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셉프로젝트(1)

‘윤소이’라는 개성 강한 여배우가 있습니다. 얼마 전 한 프로그램에서 인터뷰를 하는데 자신의 본명은 ‘문소이’라고 했습니다. 연예 활동을 하기 위해 성을 바꿨는지 물었습니다.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러면 왜 ‘문소이’도 그리 나쁘지 않은데 ‘윤소이’라는 이름으로 성을 바꿨는지를 물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성보다는 이름을 살짝 바꾸는 것이 관행이니까요... 그런데 그 배우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성이 싫어서라고 했습니다. 어릴 적, 아버지는 자신이 아직 첫 돌을 지나지 않았을 때 가정을 떠났습니다. 자신과 오빠, 그리고 어머니를 버리고 평생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그 아버지로부터 문씨 성을 물려받은 것이 너무 싫었다고 했습니다. 혹시 자신이 유명해지고 잘 되면 자신을 버린 아버지가 찾아와서 성씨를 물려줬다고 할까봐.... 자신을 낳은 아버지라고 할까봐.... 문소이가 아닌 윤소이의 삶을 살기로 했다고 흐느끼면서 말했습니다. 가장 사랑을 받아야 했던 대상에게서 가장 큰 상처를 받은 한 여성이 눈물과 함께 자신의 고통을 대중에게 드러내는 순간이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그녀 안에 있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과 아픈 마음이 오늘의 삶과 관계에 계속 영향을 끼친다는 것입니다. 그녀에게  남성과 가정은 아픈 기억과 함께합니다. 좋은 남성을 만나고 행복한 가정을 꾸려야 할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삶에 남아 있는 과거의 흔적은 오늘 그녀의 정서를 어둡게 하고 사람을 선택하는 일을 방해합니다. 부정하려고 해도 그녀의 마음 속에는 새로운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두려움과 막연한 분노가 있습니다. 결국 불행해질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있고 버려짐에 대한 염려가 있습니다.

아버지가 가정을 떠난 이후 그녀는 한 번도 아버지를 다시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그녀는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그녀는 아버지를 마음 속에 여전히 가둬두고 있고, 삶 속에서 날마다 만나고 있습니다. 그녀는 아버지가 한 번 상처를 주고 떠난 데서 그치지 않고, 평생 그녀 속에 살아서 그녀의 정서와 생각과 판단을 좌우하고 만나는 사람을 결정하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아버지에 대한 분노와 두려움은 오히려 아버지를 벗어나지 못하는 굴레입니다. 그녀의 현재가 아버지와의 과거에 의해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살아온 과거는 우리의 오늘을 설명하고 해석하는 좋은 거울이 됩니다.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보면 어떻게 살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우리의 과거가 오늘과 내일을 결정한다면 그것은 운명론과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불우한 환경과 고통스러운 조건 가운데 성장했다고 해서 오늘과 내일 여전한 고통과 상처로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비록 부끄럽고 고통스러운 과거를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오늘의 나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의지한다면 하나님은 내일을 하나님의 뜻 가운데 인도하실 것입니다.

성경에서 만나는 다니엘의 삶을 생각해 봅시다. 그는 어린 나이에 조국의 멸망을 경험했고, 부모와의 이별을 경험했습니다. 눈 앞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을 지켜봐야 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잔혹했던 왕 느부갓네살의 왕궁으로 잡혀가서 바벨론의 교육을 받습니다. 어린 나이가 감당할 수 없는 큰 충격과 공포였을 것입니다. 마음이 황폐해지고 성품이 왜곡되기 쉽습니다. 그런데 성경은 그가 ‘왕의 진미와 포도주로 자신을 더럽히지 않기로 뜻을 정했다’(단 1:8)고 했습니다. 자신의 삶에 다가온 엄청난 무게의 상처를 하나님을 믿는 믿음과 세운 뜻으로 이겨내기로 결단한 것입니다. 그는 그 뜻을 지키되, 왕조가 바뀌고 바뀌어 페르시아 왕국이 들어서고 고레스 왕이 다스릴 때까지 평생을 그렇게 살았습니다.(단 1:21)

오늘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무엇입니까? 삶의 방향은 무엇에 의해 결정됩니까? 우리 인생은 무엇으로 해석됩니까? 하나님은 우리의 인생에 하나님의 뜻으로 말미암은 새로운 비전과 목표를 주십니다. 과거의 상처가 우리를 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우리의 삶을 인도합니다. 과거를 돌아보고 상처에 집중할 때 자신도 모르게 오늘은 그 상처로 인해 더욱 무너지고 황폐하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의 오늘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목적을 생각할 때 우리는 과거가 아닌 허락하신 비전이 인도하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우리 시대의 다니엘이 되어 하나님이 세우신 뜻으로 세상을 섬기는 하나님의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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