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스미 요시노리 명예교수, 50년간 세포의 자가 포식 연구에만 매달려

10월 3일(현지 시각), 스웨덴 카를린스카 의과대학 노벨위원회는 올해의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오스미 요시노리(大隅良典·71) 일본 도쿄공업대학 명예교수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오스미 교수는 지난 50년간 ‘오토파지(autophagy·자가 포식)’ 현상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을 발견하고 그 기능을 규명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1945년, 일본 후쿠오카에서 출생한 요시노리 오스미 교수는 1974년, 도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뉴욕의 록펠러 대학에서 3년간 공부한 뒤 일본으로 돌아와 1988년 연구팀을 꾸려 오토파지 연구에 전념해 왔다.

노벨위원회는 “세포 조직의 분해와 재활용이라는 기본 과정인 ‘오토파지’ 현상의 작동 원리를 규명했다. 세포가 어떻게 세포 내 물질을 재활용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어냈다”며 “그의 발견은 감염에 대한 반응 등 여러 생리 과정에서 오토파지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길을 열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오스미 교수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오토파지를 통해 단백질의 재활용뿐 아니라 우리 몸의 위험한 단백질을 적극적으로 파괴해 세포를 깨끗하게 하는 기능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대 백성희 교수 연구팀이 지난 6월, 온라인 네이처에 게재한 논문(오토파지 작용을 조절하는 새로운 신호 발견에 관한)에 따르면, 오토파지는 세포가 영양소 결핍에 반응하여 자신의 단백질을 분해하거나, 세포의 재구축 과정에서 불필요한 세포 성분을 제거하기 위해 작용하는 자가 포식 작용이다. 영양분 결핍, 대사성 스트레스, 감염, 노화, 암, 퇴행성 뇌질환 발병 등의 신호에 대해 세포의 생존과 항상성 유지를 위해 활성화되는 필수적인 기작이다.

autopagy의 어원은 ‘자기(auto)’와 ‘먹다(phagein)’를 뜻하는 그리스어의 합성어이다.

그림 출처 : 노벨위원회 페이스북
우리 세포에는 서로 다른 전문적 기능을 하는 구획들이 있다. 리소좀도 그 중 하나이며, 세포 내 물질분해를 돕는 효소들이 들어 있다. 세포 내에서 오토파고좀(autophagosome)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과립이 발견됐다. 오토파고좀이 형성되면 그것은 손상된 단백질이나 세포 소기관 같은 세포 내 물질을 삼킨다. 마지막에 그것은 리소좀과 결합하며, 이곳에서 오토파고좀이 삼킨 세포 내 물질이 작은 성분으로 쪼개진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세포에게 영양소와 세포 재생용 부품이 제공된다.

오스미 교수는 효모 세포를 이용해 자가 포식(오토파지) 작용이 효모 내에 존재함을 입증했다. 또한 자가 포식에 필수적인 유전자 15가지를 찾아냈다. 오스미는 자가 포식의 핵심 유전자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단백질 기능을 연구했다. 스트레스 신호가 어떻게 자가 포식 작용을 이끄는지, 단백질과 단백질복합체가 오토파고좀 생성을 촉발하는 메커니즘의 윤곽을 밝혀냈다.

칼로리 부족으로 세포가 적당히 굶으면 세포 내 노폐물을 소각해 에너지를 재활용한다. 칼로리 과잉 상태에서는 자가 포식 작용이 뜸해지고 노폐물이 적체된다. 이 부분에서 적당히 굶어야 생존력이 강해진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오토파지를 이용해 동면하는 포유류는 세포내 물질을 재이용해 생명을 유지한다고 한다. 오토파지는 세포 속을 깨끗하게 유지시켜 주는 역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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