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페 노숙자 교회에서 온 편지 1

“빈부가 섞여 살거니와 무릇 그들을 지으신 이는 여호와시니라”(잠언 22:2).

내 이름은 다니엘 송이고, 예일 의과대학 2학년 학생이다. 이제 내가 어떻게 아가페 노숙자 교회에 나가게 되었으며, 그곳에서 하나님은 당신 자신에 대해 내게 어떻게 가르쳐 주셨는지를 들려 주고 싶다.

복음서 가운데 가장 비극적인 이야기는 젊은 부자 관원의 이야기다. 그는 하나님과 함께하는 삶을 열망하며 예수님을 찾아온다. “선한 선생님이여, 내가 무엇을 해야 영생을 얻으리이까?” 하고 그는 묻는다. 그러나 재물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고 당신을 따르라고 하자, 부자 관원은 예수님의 말씀을 따를 수 없어 떠나가 버린다. 예수님은 그 길을 단순명료하게 보여 주셨지만, 그는 그 길을 갈 수가 없다. 그는 약속의 문 앞에서 등을 돌리고 만다.

나도 얼마나 자주 바쁜 나날, 바쁜 시간들로 바로 이러한 순간을 채웠는지 모른다. 내가 세운 계획과 스케줄을 내던져야 하기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나 스스로 외면한 적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몇 달 전, 뉴 헤이븐의 거리에서 나를 멈추게 만든 노숙자의 음성이 내 삶 속으로 들어오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단언컨대 하나님은 내게 노숙자를 도우라고 말씀하시지 않았다. 노숙자들 있는 곳에 당신도 계시기에 그저 그들을 만나 가까워지라고 말씀하셨다.

수년 전, 집을 떠나 대학교로 오기 전, 나는 의사가 되기 전에 당신처럼 사람들을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했더랬다. 하나님께서는 이미 지난 시간 동안 몇 번이고 이 기도에 응답하셨지만 내 마음은 당신으로부터 멀어져 있었다. 노숙자를 통한 이 새로운 부르심으로 하나님께서 내 마음의 문을 두드리고 계신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집에서 다녔던 교회인 엘름 시티 빈야드가 아가페 노숙자 교회를 후원하고 있었던 터라 교회에 대해 알아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처음 아가페 교회에 출석한 날, 하나님께서 나를 그곳에 데려가신 이유를 알았다. 첫째, 하나님은 재키를 만나게 해주고 싶어 하셨다. 재키는 예수님에게서 등을 돌린 젊은 부자 관원과 달리, 예수님이 길을 보여 주시자 예수님을 따라나섰다. 지난 14년 동안 노숙자들을 돌보기 위해, 자기자신을 사랑할 줄 모르는 노숙자들에게 우주를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그들을 친자식으로 여기며 사랑하신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그녀는 상상할 수 없는 상심과 고통과 물질적 손실을 겪어야 했다. 둘째, 하나님은 아가페 노숙자 교회의 사람들을 보여 주시고 싶어 했다. 우리는 그들을 노숙자라 부르지만, 하나님은 그들을 당신의 자녀라고 부른다. 그들과 함께 있으면, 나는 나 자신을 예일대 학생이나 미래의 의사가 아니라, 더도 덜도 아닌, 하나님의 자녀로만 볼 수 있었다.

아가페 교회를 어떻게 묘사해야 할까? 한국에서 이곳에 오신 아버지께서 아가페 교회를 방문하고 난 뒤에 하신 말씀이 최고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밤새 미국과 한국의 교회 동향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뒤에, 아가페 노숙자 교회를 방문하신 아버지께서 내 귀에 대고 이렇게 속삭이셨다. “여기가 진짜 교회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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