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박사학위 과정을 밟던 유학생 때 일이었다. 여름학기에 ‘현대기독교 교육의 동향’이라는 과목을 수강했다. 집중강의여서 신경을 많이 써야 했다. 은퇴하고 몇 해 지난 노인 교수가 담당했다. 유머도 별로 없었다. 그런데 마지막 시간이 되었을 때 할머니 한 분이 참석했다.

“제 아내입니다. 제가 기독교 교육의 이론은 조금 더 알지만 그 실제의 경험은 제 아내가 훨씬 더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 마지막 시간에 저 대신 수업을 맡도록 했습니다.” 그렇게 소개를 했다. 40년 넘게 버지니아에서 유치원 원장을 지내다가 은퇴한 분이었다. 환영 박수를 받은 후에 그는 입을 열었다. “저는 교육을 많이 받지는 못했습니다. 박사 과정 공부하는 여러분에게 유익한 이론을 강의할 자격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그냥 제가 해온 유치원 교육을 통해 얻은 간증들을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그 유치원은 미국에서 꽤 이름 있는 어린이 교육기관이라고 했다. 유치원 동창회도 구성되어 활발하게 활동한다고 했다. 그리고 동문들 가운데는 미국에서 꽤나 이름 있는 명사들도 여럿이라고 했다.

“저는 유치원 원장의 최고 표준은 바로 예수님이라고 확신했어요. 제자들은 어린이들이 예수님에게 오는 것을 방해했지요. 청년 제자들 가르치기도 바쁘셨고 또 수많은 사람들의 질병도 고치셔야 했는데 어느 여가에 어린이들까지 챙기시겠느냐고 생각했을 거예요.”

그러나 예수님의 생각은 전혀 다르셨다. 제자들을 꾸중하시면서, “어린아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용납하고 금하지 말라.”고 확고히 말씀하셨다. 하늘나라는 이런 어린아이들이 제일 먼저 들어갈 자격이 있다고도 밝히셨다. 그리고 어린아이들을 꼭 껴안으시고, 머리 위에 손을 얹어 안수하시고, 또 축복하셨다.

더 엄중한 말씀도 하셨다. 만약 이런 어린이 하나를 범죄의 길로 들어서게 하는 자는 연자 맷돌을 목에 걸고 깊은 바다에 빠져 죽는 것이 낫다고까지 하셨다. 유대땅 남쪽에 있는 사해바다는 염분 함유량이 많아서 그냥 들어가면 빠져 죽지 않는다. 그래서 큰 돌을 목에 걸고 들어가야 빠져 죽게 되어 있다. 참 무시무시한 협박처럼 들린다.

“제가 한 것은 바로 예수님이시라면 어떤 유치원 원장이 되셨을까를 생각하고 좀 흉내를 낸 것뿐이지요. 부모들이 어린이를 데리고 오면 아이들이 부모와 떨어지기 싫어서 울거든요. 그러면 맛  있는 과자를 손에 꼭 쥐어 주고요, 그 애들을 따뜻하게 안아 줍니다. 머리도 쓰다듬어 주고, 눈물도 손수건으로 닦아 주지요. 또 같이 기도도 합니다. 손바닥에다가 영어 단어도 써주면서 같이 공부하고요.”

4월은 부활절이 있는 달이다. 다시 살아나신 예수님을 어디에서 만나 뵐 수 있을까. 바로 이 유치원 원장님 마음속에 계시지 않을까. 그리고 천진난만한 어린이들의 조그만 심장에도 계신다. 참된 교육은 예수님을 심장에 모실 때에 시작되고, 평생토록 예수님을 닮아가겠다고 땀 흘리는 데서 완성된다.
(대표저서:『목회자의 최고 표준 예수 그리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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