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립보 4:2-3

빌립보 교회에 믿음 좋은 권사님 두 분이 있었습니다. 한 사람은 유오디아, 또 한 사람은 순두게였습니다. 두 사람은 교회의 열심 있는 일꾼이요, 존경받는 지도자요, 신앙과 인격과 생활, 모든 면에서 본보기가 되는 성도였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 종종 불협화음이 생겼던 것입니다. 중대 사안에 대해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입장을 취하면, 교인들이 우왕좌왕하게 되고 심지어 유오디아 파와 순두게 파로 갈라지는 분위기로 치닫기도 했습니다.

이런 사정을 알게 된 바울이 염려 끝에 간절한 권면을 담은 편지를 빌립보 교회에 보냈습니다. 바울은 문제가 생기면 문제 편이 되어 문제를 악화시키지 말고, 해답 편이 되어 문제 해결과 화합에 헌신하라고 권면했습니다.

미국의 캘리포니아 사막 지대에는 두 종류의 새가 서식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나는 대머리 독수리요, 다른 하나는 벌새입니다. 대머리 독수리가 있는 곳에서는 악취가 진동합니다. 대머리 독수리는 하늘을 날다가 동물의 사체를 발견하면 쏜살같이 내려앉아 썩은 시체를 갈기갈기 찢어 악취를 사방에 흩뿌리며 먹어댑니다. 반면에 사람의 새끼손가락 정도밖에 안 되는 벌새가 날고 있는 곳에서는 은은한 향기가 풍깁니다. 벌새는 황량한 사막에서 용케도 꽃을 찾아내어 꿀을 빨아먹고 사는 것입니다.

교회에 문제가 생기면 그 문제에 달려들어 파헤치고 사방에 퍼뜨리며 문제를 악화시키고 확대 재생산하는 문제형 교인이 있습니다. 대머리 독수리 같은 교인입니다. 한편 조용히 지켜보며 문제가 확대되지 않도록 힘쓰며 덕스러운 해결을 위해 기도하고, 해결과 화합을 위해 헌신하는 해답형 교인도 있습니다. 벌새와 같은 교인입니다.

바울은 문제의 당사자인 유오디아와 순두게에게 “같은 마음을 품으라”고 권고하면서 다른 교인들에게는 “저 여인들을 도우라”고 권면합니다. 두 사람의 마음이 같지 않아서 의견이 상치되면 어느 한쪽을 편들지 말라는 말입니다. 한쪽을 지지하지도, 다른 쪽을 비난하지도 말라는 말입니다. 문제를 악화, 확대시키지 말고 문제의 해결과 화합을 위해 헌신하라는 말입니다. 한 마디로 문제가 생기면 문제 편에 서지 말고 해답 편에 서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바울은 단호하게 선언합니다. “그 이름들이 생명책에 있느니라.” 이 말씀에는 성도 간에 편을 가르고 비평하는 일을 삼가라는 엄중한 경고가 들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미 생명책에 그 이름을 기록해 둔 성도를 누가 감히 비난하고 매도할 수 있습니까? 모세는 민수기에서 발람 선지자의 입을 빌어 이렇게 썼습니다.

“하나님이 저주하지 않으신 자를 내가 어찌 저주하며 여호와께서 꾸짖지 않으신 자를 내가 어찌 꾸짖으랴”(민 23:8).

십자가는 기독교의 상징입니다. 그리고 십자가는 수학에서 더하기(+) 기호이기도 합니다. 그리스도인은 십자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십자가 사람은 더하기 사람이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성도는 빼기(-) 사람이 아니라 더하기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성도는 모든 사람에게 더하기 곧 보탬이 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교인들 간의 대화를 귀담아 들어보면 더하기 사람과 빼기 사람이 구분됩니다.

“이 권사님이 새 며느리를 참 잘 얻으셨어요. 얼마나 조신하고 예쁜지 몰라.”더하기 교인입니다. “그런데 살림하는 건 보기와 다르대요. 집안이 엉망이라지 뮈야.” 빼기 교인입니다.

“김 집사 아들 정말 의젓하지요. 어디 내놓아도 한 몫 하겠던데요.” 더하기 말입니다. “허우대만 멀쩡하지 머리는 안 좋대요. 삼수만에 겨우 대학에 들어갔다지요.” 빼기 말입니다.

“오늘 목사님 설교 죽을 쑤시더군. 지루해서 혼났다니까.” 빼기 교인입니다.“목사님 설교가 죽이라면 잣죽이나 전복죽 수준이라 맛은 괜찮던데.” 더하기 교인입니다.

부부가 차를 타고 외출을 나왔습니다. 운전대를 잡은 남편이 길눈이 어두워 길을 못 찾고 헤맵니다. 옆자리에 앉은 아내는 불안합니다. 앗차 하는 순간 차가 일방통행 도로에서 역주행을 시작했습니다. 비명이 터져 나오는 것을 꾹 참은 아내가 부드럽게 한 마디 합니다. “당신은 법 없이도 살 사람이야, 그렇죠!” 이 정도면 더하기 아내라 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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