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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을 지키는 사람은...
곽성환 목사  |  PMI 대표, 얼바인 온누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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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18  06:3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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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여기저기 잘 가꾸어진 공원이 많습니다. 대부분의 공원 잔디는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은 녹색이 주는 편안함을 느끼며 즐거운 시간을 갖습니다. 어느날 관리인이 팻말을 꽂아 놓았습니다. 그 팻말에는 “잔디밭에 들어가지 마시오”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원래 그 자리에는 그런 팻말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어린 아이들이 뛰어다니고 땅을 파는 사람들도 생기자, 관리사무소에선 사람들이 들어가서 눕고 쉴 수 있는 곳과 들어갈 수 없는 곳을 구별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어떤 현상이 일어났을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점잖고 깨끗하게 놀았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그 팻말을 보자 마음이 불편해졌습니다. 하지 말라는 것은 더 해보고 싶은 청개구리 심리가 발동했을까요? 불특정 다수를 향한 표지판이었지만, 그는 그 경고(안내문)를 자신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간섭으로 느꼈나 봅니다. 결국 그는 들어가지 말라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팻말도 발로 툭 찼습니다.

또 다른 사람은 지금 있는 곳보다 저쪽의 잔디 상태가 좋다고 느꼈습니다. 기왕이면 조금 더 푸르고 사람들의 발걸음이 덜 미친 잔디밭에 들어가 눕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팻말을 보고 마음을 돌이켰습니다. 공공 시설이고 규칙이니까 지키고 보호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참았습니다. 그때 중년의 한 아주머니가 자신이 바라보고만 있던 잔디밭으로 걸어가는 거였습니다. 처음 그곳에 온 아주머니는 팻말을 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순간 그는 화가 났습니다. 알 만한 사람이 공중도덕과 규칙을 어기고 잔디를 짓밟은 것에 대해 화가 난 것입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법을 지킨 자기가 갑자기 바보같이 느껴져 화가 난 것입니다. 그는 손가락질을 하면서 그 사람을 비난했습니다. 신고 전화까지 할 뻔했습니다. 더 어이없는 일은 그 중년 아주머니를 그 다음 주일, 교회에서 새 가족으로 만났다는 것입니다. 그 사람에 대한 첫인상은 나쁠 수밖에 없었고, 그는 한동안 그 아주머니에게 공중도덕도 안 지키는 사람이라는 꼬리표를 붙이고 대했습니다.

이 두 사람의 태도와 행동에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로마서는 죄가 율법으로 인하여 기회를 타서 우리에게 탐심을 일으켰다고 말합니다(7:13). 법 그 자체는 문제가 없는데 그 법을 대하는 우리의 마음을 가지고 죄가 장난을 쳐서 우리를 넘어뜨린다는 것입니다. 장난의 도구는 무엇일까요? 탐심, 즉 자기 주장의 마음입니다.

죄는 첫 번째 사람에게‘원하는 것은 뭐든지 할 수 있어. 아무도 네게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어. 네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봐’라고 속삭였습니다. 두 번째 사람에겐 ‘네가 그렇게 힘들게 법을 지켰는데 다른 사람은 지키지 않으니 억울하지? 법을 지킨 상을 받지는 못할지언정 너 혼자 손해볼 수는 없잖아. 너 정도의 수준이 못 되는 사람에겐 함께 어울릴 자격이 없다는 것을 알려 주어야 해.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고!’라고 속삭였습니다.

두 사람은 이 속삭임에 마음을 빼앗겼고, 결국 자기를 과시하고 자기를 인정하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그래서 한 사람은 보란 듯이 법을 어겼고, 다른 사람은 법을 어긴 사람을 정죄하면서 법을 지킨 자신을 드러내고자 한 것입니다. 예화로 꾸며낸 이야기지만 이와 같은 패턴의 마음과 행동을 우리는 얼마나 많이 하고 있는지요. 정치, 사회, 문화, 종교의 모든 면에서 말입니다.

성경은 갈라디아서와 로마서를 통해 이런 생각들이 바로 율법주의이고 율법의 저주라고 가르칩니다. 우리가 폐해야 할 것은 율법이 아니라 죄입니다. 교만하고 판단하는 마음이 아니라 겸손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품어야 합니다. 그것은 자기 주장의 마음이 아니라 은혜를 아는 마음에서 나옵니다. 정보의 활발한 교류와 지식 훈련의 증가로 아는 것은 많아졌으나 교만도 커졌습니다. 법에 도전하지 마십시오. 그렇다고 당신이 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법을 잘 지켰다고 해서 잘난 척하거나 법을 지키지 못한 사람을 정죄하며 자신을 차별화하지 마십시오. (율)법, 도덕, 계명, 규칙, 질서를 지키는 것은 공동체를 사랑하고 공동체를 누려야 할 우리가 가진 자유이며 사랑으로 완성해야 할 목표일 뿐입니다. 뉴스든 복음이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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