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으로 당시 예루살렘에선 충격적인 사건이 여러 건 발생했다. 느닷없이 별 하나가 나타나 머나먼 동방에서 살던 박사들을 인도해 베들레헴으로 오게 했던 사건을 비롯하여, 한밤중에 들에서 양을 치던 목자들은 천사에게서 그리스도가 탄생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세상에선 듣도 보도 못했던 천군 천사들의 찬양 소리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유대의 왕이었던 헤롯의 대학살 사건은 성모를 지칭해 “칼이 네 마음을 찌르듯 하리라”(눅 2:22-35)던 시므온의 예언대로 말로 표현이 불가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런 사건들이 당시에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수천 년 전부터 전해져 온 선지자들의 예언의 성취였음에도 불구하고, 헤롯이란 인간은 하나님의 섭리와 경륜을 인위적으로 제지하고 막아보려 했던 유치하고 어리석은 자로 역사에 남았다.

첫째, 헤롯의 위선(Hypocrisy)이다. 동방에서 온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이르러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 계시는가”하고 물었을 때, 헤롯은 마음속에 칼을 품고도 겉으론 “아기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보고 찾거든 내게 고하여 나도 가서 그에게 경배하도록 하라”고 위선을 떨었다. 실제로 그는 그리스도라 하는 왕을 찾으면, ‘경배’가 아니라 ‘살해’할 작정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사건 조차 이사야 선지자가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존경하되 마음은 내게서 멀도다”(사 29:13)라고 예언한 대로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독생자이심을 증거해 주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외식은 주께서 가장 많이 책망하신 일이다. 외식을 일삼았던 당시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 교회 지도자들에 대한 책망이 그러했다. 심지어 주님은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너희는 천국 문을 사람들 앞에서 닫고 너희도 들어가지 않고 들어가려 하는 자도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도다”(마 23:13)라고 했고, 심지어 “너희는 교인 하나를 얻기 위하여 바다와 육지를 두루 다니다가 생기면 너희보다 배나 더 지옥 자식이 되게”(마 23:15) 한다고까지 했다.

둘째, 분노와 질투로 얼룩진 헤롯의 살해 행위였다. 헤롯이 박사들에게 속은 줄 알고 심히 노한 끝에 사람을 보내어 베들레헴과 그 모든 지경에 있는 사내 아이를 박사들에게 자세히 알아본 그때를 기준으로두 살부터 그 아래로 다 죽였다(마 2:16)고 했다. 이 또한 분노와 질투가 부른 악행이었다. 그러나 헤롯은 분노와 질투로 만왕의 왕이신 하나님의 독생자를 죽이려는 자신의 음모의 어리석음을 깨닫지 못했으며, 자신의 악행이 옛 선지자 예레미야의 “라마에서 슬퍼하며 크게 통곡하는 소리가 들리니 라헬이 그 자식을 위하여 애곡하는 것이라”는 예언의 성취임도 알지 못했다.

이처럼 하나님의 독생 성자가 태어난 그날은 흥겹고 화려했던 날이 아니라, 세상에서는 전무후무했던 충격의 날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럼에도 오늘 이 날을 기뻐하고 즐거워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외진 벌판에서 찬 이슬에 젖으며 양떼를 지키던 목자들에게 전해진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 주”(눅 2:11)라는 소식 때문이다. 그래서 이를 전한 천사들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이라고 했다.

오늘 크리스천들이 누려야 할 성탄의 기쁨이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를 위하여 ‘구주가 나신 것’이다. 죄로 말미암아 영원히 죽을 수밖에 없는 우리를 위해 구주가 나신 사실이야말로 세상에서 받을 수 있는 가장 값진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우리의 죄가 주홍 같을지라도 눈과 같이 희어지며, 진홍같이 붉을지라도 양털같이 되도록 하시는 구주가 나셨다.

따라서 우리는 성탄을 맞이해 또 다른 충격을 느껴야 한다. 구주로 말미암아 지옥에서 천국으로 옮겨지는 충격이다. 어두웠던 곳에서 밝은 곳으로 옮겨지는 순간에도 충격을 느끼는데, 캄캄한 지옥에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영원한 천국으로 옮겨지는 일은 표현이 불가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하나님을 향한 천군 천사의 찬양 소리를 듣자!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라는... 그리고 함께 감격의 찬양을 드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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