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의 오답은 틀리다고 말한다. 우리는 틀렸다, 틀리다 식의 단어를 아주 많이, 그리고 자주 쓴다. 나 역시 그런 사람 중의 한 사람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설교에서 들은 것인지, 어느 책에서 읽은 것인지 정확히 기억은 못하지만, "틀렸다", "틀리다" 가 아니라 "다르다"라고 표현하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그 후로 내 입술의 습관을 바꾸었다. 우리는 조금만 우리 생각과 달라도 칼로 금을 긋듯이 "네 생각은 틀렸어" 라고 표현하는 걸 많이 보고 듣는다.

'다르다'는 표현에는 상대의 이야기에 공감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이런 생각과 저런 생각의 차이. 이 말과 저 말의 차이. 이 사람과 저 사람의 차이. 이 일과 저 일의 차이.

인생에는 산수 정답처럼 맞다 틀리다로 판단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다. 우리들 중 누군가가 틀린 것이 아니라 우리는 서로 "다르다." 내 생각과 네 생각이 다르고 내 표현과 네 표현이 다르며, 내 맘과 네 맘이 다르고 ,내 길과 네 길이 다르다라고 성경에도 쓰여 있다. 주님은 우리를 각각 다르게 빚으셨지 틀리게 빚으신 게 아니다. 각각 다른 은사를 주셨지, 틀린 걸 주신 게 아니다.

우리 각자는 모두 주님의 영을 소유한 각각 다른 자들이다. 주님은 우리 모두에게 같은 것을 요구하지 않으시고 각자 다른 모습으로 주 안에서 자유하길 원하신다. 우리가 생각하는 틀림으로 정의를 내리고 살면, 영성이 있어 보이는 어떤 사람처럼 못 살면 틀린 것이고 또 잘못한 것처럼 생각하고 자괴감에 빠질 필요가 없다.

우린 각자 다 다르게 빚으신 귀한 그릇이다. 잘난 사람과 달라도 귀하고, 유식한 사람과 달라도 귀하다. 우린 모두 다르다. 그러나 주님을 바라보는 것에서는 우린 같을 수 있다. 금그릇 은그릇 토기그릇이 용도에 따라 쓰임 받지만 한 집안, 한 주인의 손에서 쓰임 받음을 알아야 한다. 주님을 영접하는 자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하나님의 손에서 쓰임 받는 각자가 되길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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