로부터 검색 이상의 적극적인 참여를 끌어냈다. 소셜 미디어와 디지털 디자인, 가상현실과 같은 테크놀로지는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움직이도록 만드는 힘이 있다. 물론 기술의 진보와 함께 찬반 논쟁은 계속될 것이다. 드론의 사용, 운전자 없는 자동차, 유전자 조작 등. 늘 새로운 걱정거리들이 생겨날 것이다. 그러나 긍정적 변화와 대안적인 해법 또한 나올 것이고 나와야 한다. 결국 테크놀로지에 의미를 부여하는 이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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