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야기에서 우리가 감당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

미국의 기독교 월간지 소저너스 최신호에서 월드 릴리프의 교회 동원 디렉터인 매튜 소렌스는 시리아 및 이라크 난민의 미국 입국 허용 거부 논란에 대한 시사 논평을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딸아이와 나무로 만든 아기 예수 탄생 모형을 가지고 성탄 이야기를 하다가, 우리의 놀이 속에 “나쁜 왕”의 피규어는 없다는 사실을 새삼 발견했다. 생각해 보니, 헤롯왕이 등장하는 아기 예수 탄생 모형을 본 적이 없다.

동방박사들이 아기 예수를 경배하고, 황금과 유황과 몰약을 선물로 드리면 예수 탄생 연극의 막은 내리고 우리는 집으로 돌아가 저녁 식사를 한다.

그러나 동방박사들이 돌아간 후 요셉은 꿈에서 헤롯의 잔인한 학살을 피해 이집트로 달아나라는 지시를 받는다.

성가족이 낯선 나라에서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환영을 받았을까? 아니면 이집트인들이 두려워했을까? 이집트인들은 힘없는 가족의 재정착을 도왔을까? 아니면 지역 목수들이 요셉에게 일을 빼앗길까봐 전전긍긍했을까? 예수는 다른 아이들의 친구가 되었을까? 아니면 잠재적인 질병 보균자 취급을 받았을까?

컴패션(Compassion)은 박해의 공포를 피해 달아난 난민의 숫자를 2,130만여 명으로 어림잡고 있다. 폭력에 대한 그들의 두려움과 그들이 우리에게 미칠 영향에 대한 두려움을 비교해 보라. 미국과 여러 나라들이 난민들에 대해 극과 극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라이프웨이 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개신교 목사 10명 중 9명은 성경에 근거해 크리스천으로서 우리는 난민과 외국인을 돌볼 책임이 있다고 말한다. 라이프웨이 리서치의 또 다른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지역교회들 가운데 8%만이 난민들을 돕고 있다. 그러나 회중의 절반 정도는 난민 입국에 대해 익히 알려진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퓨 리서치 센터에 의하면, 백인 복음주의자 다수는 시리아 난민의 미국 입국 허용을 반대한다. 예수를 따르는 사람들이 난민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모순이다.

난민들은 테러리스트들이 아니다. 난민이 미국에 들어오려면 엄청나게 까다로운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걸 대부분의 시민들이 알지 못한다. 일단 재정착 대상이 되어도 전국 반테러리즘 센터 및 FBI와 공조하는 미 국무부와 국토안보부의 신분 조회 과정에 최소한 18개월이 걸린다. 여타 방문객이나 이민자들이 거쳐야 하는 절차와는 비교도 안 되게 까다롭다.

내 직장동료인 두르모모 개리는 예수의 이집트 피난과 유사한 경험을 했다. 개리는 폭력의 위협을 받고 북쪽으로 피난하기 전까지 수단에서 성경 번역자로 일했다. 미국이 시카고 재정착을 허가해 줄 때까지 수년간 그와 그의 가족은 이집트에서 난민 생활을 했다. 미국에 온 뒤 월드 릴리프가 그들을 지원했고 지역교회에서도 환대했다. 개리는 수단 커뮤니티 교회의 목사로 일했고, 무디 신학대학원에서 박사 과정 중에 있으며, 월드 릴리프의 스태프로서 다른 난민들을 돕고 있다.

미국 난민 재정착 프로그램은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그 미래는 정치적으로 불투명하다. 2015년 11월 미 하원은 양당의 지지를 얻어 시리아와 이라크 난민의 재정착을 금지시켰다. 상원이 이 법안을 중단시켰지만, 유사한 법은 언제든 만들어질 수 있다.

월드 릴리프, 처치 월드 서비스, 미국 가톨릭 주교회의, 루터란 이민 및 난민 서비스 등과 동역하는 지역교회들은 난민들을 환대할 준비가 되어 있다. 우리는 국가 정책이 난민을 수용해야만 그 일을 할 수 있다.

이집트 난민으로서 어린 시절을 보낸 예수는 당신을 영접하듯이 다른 사람들을 영접하라고 제자들에게 가르치셨다. 우리가 두려움이나 다른 이유로 그들을 영접하지 못한다면, 예수님을 거절하는 셈이 된다. 우리는 여관에 빈 방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이야기에서 우리가 감당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

저작권자 © 크리스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