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2월 마지막 주일입니다. 2016년을 시작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새해가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해마다 경험하는 연말연시지만 또 다시 새 출발을 다짐해 봅니다. 그런데 새 출발을 생각할 때마다 늘 머리에 떠 오르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잘 분별하여 찾아내지 않으면 우리의 신앙을 흐트러뜨릴 수 있는 착각들입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를 비롯해 이 글을 읽고 계신 당신, 그리고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것들입니다. 2016년을 마무리하고 2017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그것들을 잘 분별하여 진정한 새 출발을 준비하는 모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첫째, “과거의 내가 현재의 나”라는 착각입니다. 우리는 시간의 흐름 속에 살고 있습니다. 다 기억하진 못하지만 과거의 중요했던 순간들을 기억하고 말합니다. 특히 신앙적인 부분에서 과거에는 금식도 했고, 새벽기도도 매일 했고, 전도도 열심히 했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그렇게 하고 있지 않다면, 현재의 나와 과거의 나는 다른 신앙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히브리서 13장 8절을 통해 우리의 현재 모습에 주목하고 있음을 알려 줍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시니라.” 예수님은 어제(과거), 오늘(현재), 그리고 영원토록(미래) 변함 없는 모습으로 우리를 지켜 보십니다. 이 말은 “예수님은 우리의 현재 모습에 늘 주목하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과거와 미래의 모습에 상관없이 현재 우리의 신앙 상태가 어떤지 늘 깨어 주목해야 합니다. 과거와 미래의 모습이 현재 나의 상태를 정의(定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둘째, “교회에 오랜 기간 다닌 사람이 신앙도 좋다”는 착각입니다. 신앙 생활을 오랜 기간 했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만큼 예수님을 더 많이 알고 신앙 생활에 대한 지혜와 지식도 많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신앙 성숙을 보장해 주지는 않습니다. 아무리 오랜 기간 교회를 다녔어도 영적으로 어린아이일 수 있습니다. 아무리 오랜 기간 교회 생활을 했어도 성경에 대해 무지하고, 예수님에 대한 체험이 전무(全無)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서 사역하시는 동안 마주하신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은 자손대대로 신앙의 가문을 이어가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을 향해 예수님은 이런 무서운 말씀을 하셨습니다: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너희는 천국 문을 사람들 앞에서 닫고 너희도 들어가지 않고 들어가려 하는 자도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도다”(마 23:13). 교회에 오래 다닌 것과 신앙적으로 성숙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셋째, “세상의 변화에 발 맞추어 교회도 함께 변해야 한다”는 착각입니다. 이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잠시라도 세상 뉴스와 상식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뒤처진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우리는 가급적 세상에 뒤처진 삶을 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세상이 변하고 모든 것이 다 바뀌어도 절대로 변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하나님의 절대적인 계시의 말씀인 성경”입니다. 다시 말하면, 성경을 믿고 성경대로 살아야 하는 우리의 신앙 자세는 어떤 경우에도 변하지 않아야 합니다. 부름받은 성도들의 모임인 교회 역시 세상의 변화에 주의하고 주목해야 하지만, 교회가 추구해야 하는 본질의 문제는 절대로 양보하지 않아야 합니다. 오직 성경이 제시하는 길과 방향 위에 서 있어야 합니다.

넷째, “안식은 모든 것을 쉬는 것”이라는 착각입니다. 어느 교회에 열심히 사역하시던 장로님이 안식년을 맞아 1년 동안 사역을 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분은 사역만 쉰 것이 아니라, 새벽예배, 주중 성경공부, 어떤 경우에는 주일예배까지 빠지곤 했습니다. 의아해 하던 어느 성도님이 그 장로님께 연락을 해보니 “안식년이라서 쉬고 있는 것”이라는 답을 해왔습니다. 안식은 말 그대로 쉬는 것입니다. 그런데 성경이 가리키는 안식은 일(work)을 쉬는 것이지, 예배와 기도, 말씀 생활을 쉬는 것을 뜻하지 않습니다. 예배와 기도, 말씀 생활은 일(work)이 아니기 때문입니니다. 오히려 안식하는 기간 동안, 더 열심히 기도하고, 예배와 말씀공부에 부지런히 참석하는 것이 바른 안식을 하는 것입니다. 일(work) 역시, 모든 부분을 다 내려놓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필요로 하는 경우가 있다면, 계속해서 섬길 수 있는 것이 성경적인 안식의 모습입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위의 네 가지 착각 중에 어느 한 곳에라도 빠져 있지 않은지요? 만약 그렇다면 2016년이라는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면서 그 착각에서 벗어나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새 출발을 다짐해 보지 않으시겠습니까? “망령되고 허탄한 신화를 버리고 경건에 이르도록 네 자신을 연단하라”(딤 전4:7). “그는 돋는 해의 아침 빛 같고 구름 없는 아침 같고 비 내린 후의 광선으로 땅에서 움이 돋는 새 풀 같으니라”(삼하 23:4).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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