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적 치유 및 가족 성장 상담(198)

성경에서는 아가서를 제외하고 구체적으로 부부 관계를 언급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그러나 이번 호에 나누고자 하는 두 여인의 이야기는 성경에 생생하고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특히 아내들에게 강력하게 말씀하시는 것 아닐까요? 두 여인은 자신의 말에 의해 운명이 바뀌는 경험을 합니다. 마치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우리가 죽었으면 좋겠다”며 하나님을 원망하다가 “너희 말이 내 귀에 들린 대로 내가 너희에게 행하리라”(민수기 14:28)는 말씀대로, 하나님의 말씀을 전적으로 신뢰한 여호수아와 갈렙을 제외한 모든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고 광야에서 멸망했던 것과 동일한 사건이 두 여자의 삶에서 일어났습니다. 그 두 여인은 아비가일과 미갈입니다. 아비가일의 언어와 미갈의 언어는 어떻게 다른지, 그들의 언어 생활의 결과가 어떤 운명의 차이를 만들어내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먼저 아비가일의 이야기는 사무엘상 25장에 나옵니다. 이스라엘 왕이 되기 전에 쫓겨 다니고 떠돌아다니던 다윗과 남편 나발의 갈등 소식을 들은 아비가일은 지혜로운 말로 몰살당할 뻔했던 가족과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400명의 군사들을 이끌고 온 격노한 다윗으로부터 구했습니다. 나아가 다윗의 분노를 잠잠케 하고, 다윗으로 하여금 하나님을 찬양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도대체 아비가일의 어떤 자세와 언어가 분노한 다윗을 잠잠케 하고, 감동시키고, 하나님을 찬양하게 했으며, 나발이 병으로 죽은 후 이스라엘의 가장 위대한 왕의 왕비가 되게 했을까요? 그녀의 언어 생활의 비밀을 살펴보겠습니다.

1. 겸손한 자세

아비가일은 400명의 군사를 이끌고 자신의 가문을 몰살시키기 위해 쳐들어온 다윗의 발 앞에 겸손히 엎드려 남편 나발의 악행을 용서해 달라고 간청합니다(사무엘상 25:34). 이 겸손한 간청이 다윗으로 하여금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합니다. 겸손이라는 무기는 이처럼 분노한 마음도 안정시켜 주고, 닫힌 마음의 문을 열어 경청하게 하고, 인정받지 못하고 힘든 인생을 살아온 다윗의 마음을 행복하게 해준,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는 자세입니다. 남편 나발과 아내 아비가일은 대조적인 인격의 소유자였습니다. 성경의 말씀대로 교만했던 나발은 하나님이 치셔서 죽음을 당했고, 겸손했던 아비가일은 존귀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의 마음의 교만은 멸망의 선봉이며 겸손은 존귀의 앞잡이니라”(잠언 18:12).

남자 앞에서 자신을 낮추는 겸손한 자세는 여성 상위 시대를 역행하는 것 같지만, 여성의 아름다움을 더욱 빛나게 하고,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 포인트입니다. 마치 왕을 대하듯이 겸손한 자세로 남편을 대한다면, 남편은 날마다 힘을 얻을 것이며, 남편의 마음을 사로잡은 아내는 남편에게서 사랑과 존귀한 대접을 받을 것입니다.“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마태복음 7:12)는 말씀의 진리는 부부 관계에서 가장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2. 신뢰하고 인정하는 말

아비가일은 다윗에게 겸손한 자세로 용서를 간청한 후에, 신뢰하고 인정하는 말로 용기를 줍니다. “여호와께서 반드시 내 주를 위하여 든든한 집을 세우시리니”(신뢰의 말). “이는 내 주께서 여호와의 싸움을 싸우심이요 내 주의 일생에 내 주에게서 악한 일을 찾을 수 없음이니이다”(인정의 말, 삼상 25:28). 10년 이상 사울 왕에게 쫓기며 죽음의 위기들을 수없이 경험하는 동안, 다윗은 자신감도 잃고 이스라엘 왕이 될 것이라는 하나님의 기름 부으심마저 잊어버릴 정도로, 미래가 보이지 않고 고통스러운 인생의 침체를 경험하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때 아비가일의 신뢰와 인정의 말은 꺼져가는 다윗의 영혼을 소생케 하고, 낙심했던 마음의 상처들을 한방에 치료해 주며, 사막 가운데 오아시스처럼 영혼의 해갈을 가져다 주고, 폭포수 같은 에너지를 경험케 해주고, 하나님이 자신의 심장에 직접 주시는 레마와도 같았습니다.

다윗은 이 여인의 신뢰와 인정의 말을 통해 강력한 힘과 격려를 받았습니다. 아비가일의 말은 천사의 말처럼 다윗의 영혼을 부흥시키고 불붙게 만드는 결정적인 한 방이었습니다. 신뢰와 인정의 말은 이처럼 남자를 살맛나게 만드는 능력 있는 언어입니다. 아내들이 신뢰와 인정의 말을 자신의 언어생활에 장착한다면 이 땅에서 행복하지 않을 남편들은 없을 것입니다. 지혜로운 언어 생활은 사랑받는 여성의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겸손의 그릇에 담긴, 신뢰하고 인정하는 말은 남자들의 영혼에 최고의 진수성찬이 될 것입니다. 존 그레이도 그의 책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에서 남자의 정서적 필요 No.1과 No.2는 바로 신뢰와 인정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성경의 진리와 사회 통계학적 진리가 동일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신뢰와 인정의 언어를 배우고 사용함으로써 자신의 운명이 달라지는 것을 경험하는 이 땅의 아내들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3. 신적 보호와 인도에 대한 확신의 말

마지막으로 아비가일은 신적 보호와 인도에 대한 확신의 말로 다윗의 영혼을 사로잡아 하나님의 영으로 충만하게 만듭니다. 하나님을 찬양치 않을 수 없을 만큼 소망 넘치는 확신의 말을 다윗에게 심어 줍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말씀과 하나님의 영에 사로잡힐 만큼 강력한 영적 충만을 경험하게 됩니다. “사람이 일어나서 내 주를 쫓아 내 주의 생명을 찾을지라도 내 주의 생명은 내 주의 하나님 여호와와 함께 생명싸개 속에 싸였을 것이요 내 주의 원수들의 생명은 물매로 던지듯 여호와께서 그것을 던지시리이다”(신적 보호). “여호와께서 내 주에 대해 하신 말씀대로 모든 선을 내 주에게 행하사 내 주를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세우신 때에”(신적 인도, 삼상 25:29-30).

실로 아비가일은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주권을 철저히 인정하고, 영적 필요를 채워 주는 영적 통찰력과 믿음의 능력을 가진 하나님의 사람이었습니다. 이렇게 지혜로운 하나님의 사람으로 인해 다윗은 영적 충만과 충격을 받게 되었고, 겸손히 하나님을 찬양하며 여인을 칭찬하며 축복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다윗이 아비가일에게 이르되 오늘날 너를 보내어 나를 영접하게 하신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찬송할지로다. 또 네 지혜를 칭찬할지며 또 네게 복이 있을지로다”(삼상 25:32-33). 다윗은 살아오는 동안 선지자 사무엘을 제외하고 이처럼 겸손하고, 하나님의 말씀에 확신을 갖고, 하나님의 영으로 충만한 사람을 본 적이 없었습니다. 다윗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믿음의 여인을 만난 것입니다. 그 남편이 죽은 후 나이도 많고 과부인(?) 아비가일을 자신의 아내(왕비)로 맞이하는 데 다윗은 조금의 주저함도 없었습니다. 아비가일은 지혜로운 언어로 가장 존귀한 왕의 사랑받는 왕비가 되었고, 자신의 운명을 바꾼 여인이 되었습니다.

반면에 다윗 왕의 첫 사랑이었고 사울 왕의 딸로서 다윗의 아내가 되었던 미갈은 왕인 남편을 업신여기고 경멸하는 어리석은 말을 쏟아내어, 왕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일평생 자녀도 없이 외롭게 사는 비운의 여인이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사울의 딸 미갈이 죽는 날까지 자식이 없으니라”(삼하 6:23). 새해 이 땅의 아내들이 아비가일처럼 지혜로운 언어의 능력자가 되어, 남편을 세우며, 다함 없는 사랑을 받으며, 하나님께 쓰임 받는 존귀한 하나님의 사람들이 되길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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