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규의 성경적 한의학

어릴 때부터‘열심히’라는 말을 참 많이 들었다. 그 말 뒤에는 언제나 ‘공부’가 따라붙곤 했다.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열심히 공부하라”는 말을 들으면서 자란 탓인지 무조건 열심히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오래 살고 보니 너무 열심히 하다가 생기는 병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운동도 과하면 몸에 나쁘다. 20~25세에 운동을 하면 뼈 밀도가 높아지지만, 30세 이후에는 아무리 운동을 해도 뼈 밀도가 높아지지 않는다. 과도한 운동으로 오히려 디스크가 생기거나 인대가 늘어지는 등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공부만 열심히 한다고 해서 인생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열심’이라는 단어에 미혹되면 강박증이 생긴다. 강박증은 하지 않으면 못 견디는 증상이다. 어떤 생각, 어떤 말이 머리에서 사라지질 않는 게 강박적 사고라면, 그 생각에서 해방되고 싶어서 하는 행동은 강박적 행동이다.

기독교인에게 성경 읽기와 기도는 필수이다. 하지만 성경과 기도에 매여, 하루에 두 시간 기도, 열 장 성경 읽기를 하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진노할 것이라고 두려워한다면 이것은 병이다. 하지만 강박증이 되어 버린 신앙 생활이 틀렸다는 말을 교회 안에서는 감히 하기가 어렵다.

건강은 사회적, 정신적, 육체적으로 온전한 상태라고 WHO는 정의한다. 한의학에서는 허하지도 실하지도 않은 상태를 건강하다고 한다. 한의학적으로‘허(虛)’는 원기 부족을 말하고, ‘실(實)’은 사기 (邪氣) 가 가득하다는 말이다. 허(虛)를 치료하는 약을 보약이라 하고, 실(實)을 치료하는 약을 사약(賜藥)이라고 한다. 질병을 약화시켜 건강의 균형을 잡아 주는 것이다.

기독교인들은 WHO의 정의에 영적인 조화를 추가해야 한다. 영적 건강은 영적 조화를 일컫는다. 한의학에서는 음과 양이 조화를 이루어야 건강하다고 한다. 신실한 크리스천들 중에서 과잉 열심, 과잉 충성 때문에 몸과 마음이 피폐해지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강박증은 정신 질환이다. 겉으로는 멀쩡하며, 심지어 외형적으로 탁월하게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대부분의 크리스천들은 직장, 가정, 교회밖에 모른다. 이들에게 강박증이 있는 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자신의 삶에 감사하고, 타인에 대해 관용하는 크리스천이 건강한 사람이다. 하나님과 동행하여 감사가 충만한 크리스천에게는 강박증이 없다.

세상에는 남자와 여자, 환자가 있다. 일단 환자가 되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쉬어야 한다. 강박증 환자는 쉬어야 한다. 로뎀 나무 아래 지쳐 쓰러진 엘리야에게 하나님은 먹을 물과 떡을 주시며 쉬게 해주셨다.

부지런히, 열심히, 최선을 다해, 죽을 때까지 공부나 일, 신앙 생활에 매진하다보면, 어느결에우리는 강퍅해지고 까탈스러워지고 메말라지고 만다. 하나님의 성전이 된 우리는 과하면 안 된다. 과한 것은 부족한 것만 못하다. 하나님의 성전을 지혜롭게 지켜나가길 바란다. 열심과 쉼의 조화를 이루자.

* 김양규님은 경희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김양규 한의원에서 환자들을 돌보며, GoodTV에서 ‘성경적 한의학’을 강의하고 있다. 또한 『성경으로 보는 재미있는 한의학』『라디오 닥터, 성경적 한의학편』『몸도 마음도 독수리같이 새롭게』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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