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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떡을 찰떡같이...
곽성환 목사  |  PMI 대표, 얼바인 온누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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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16  07: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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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활동은 요즈음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습니다. 다들 한두 개 정도의 커뮤니케이션 앱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가장 많은 가입자수를 자랑하는 한 네트워크 서비스는 가끔 가입자의 몇년 전 사진을 다시 보게 해주어 추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리고 지인의 생일 하루 전에 알림 메시지를 보내 인간관계를 보다 원만하게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얼마 전 한동안 잊고 있었던 한 형제의 생일이 내일이라는 메시지가 올라왔습니다. 시카고에서 함께 신앙 생활을 하던 형제였는데, 둘 다 타주로 이사하여 한동안 연락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인사할 빌미를 만들어 주었으니 고마웠습니다. 마침 그 형제가 동부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몇 주 전 샌프란시스코로 이직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축복하는 마음으로 생일 인사를 보냈습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새로운 곳에서의 새 출발을 축하합니다. 주님의 은혜로 모든 것이 잘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는 문자를 보내고 전화기가 진동할 때마다 바라보았습니다.

내 메시지에 다른 사람이 어떻게 반응할까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저도 마찬가지인가봅니다. 전화기를 훔쳐보며 내 메시지를 읽었는지, 어떤 답장이 왔는지 확인하다가 그만 얼굴이 확 달아올랐습니다. 분명 제대로 쓴 것 같은데 내가 보낸 문자에는 “새로운 곳에서의 개출발을 축하합니다” 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엄지로 문자를 누르다 보면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오타였지만, 새  출발과 생일을 축하하는 메시지였기에 그런 실수는 하지 말아야 했습니다. ‘아차! 전송 버튼을 누르기 전에 확인해야 했는데.’이런 생각을 하며 어쩌나 하던 차에 형제의 답글이 올라왔습니다. 씁쓸해 하는 형제의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그런데 형제는 “목사님, 감사합니다. 새로운 곳에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환하게 웃는 이모티콘을 덧붙여서 말입니다. 형제는 내 실수에 개의치 않는 듯 보였고, 축하 인사를 먼저 보내 준 것에 대해 고마워하고 있었습니다. 단순한 실수지만 사람 심리란 게 알면서도 기분 나쁠 수 있지 않습니까?

찬양 가사를 화면으로 띄워 주는 요즈음 의외의 오타가 예배 분위기와 가사의 의미를 흐려 놓는 경우들이 더러 있습니다. 그러면 교인들이 뒤를 돌아보며 눈총을 날리고 그런 일이 몇번 반복되면 담당자가 교체되기까지 합니다. 예식이다보니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형제는 전혀 내색하지 않고 큰 웃음으로 반응해 주었습니다. 내 표현보다 먼저 내 마음을 읽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신뢰가 있었고 사랑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엉망으로 말해도 제대로 알아듣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찰떡같이 말해도 개떡같이 알아듣는 사람이 있습니다. 집중하지 않고 공감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무엇보다 듣기 위해 듣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음을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경에 의하면, 인간과 하나님, 그리고 인간들 사이의 소통과 상호 이해를 도와 주시는 분이 바로 성령님이십니다. 사도신경에서 성령은 믿음의 대상이며, 바울의 축도에 의하면 성령은 교통케 하시는 분입니다. 오순절 다락방에 임한 성령은 갈릴리 출신들의 언어를 각 나라에서 온 사람들의 현지어로 표현하게 함으로써 예수의 죽음과 부활의 의미를 모든 사람이 알게 하지 않았습니까? 성령님은 나누어진 것을 하나되게 하시고, 생각을 서로 이해하도록 도와 주시는 분입니다.

지난 몇 년 간 한국 사회에서는 소통이란 단어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락내리락했습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으니 조금은 달라질까요?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정치 사회뿐이 아닙니다. 기독교계에서도 소통의 부재와 왜곡으로 인해 갈등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정확하게 표현하기 때문이고 자기 식으로 해석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특별히 소통이 잘 이루어지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정직하고 정확하게 표현할 줄 알아야 하지만, 그 의도와 마음을 헤아리는 속깊음이 더 필요합니다. 선거 운동을 할 때와 같은 말꼬리 잡기, 먼지 털어내기, 침소봉대하기, 없는 말 지어내기, 가짜 증인 만들기 등은 따라하지 않길 원합니다. 교통케 하시는 성령님, 우리 가운데 충만히 임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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