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학협회는 의사 조력 자살을 사회에는 지극히 위험하고 "치료자로서의 의사의 역할과 근본적으로 양립할 수 없는 행위"라고 묘사했다. 그러나 미국인 수백만 명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기독교 설문조사기관인 라이프웨이 리서치가 12월 초에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의 2/3는 의사에게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불치병 환자들의 요구를  도덕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비슷한 숫자의 미국인들은 의사들이 불치병 환자의 죽음을 도와야 한다고 말한다.

조사기관의 상임 디렉터 스캇 맥코넬은 미국인들이 죽는 방법에 대해 좀 더 말하길 원한다면서, 고통스러운 불치병일 경우에 특히 그러하다고 말한다. “만일 느리고도 고통스러운 죽음을 만나게 될 경우에 미국인들은 선택을 원한다”면서, 스캇은 “다수는 생의 마감을 도와달라는 요청이 도덕적 선택이라고 믿는다. 자연적으로 죽을 때까지 고통을 겪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1997년, 오리건 주에서 “존엄사(Death with Dignity)법”이 통과되면서 의사 조력 자살이 최초로 합법화되었다. 오리건 주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까지 991명의 환자들이 법에 따라 의사가 처방해 준 약을 먹고 생을 마감했다.

지난 11월 8일, 콜로라도 주는 주민 투표에 의해 프로포지션 106으로 알려진 존엄사법을 2 대 1로 통과시켰다. 2명의 의사에 의해 6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불치병 환자가 의사에게 요구하여 잠자는 동안 죽는 약을 처방받을 수 있는 법이다. 현재 오리건, 워싱턴, 캘리포니아, 버몬트, 몬태나, 콜로라도 주에서 존엄사법이 시행 중이고, 콜롬비아 특별구는 시장의 서명에 이어 의회의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라이프웨이 리서치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의 67%는 “고통스러운 불치병에 걸려 있을 때,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 위해 의사의 도움을 구하는 것을 도덕적으로 납득할 수 있다”는 언술에 동의했다. 33%만이 동의하지 않았다.

통계적인 차이를 살펴 보면, 18~24세 미국인의 77%, 35~44세 미국인의 63%, 55~64세 미국인의 64%가 동의한다. 백인의 71%, 히스패닉의 64%가 동의한다. 칼리지 교육을 받은 이들의 71%, 대학 졸업자의 73%, 고졸 이하 응답자의 61%가 동의한다.

모든 크리스천의 59%, 가톨릭의 70%, 개신교인의 53%, 무신론자의 84%, 기타 종교인의 70%가 동의한다. 한 달에 한 번 이하 예배에 참석하는 이들의 76%가 동의한다.

복음주의 신앙인의 38%, 흑인의 47%, 최소한 한 달에 한 번 교회 출석하는 이들의 49%가 동의한다.

“전통적인 기독교는 하나님이 삶과 죽음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가르친다”면서 스캇은 “교회에 다니거나 전통적인 신앙을 지닌 이들 중 조력 자살에 동의하는 숫자는 적은 편이지만, 놀랍게도 수용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원들은 의사 조력 자살에 대한 제재의 제거를 다수가 지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미국인의 69%는 의사들이 불치병 환자가 생을 마감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허락해야 한다고 말한다. 31%만이 동의하지 않는다.

북동부 주민의 73%, 가톨릭의 70%, 흑인의 53%, 개신교인의 53%, 고졸 이하의 64%, 최소한 한 달에 한 번 예배를 드리는 이들의 52%도 동의한다. 복음주의 신앙을 가진 이들의 42%만이 동의하지 않는다.

2015년 갤럽 설문조사에서도 미국인의 68%가 의사 조력 자살이 합법화되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2013년에는 53%였으며, 2001년에는 68%였다.

맥코넬은 조력 자살에 대한 논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한 요청들은 ‘한 생명을 취하는 것이 내 손에 달려 있을지라도 신의 역할을 자처해선 안 된다.’는 의사의 가장 신성한 선서를 어기라고 의사에게 요구하는 것이다. 의사에게 치료를 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것은 치료를 경시하게 만드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9월 27일부터 10월 1일까지 무작위로 선정된 1천 명의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전화와 우편으로 설문조사가 실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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