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적인 기독교 월간지 소저너스 11월호에서 편집장 짐 월리스 목사는 후드 달린 하얀 가운 대신에 정장을 한 ‘제임스 크로우 씨(Mr James Crow, Esq.)’를 표지 그림으로 채택하고, 커버 기사 서두에 언급했다. 노스 캐롤라이나 주에서 도덕의 월요일 운동을 벌이고 있는 윌리엄 바버 목사에게서 처음 이 문구를 들었다면서, 이제 인종 분리주의, 인종 차별이 시골의 외진 곳에서 린치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정치가들과 기업가들의 밀실에서 행해지고 있다고 월리스는 경고했다.

‘제임스 크로우 씨의 최대 관심은 지금 미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인구 통계의 변화이다. 2040년에는 다수였던 백인이 소수가 될 것이다. 오늘 미국 정치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이다. 이러한 인종적, 문화적 정체성과 관련된 인구 통계 변화가 대선을 포함해 거의 모든 정치의 물 밑에 있다.”

‘하얀 가운 대신에 정장을 입고 제이스 크로우 씨는 어떤 전략을 구사하는 걸까?’라고 질문한 월리스는 5가지 전략을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짐 크로우의 새 버전은 백인우월주의를 지키고 인종분리주의, 인종 차별과 폭력을 조장하는 명백히 조직적인 전략이다. 이들은 미국의 인종적 인구 통계의 변화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러나 미국의 정치와 일상에서 변화를 방해하고 늦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를 통해 소수 백인이 백인우월주의를 유지하면서 다른 인종들을 누를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이미 목격한 바 있다.

1. 인종적 게리맨더링(선거구를 자기 당에 유리하게 변경하는 일)

게리맨더링은 미국 정치에서 새로운 일이 아니며 양당이 모두 써먹은 전략이다. 그러나 고의적으로 인종적 소수의 투표권을 없애기 위해 인종적 경계를 따라 선거구를 구획 짓는 행위는 오래 전부터 공화당이 해왔다. 공화당은 소수의 표를 많이 얻을 수 없다는 인식 하에 20세기 후반에 소위 ‘남부 전략’을 구사했다.

최근 당파적인 게리맨더링의 사례들이 야기한 문제는 그들이 유색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제거했다는 점이다. 선거구 조작으로 백인 정치가들은 의회에서 힘을 장악할 수 있었다.

2. 이민 개혁 싸움

2015년의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다수는 망가진 이민 제도를 고치고 서류미비자 1,100만 명에게 시민권을 주기 위해 이민 개혁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민주당, 무소속, 공화당 심지어 백인 복음주의자와 가톨릭까지 이민 개혁을 지지했다. 하지만 존 뵈너 하원 의장이 이 법을 막는 공화당원들에게 굴복하면서 약속은 깨지고 말았다.

일부에서 1천1백만 명의 서류미비자 추방을 요구하기도 했지만. 이는 수백만 가정을 깨는 일이요. 그 중에는 이미 수십 년간 미국에서 살아온 가정들도 있다. 다른 일부는 이들의 구제 법안에 동조했지만 시민권 얻는 길을 터주지는 않았다. 이는 결국 다수에게 또 그 후손들에게 선거권을 주지 않는 일이기도 하다.

3. 대량 투옥

흑인 및 라티노의 대량 투옥, 인종적으로 부당한 숫자의 투옥은 석방 뒤 대량 투표권 박탈로 이어진다고, 미셸 알렉산더는 그의 저서 『The New Jim Crow』에서 지적했다. 『Just Mercy』의 저자 브라이언 스티븐슨은 2014년에도 노예제도는 끝나지 않았으며 오히려 더 진화했다고 말했다. "보호 관찰이나 가석방을 포함해 교정시설에 수감된 흑인 성인들의 숫자는 1850년대 남북전쟁이 일어나기 전의 노예 숫자보다 더 많다.“라고 알렉산더는 2011년 소저너스에 기고했다. ”비슷한 비율의 백인과 흑인이 약물을 복용함에도 불구하고, 체포되어 유죄 판결을 받고 투옥되는 흑인 비폭력 마약사범의 비율은 백인보다 훨씬 높다. 불법 약물 복용자나 판매자 다수가 백인임에도, 투옥된 마약사범의 3/4은 흑인과 라티노”였다고 알렉산더는 지적했다.

비폭력 범죄자들이 전과 기록을 가지고 석방되면, 시민들이 누리는 많은 권리를 빼앗기게 된다. 이러한 전술의 아이러니는 그들이 박탈당한 많은 권리들이 유색인이 시민권 운동을 하면서 투쟁했던 권리들이라는 점이다. 그 속에는 투표권도 들어 있다.

4. 유권자 규제

브레넌의 미르나 페레즈 정의 센터는 이를 ‘짐 크로우 법 시절 이후 투표권의 최대 후퇴’라고 명명했다. 2010년 이후 21개 주에서 선거권을 새롭게 규제했다. 2013년 대법원 판결이 투표권법의 주요 조항을 삭제함으로써 유권자 억압을 좀 더 쉽게 만들었다. 이러한 제한은 일명 유권자 사기를 막는다는 미명 하에 실제로는 빈자와 인종적 소수들의 투표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수많은 수사와 연구는 유권자 사기의 대부분이 거짓임을 보여 주었다.) 조기 투표 감축, 포토 ID의 특정 형식을 요구하는 등의 제한을 두어 투표를 막은 사례들이 있다. 고의적으로 투표권을 억압하는 일은 미국에서 새로운 인구 통계가 가져올 변화를 흐려놓는 아주 효율적인 기술이다. 이것은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도덕적 문제이다.

5. 백인 국수주의의 부활

백인 국수주의를 주류로 만들어 정치에 입문하는 ‘강자’를 지지하는 일이다. 이러한 방식은 대규모 추방, 대랑 투옥, 투표 개혁법, 그리고 ‘법과 질서’를 장려하는 기타 정책을 강조한다. 이 역시 인구 통계의 변화를 늦추고 과거로 복귀하려는 노력들이다. 이러한 방식은 암시적이든 노골적이든, 아무리 인종적 인구 통계가 바뀌어도 백인이 권력을 쥐게 될 거라는 약속을 하고 있다.

‘제임스 크로우 씨를 패배시실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한 월리스는 힘들지만 희망적 표지가 보인다고 썼다.

‘크리스천 리더들이 모여서 “편견에 저항하라는 부름을 받았다”는 신학적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정치적 캠페인에서 사용되는 편견을 조장하는 화술이나 전술을 거부하고 저항할 것을 크리스천들에게 요청했다. 선언문에 써 있듯이, 기독교 가치에 어긋나는 메시지에 맞섬으로써, 우리의 종교적 목소리는 도덕적 위기와 혼돈의 와중에서 보다 나은 미국의 가치와 진솔한 믿음에 힘을 실어 줄 수 있다.’

이어서 월리스는 편견에 저항하는 다섯 가지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1. 인종적 게리맨더링은 거부되어야 한다. 신앙과 양심을 가진 사람은 지속적으로 그 일이 벌어지는 주에서, 특히 2020년 센서스까지 선거 구획 변경의 개혁을 지지해야 한다.

2. 이민 개혁 운동가들은 시민권 획득의 길을 열고 서류미비자들에게 희망 없는 입법을 거부하도록 그들이 선출한 의원들과 정치가들에게 압력을 가해야 한다.

3. 인종적으로 부적절한 구속은 중지되어야 한다. 치안 유지 활동이나 투옥보다는 교육과 치료를 좀 더 하도록, 불법 마약 거래와 비폭력적인 마약사범의 최저 형량을 없애야 한다. 그리고 주마다 “사회에 진 빚을 갚을 수 있도록” 출소자들의 투표권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버지니아 주의 테리 맥컬리프 주지사는 이미 시행하고 있다.

4. “마태복음 25장 사람들”의 투표권을 우리가 보호해 주어야 한다. 마태복음 25장에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지극히 작은 자”, 즉 배고프고 목마르고, 헐벗고, 나그네 되고, 아프고, 감옥에 갇힌 사람들을 돌보라고 명하셨다. 새로운 유권자 제약은 이러한 사람들을 겨냥한 것이므로 그들의 노력을 마태복음 25장 유권자 억압 캠페인이라고 부른다. 부당한 유권자 규제법에 주 혹은 연방 차원에서 맞서기 위해 자원 활동가들이 취약한 유권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알고, 투표하고 헌법적인 투표권을 행사할 기회를 가지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 다수 기관들이 선거 보호 핫라인 866-OUR-VOTE를 만들었다. 누구든 전화를 걸어 자신의 권리와 투표소에서 마주칠 문제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월리스는 ‘선거일에 전국에서 각 지역 목회자들이 신도들과 함께 가장 취약한 유권자들의 권리를 지켜 주기 위해 투표소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소망을 피력했다.

짐 크로우 법은 1880년대부터 남부의 여러 주와 도시들에게 흑인들을 억압하고 차별하기 위해 제정된 흑백 분리주의 법을 가리키는 말이다. 당시 미 연방대법원도 짐 크로우 법을 지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1896년 재판에선 기차에서 흑인과 백인 승객의 좌석을 분리하는 것이, 1899년에는 인종별로 학교를 나누어 다니는 것이 합법적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1960년대에 이르러서야 민권운동에 의해 이 법이 폐지되었다.

짐(제임스) 크로우는 뮤지컬 코미디에 등장하는 초라한 시골 흑인의 이름으로, 백인이 흑인 분장을 했으며, 니그로와 함께 흑인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유행하게 되었다. 올해 대선을 앞두고 소셜 미디어에서 인종차별적인 은어들이 유난히 많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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