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도 내가 사는 은퇴마을 한인들과 둘러앉아 담소를 했다. 서로 이름 교환이 끝나면서 은퇴 전에 무엇을 했느냐는 질문이 오고갔다. 그래서 은퇴 목사라고 했다. “아이고, 우리 마을에도 한인목사가 한 30명 된다던데요.” 그래서 교회마다 밥그릇 싸움질이 그토록 심한 것 아니냐는 핀잔이었다. “아닙니다. 교회는 지금 목사 지망생이 모자라서 야단들입니다. 미국이나 한국의 신학대학교들도 입학 지원자가 줄어서 큰일 났습니다. 앞으로는 목사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랬더니 그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정말이냐고 따져 묻는 이도 있었다.

“앞으로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는 목사 기근입니다. 신학대학교 지망생들이 현저히 줄고 있어요. 게다가 좋은 대학교 출신들은 거의 없습니다.” 얼마 전 한국의 이름 있는 신학대학 총장으로부터 들은 말이다. 말하자면 교회들이 자격 있는 목사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그렇게 되면 사실 교회는 큰일 중의 큰일이다. 성경은 목자가 없으면 양떼들이 흩어진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민 27:16-17; 겔 34:5; 슥 13:7). 이 사실을 예수님도 확인해 주셨다(마 26:31). 

목회자를 육성하는 신학대학교 지망생들이 그토록 줄어든다는 것은 교회와 신자들이 대폭으로 줄어드는 일이 멀지 않았다는 경고신호이다. 한국정부가 최근에 발표한 종교인 통계에 따르면, 한국 국민의 30% 가량이 기독교 신자라고 한다. 개신교회는 종교들 가운데 967만 6천 명으로 불교 신도수를 훨씬 앞섰고 한국에서 신자수가 제일 많은 종교단체가 되었단다. 매우 고무적이고 기쁜 일이다.

그러나 모처럼 성장해 가는 교회의 앞날이 짙게 흐린 것은 목회자의 부족 때문이다. 목회 지망생들은 성삼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신학대학교에 입학한다. 그러나 목회가 무척 힘든 직종이기 때문에, 소명을 받고도 목사 지망생의 길로 선뜻 들어서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 가정을 책임져야 하고 자녀들을 교육시켜야 하는 등의 무거운 짐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신부나 불승의 경우가 더 심하다. 
 
그런데 유독 정치 지망생들이 많은 것은 무슨 이유일까? 언론과 국민들이 그토록 비판을 퍼부어도 정치 지망생들은 머리가 터지도록 야단법석들이다. 왜 그럴까. 목사는 ‘섬기는 지도자’(serving leader)이기 때문에 3D(어렵고, 더럽고, 위험한) 업종에 해당된다. 반면에 정치인들은 ‘지배하는 지도자’(ruling leader)이기 때문에 권력, 금력, 명예욕을 손쉽게 확보한다. 
 
아무튼 기본자격을 잘 갖춘 목회자들을 어떻게 하면 확보할 수 있을까? 자비량 목회자를 많이 육성하면 어떨까. 천막 기술자였던 사도 바울이 모범사례 아닌가(행18:3). 그리고 은퇴 연령이 없는 종신제 목회도 부활시켜야 하지 않을까. 원래 제사장은 그랬다. 게다가 여성 목회자를 적극 육성하는 것도 좋은 대안 아닐까.
(대표 저서:『목회자의 최고 표준 예수 그리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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