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전 미국 스모키마운틴즈 국립공 근처에서 일어난 산불로 국립공원 입구에 있는 개틀린버그 일대가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지금까지 일곱 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실종되었으며, 수백 채의 집과 건물이 사라져버렸습니다.무려 15,000에이커(1,800만 평)에 달하는 면적이 불탔습니다.

스모키마운틴즈 국립공원은 수많은 사람이 즐겨 찾는 미국 동남부에 있는 최대 휴양지 중 하나이며, 저도 35년 전 신혼여행을 다녀온 곳인데, 이번 산불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이번 산불이 지난 일요일 밤부터 일어났다는 사실입니다. 바로 전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미국 최대의 명절인 추수감사절 주말에 스모키마운틴즈 국립공원을 찾았던 관광객 대부분이 빠져나간 시점이어서 인명 피해가 적었습니다.

그 근처에 미국의 유명 컨트리 뮤직 가수 달리 파튼(Dolly Parton)이 소유한 달리우드라는 리조트가 있는데 이곳도 이번 산불로 약간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산불이 진화된 후 달리우드의 직원인 아이작 맥코드라는 청년이 불탄 곳을 청소하다가 벤취 밑에서 발견한 종이 조각이 화제가 되어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성경이 불타고 남은 종이 조각인데, 거기 써있는 내용이 신기하게도 불에 관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불에 타다 남은 페이지는 다름아닌 구약성경의 요엘 1장이었으며, 가장자리는 타서 사라지고 눈에 바로 띄는 부분이 1:15-20이었습니다.

“슬프다 그 날이여 여호와의 날이 가까웠나니 곧 멸망 같이 전능자에게로부터 이르리로다. (...) 여호와여 내가 주께 부르짖으오니 불이 목장의 풀을 살랐고 불꽃이 들의 모든 나무를 살랐음이니이다. 들짐승도 주를 향하여 헐떡거리오니 시내가 다 말랐고 들의 풀이 불에 탔음이니이다.”

맥코드는 이 종이 조각을 발견한 후 직장 동료를 불러 함께 읽고는 흥분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것이 너무 신비롭고 믿기 힘든 일이라고 여겼습니다. 우리는 함께 이 내용을 읽은 다음 서로를 쳐다보며(저는 이 순간을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저는 하얗게 질렸고, 우리는 기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네 시간이나 흐른 지금 이 순간까지도 저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이 흥분된 상태입니다.”라고 맥코드는 말했습니다.

맥코드는 가끔 일요일에 교회를 다녔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자신의 인생에 있어 종교의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기로 했답니다. 맥코드는는 종이 조각 사진과 함께 자신의 이야기를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삽시간에 5만 명에게 퍼져나갔습니다.

이런 일이 호기심을 유발하는 이유는  신비한 느낌이 들어서 혹시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과연 하나님께서 하신 일일까요?  아닙니다. 우연의 일치를 하나님의 역사라고 억지로 갖다붙인 것에 불과합니다.

만약 맥코드가 이번 일을 계기로 예수님을 만나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된다면 물론 하나님께서 이를 사용하신 결과라고 할 수 있지만, 하나님께서 불타다 남은 성경 종이 조각(그것도 불에 관한 내용을)을 일부러 그곳에 두셨다고 한다면 그건 기독교 미신입니다. 요엘 1장에 나오는 불과 스모키마운틴즈 국립공원에 일어난 산불은 아무런 관계가 없기 때문입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한국의 첫 상대였던 아프리카 토고가 우상 섬기는 나라이기 때문에 한국이 이겨야 그리스도의 복음이 전파된다는 믿음으로 간절히 기도했더니 한국이 2 대 1로 역전승을 거두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것도 기독교 미신에 불과합니다. "한국은 하나님을 믿는 나라이고 토고는 우상을 섬기는 나라"라는 말도 되지 않는 생각으로 어처구니 없는 주장을 편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경기에서 승리한 것이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라고 믿는 코미디를 연출한 것입니다.

2012년 미국 프로풋볼 플레이오프에서 예수 잘 믿는 팀 티보우라는 쿼터백이 경기에 승리했을 때 316 야드를 던진 것 때문에 떠들썩했던 적이 있는데 이것 역시 기독교 미신입니다. 팀 티보우가 이전에 대학 팀에서 경기할 때마다 눈 밑에 'John 3:16'라고 쓴 것이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는데, 2012년의 그 경기에서 316야드를 던진 것이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왜 이런 기독교 미신이 판을 칠까요? 하나님의 목적을 모르니까 겉으로 보기에 신비하고 신기한 것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정말 하시고 싶은 일, 창세 전부터 있는 하나님의 생명의 교제가 교회를 통해 확장되는 것이야말로 신비한 경륜인데 이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기독교가 변질됩니다. 그래서 오늘날 기독교 안에 온갖 미신이 깊이 뿌리를 박고 있어도 그리스도인들이 그것을 구별할 능력이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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