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 지음 / 글모아출판 펴냄

 
『소소함의 깊이를 재다』는 매주 성도들에게 보낸 이준 목사의 편지글 모음이다. 저자는 ‘무거운 영적 가르침보다 일상을 살면서 품게 된 생각이나 풍경을 담다’보니 머릿속에 딱딱하게 저장되어 있던 신학적 지식 하나를 경험적으로 깨닫는 축복을 누리게 되었다. 바로 하나님은 어느 곳에나 계신다는 하나님의 성품’이었다고 서문에 기록했다. 아울러 저자는 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 각자의 소소한 일상에서 하나님을 발견하는 영적 여행을 시작하라고 권유한다.

이 책에는‘일상, 여백, 그분의 품, 시간, 가족, 만남’이란 큰 제목 속에 98편의 편지글이 수록되어 있다.‘소소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작고 대수롭지 않다 자질구레하다. 보잘것없다’이다. 그래서인지 소소함의 깊이가 일상의 깊이로만 읽히는 것이 아니라, 단순소박 혹은 겸손의 깊이로 마음을 울린다.

저자는 산책길에 만나는 자연에 주목한다. 자연의 미세한 움직임이나 들릴 듯 말 듯한 소리까지 놓치지 않는다. 아스팔트 문화에 갇혀 하나님께서 당신의 창조물을 통해 들려 주시는 이야기를 듣지 못한다면서 맨발로 땅을 밟아 보라고 이야기한다.

‘운동화를 벗어버리고 땅을 밟고 서는 시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가족들과 가까운 공원을 걷거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자필 편지를 쓰거나 직접 만나 대화하거나, 홀로 있는 시간을 내어 말씀을 묵상하거나 여행을 떠나거나... 편리를 이유로 촘촘히 세워진 문명의 창살을 멋어나 기지개를 주욱 켠 후 하나님과 하나님이 만드신 피조물을 오감을 통해 마음껏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본문 중에서)

그렇게 일상과 자연에서 얻은 깨달음,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얻은 크고 작은 배움들은 성경 묵상으로, 신앙적 깊이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진다.

‘신앙의 달음질도 절대 멈춰서는 안 됩니다. 세상 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말씀 읽고 기도하는 일을 멈추는 순간 우리의 영혼은 얼어붙기 시작합니다. 육신을 즐겁게 하는 일들에 마음을 빼앗겨 예배 드리는 일을 중단하는 순간 우리의 영혼은 돌처럼 굳어지고 맙니다. 자기 생각을 앞세워 하나님의 뜻 행하기를 멈추는 순간에도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멈춤은 냉혹한 사단의 세력에게 영혼의 문을 열어 주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사단이라는 점령군에 지배된 삶의 특징은 하나님과의 분리입니다. 얼어붙어 제 기능을 잃어버린 영혼의 눈과 귀로는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결코 체험할 수 없는 겁니다.’(본문 중에서)

‘주변에서 금이 가고 깨어진 관계들을 많이 봅니다. 그리고 사람 사이의 관계 회복이란 불가능해 보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분명한 길을 보여 주셨습니다. 처음엔 어렵겠지만 인내하며 그 길대로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손을 맞잡고 함께 웃고 있는 우리를 보게 될 것입니다.’(본문 중에서)

추천사에서, 권상희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자신이 택한 인생에 대한 믿음과 복음에 대한 보고서”, “시카고라는 도시 공간에서 살고, 사랑하고, 즐기며 지나온 이야기”라 평했고, 장경철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교수는 “인생의 무의미 속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체험한 영적 순례자의 성찰이 담긴 편지글 형식의 책”이라며 일독을 권했다.

이준 목사는 현재 시카고두란노침례교회의 담임 목사이다. 서울대 사학과와 시카고무디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을 공부했으며, 시카고한미장로교회에서 목회훈련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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